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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안 오리벨트 강타'AI내륙 확산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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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안 오리벨트 강타'AI내륙 확산 초비상
  • 충북취재본부/ 양철기기자
  • 승인 2016.11.21 0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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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금류 사육농가가 밀집된 충북 음성군 맹동면 용촌리에 날벼락이 떨어졌다. 지난 17일 오후 한 농가가 사육하는 오리가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 확진 판정을 받아서다.
 이 농가를 중심으로 반경 500m 이내 11개 농장의 가금류도 모두 살처분됐다. 이 마을로 통하는 입구에는 ‘출입을 금지한다’는 안내문이 내걸렸다.
 고병원성 AI 감염이 확진된 전남 해남군 산이면 산란계 농장 주변도 사정은 비슷하다. 방역 차량이 축사는 물론 주변 하천을 돌며 쉴새 없이 소독약을 내뿜고 있다.
 중국 등지에서 인명 피해까지 초래했던 H5N6형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서해안을 따라 중부 내륙까지 퍼지면서 축산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AI가 확진된 전남과 충북의 두 농가 외에도 충남 천안시 봉강천 일원과 전북 익산시 만경강 수변에서 채취한 분변 등 야생조류 시료에서 AI 바이러스가 검출됐기 때문이다.
 경남·북과 강원 지역에서는 AI 의심 신고가 접수되지 않았다. AI가 모두 서해안 라인에서 발생한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도 이런 점을 고려해 서울, 경기, 인천, 대전, 광주, 세종, 충남북, 전남북에 대해 19일 0시부터 20일 낮 12시까지 36시간의 ‘일시 이동중지 명령’을 내렸다.
 AI가 지리적으로 서쪽 지역에 몰리는 이유로는 철새 도래지가 서해안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 꼽힌다.
 전남에는 영산강과 고천암호, 영암호, 순천만, 해남 간척지 등 철새 도래지가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전북의 만경강과 동림저수지, 금강 하굿둑도 다양한 철새가 월동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곳뿐만이 아니다. 서해안을 따라 북쪽으로 올라가면서 충남 천수만과 삽교호, 금강 하구, 충북 미호천과 보강천에도 많은 철새가 몰려든다.
 이들 지역은 농경지가 넓고 추수 후 떨어진 나락이 많아 철새가 선호하는 월동지이기도 하다.
 서해안뿐만 아니라 부산 낙동강 하류와 경남의 주남저수지 등에도 철새가 많이 몰린다. 경남·북에서도 AI가 발생해 가금류 사육농가가 곤욕을 치른 적이 있다.
 그러나 그 피해는 동쪽 지역보다 전남 영암·나주, 전북 고창·부안, 충남 천안, 충북 진천·음성, 경기 이천·안성을 잇는 서쪽 지역에서 유달리 크다.
 오리를 사육하는 농가의 90% 이상이 이들 지역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이들 지역을 일컬어 ‘서해안 오리 벨트’라는 용어까지 생겼을 정도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국내에서 사육되는 오리는 876만9천여 마리다. 지역별로 구분하면 전남북이 72.1%, 충남북이 17.4%, 경기 3.5%이다. 경남북은 6.7%, 제주는 0.3%, 강원은 0.02%에 불과하다.
 닭 사육농가 역시 전남북과 충남, 경기에 70%가량 몰려 있다.
 철새의 이동 코스인 서해안 벨트 남쪽에서 터진 AI가 순식간에 서울 턱밑까지 도달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축산당국 관계자는 “서해안 벨트 곳곳에 철새 도래지가 있고 오리를 키우는 농가도 많아 AI 역시 이 벨트를 중심으로 많이 집중된다”며 “방역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개별 농가 역시 철저히 소독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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