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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축소 vs 대출제한" 희비 엇갈리는 청약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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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축소 vs 대출제한" 희비 엇갈리는 청약시장
  • 김윤미기자
  • 승인 2016.08.28 09: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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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건설이 지난 5월 인천 영종하늘도시에서 분양한 스카이시티자이 아파트는 지난 25일 정부의 가계부채대책이 발표된 후 주말 모델하우스 내방객과 신규 계약이 크게 증가했다.

평소 하루 20팀 안팎이던 내방객수가 지난 26일 금요일 하루동안만 50여팀으로 늘어 계약 상담을 진행한 것이다.

평소 일주일간 20여건이던 계약건수도 대책 발표 영향으로 2배 수준인 40여건으로 급증했다.

GS건설 관계자는 "정부가 공공택지 공급을 줄인다고 하니 공공택지 내 아파트의 희소성이 오를 것을 기대해선지 계약을 망설이던 사람들이 움직이는 것 같다"며 "좋은 동호수를 선점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정부의 가계부채대책이 공급축소와 중도금 대출 보증 규제 확대로 이어지면서 청약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앞으로 눈에 띄게 공급축소가 예상되는 수도권 공공택지에서는 기존 분양 아파트의 몸값이 상종가를 기록 중이다. 미분양이 팔리고 분양권 매수 문의가 늘어나는가 하면 청약 모델하우스에는 실수요 방문객들로 북적거렸다.

이에 비해 다른 분양권을 1건 이상 보유한 갈아타기 또는 투자 수요는 앞으로 중도금 대출이 나오지 않을까봐 전전긍긍하는 등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 "공공택지 몸값 오른다" 미분양 계약↑, 견본주택도 북적…한쪽에선 "대출되나요" 한숨
이번 대책으로 분양시장에서 가장 빨리 반응이 나타나는 것은 미분양 아파트들이다. 특히 수도권 공공택지 내 미분양들이 반사이익을 톡톡히 보고 있다.

지난 6월에 분양했으나 중대형을 중심으로 미분양이 남아 있던 시흥 은계 '우미 린' 아파트는 대책 발표 이후 전화 문의가 하루 20통에서 30여통으로 증가했다.

계약 건수도 평소에는 매주 3∼5건 정도가 팔리는데 그쳤으나 대책 발표 후에는 금요일까지 7건이 거래됐다.

우미건설 관계자는 "중소형은 완판이지만 중대형은 미분양 소진이 더뎠는데 대책 발표 후 수요자들의 문의와 계약이 확실히 늘었다"며 "앞으로 공공택지에 대한 희소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26일 문을 연 신규 모델하우스도 방문객들로 북적거렸다.

서울 종로구 운니동에 마련된 '래미안 장위' 모델하우스를 방문한 30대 후반의 한 남성은 "공급과잉 우려가 있긴 하지만 서울은 아직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어서 (공급이 줄면) 오히려 집값이 오르는 게 아닌가 조바심이 들었다"며 "서둘러 내 집을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에 견본주택에 나왔다"고 말했다.

40대의 한 주부도 "청약에 별 관심이 없었는데 공급을 줄인다고 하니 집값이 오를 것 같은 기대감이 드는 게 사실"이라며 "앞으로 하반기에 나올 분양물량을 꼼꼼히 따져본 뒤 청약하려고 들렀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앞서 신규 공급이 많았고 당분간 분양이 이어질 화성 동탄2, 세종시 등에서는 예비청약자들이 발길이 이어진 가운데 중도금 대출 가능여부를 궁금해하는 문의가 많았다고 한다.

26일 '동탄2 호반베르디움 6차' 모델하우스를 공개한 호반건설 관계자는 "주택 공급축소 정책으로 기대감을 갖는 사람보다는 중도금 대출 금리나 건수 등의 바뀐 규제에 대해 걱정하는 수요자들의 문의가 많았다"며 "다른 분양권을 보유한 경우 중도금 대출을 못 받고, 개인이 따로 대출을 받으면 금리도 높아지는 게 아닌가 우려했다"고 말했다.

세종시 신영 세종 지웰 푸르지오 모델하우스에서도 비슷한 반응이 나왔다.

신영 관계자는 "앞으로 세종시는 공급이 계속될 지역이어서 그런지 공급축소 정책에는 무관심하고 대출이 안될까봐 묻는 사람이 종종 눈에 띄었다"며 "청약 성공은 문제없지만 이미 세종 일대 분양권을 한두 개씩 보유한 일부 투자수요나 갈아타기 수요는 고민이 되는 눈치였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앞으로 청약시장의 양극화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중도금 대출 건수가 2건으로 제한되고 소득자료 증빙 서류도 제출해야 하는 등 제약이 늘면서 묻지마 청약은 줄어들 것"이라며 "청약 인기 지역은 실수요나 갈아타기 수요가 몰리면서 경쟁률이 치솟고, 나머지 지역은 미분양이 속출하는 등 쏠림현상이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 강남 재건축 강세 지속…수도권 일부 "공급과잉 우려속 큰 영향 있겠나" 관망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는 대책 발표 이후에도 강세가 지속되는 모습이다.

최근 재건축 기본계획 주민공람을 앞두고 가격이 급등한 강남구 압구정 현대아파트를 비롯해 개포 주공, 강동구 둔촌 주공,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 등 대표적인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이 역대 최고가 수준을 넘었거나 육박하는 수준이다.

다만 이번 가계부채대책의 공급축소 효과라기보다는 자체 개발 재료로 인한 가격 상승이라는 분석이 많다.

개포지구 최대 단지인 개포 주공1단지는 주공3단지 '디에이치 아너힐스'의 분양가가 깎이긴 했지만 3.3㎡당 4천만원이 넘는 가격에도 청약에 성공하면서 이달 들어 1천만∼3천만원 상승한 가격에 호가가 유지되고 있다.

개포동 남도공인 이창훈 대표는 "자체 개발호재로 가격이 이미 많이 오른 곳이라 이번 대책 발표 후 특별히 문의가 더 늘었거나 호가가 뛰거나 하는 분위기는 없다"며 "꾸준히 강보합세가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잠실동 잠실박사 박준 대표는 "현재 13억7천만원이 시세인 112㎡가 지난 26일 5∼6월 가격 수준인 14억원에 팔리긴 했는데, 이는 대책 발표 영향이라기보다는 수리가 워낙 잘돼 있는 깨끗한 집이었기에 가능했던 금액"이라며 "(대책 발표후) 매도·매수자 모두 큰 변동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강동구 둔촌동 둔촌 주공은 관리처분이 임박하면서 지난달 말부터 가격 상승세가 가팔랐다.

둔촌동 SK선경공인 박노장 대표는 "개포지구 고분양가, 관리처분 등의 자체 재료로 이달 들어 매매가격이 2천만∼3천만원가량 올랐고 거래도 지난달 40여개, 이달 30여개 등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며 "가계부채대책에 앞서 자체 개발 기대감으로 인해 강세가 지속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에 비해 일반아파트와 비강남권은 대체로 조용한 편이었다.

노원구 상계동의 P공인 대표는 "정부 대책 발표 후 당장 이렇다 할 변화는 없다"며 "다만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조금씩 매수 문의가 늘고 가격도 오를 것으로 기대하던 참이어서 정부 대책이 긍정적인 영향을 줄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내년 이후 공급과잉 우려가 여전하다며 관망하는 모습도 있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식사동 I공인 대표는 "작년부터 이미 주택시장에 공급과잉이라고 난리였는데 공공택지 공급 조금 줄인다고 당장 영향이 있을지 의문"이라며 "매수·매도자 모두 차분한 분위기"라고 말했다.

분당의 H공인 대표도 "내년 이후 지방은 물론 수도권도 입주물량이 늘어나는데 기대심리로 잠시 호가가 반짝할 순 있어도 가격이 폭등하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것 같다"며 "일단 관망하다가 다른 지역의 시장상황을 보며 움직일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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