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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집단대출 금리 급등 ‘애 타는’ 건설사·실수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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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집단대출 금리 급등 ‘애 타는’ 건설사·실수요자
  • 백인숙기자
  • 승인 2017.02.14 14: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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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달만에 평균 0.6%포인트 상승
개인주택담보대출 금리 ‘역전현상’
은행 대출액 두달만에 5600억 ↓

 집단대출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넉 달 만에 평균 0.6%포인트나 뛰어올라 이례적으로 개인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이미 역전했다.
 14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1월 집단대출 잔액은 108조 538억 원으로 지난해 12월(108조 3857억 원)에 견줘 3319억 원 감소했다.
 전월에 2307억 원이 감소했으니 두 달 만에 5626억 원이 줄어든 것이다.
 집단대출이란 신규 아파트를 분양할 때 차주(대출자) 개인의 상환능력에 대한 심사 없이 중도금과 이주비, 잔금 등을 빌려주는 은행 대출상품을 말한다.


 부동산 가격이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한 2015년에는 집단대출이 5조 4197억 원이 증가했다.
 부동산 호황으로 아파트 건설이 늘면서 중도금 대출이 급증, 지난해에는 집단대출이 13조 7547억 원 늘었다. 전년 대비 무려 153%나 증가한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중도금 대출 등에 대한 시중은행의 심사가 강화되면서 분위기가 한풀 꺾였다.
 주로 시공사의 브랜드와 시공능력, 입지여건, 청약률 등을 고려해서 대출을 세밀하게 들여다보며 깐깐하게 대출을 시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중은행들은 당국이 가계부채에 대해 속도 조절에 나선 지난해 10월 무렵부터 대출 증가세가 급격히 둔화했다.
 5대 은행의 집단대출 잔액은 지난해 9월 1조 510억 원이 늘었으나 10월 9246억 원, 11월 7669억 원으로 줄었다. 급기야 12월부터는 아예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이는 2015년 9~12월 잔액이 7조 2683억 원 늘어난 것에 비해 증가세가 크게 둔화한 것이다.


 집단대출 대출이자도 급상승 중이다. 5대 은행의 집단대출 평균금리는 지난해 9월 연 3.15%에서 올해 1월 연 3.76%로 넉 달 만에 0.61%포인트나 치솟았다.
 집단대출은 통상 개인 주택담보대출보다 금리가 낮은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단기간 내에 급상승하면서 개인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가뿐히 제쳤다.
 지난해 12월을 기준으로 5대 은행의 집단대출 평균금리는 연 3.68%로 개인을 기준으로 한 분할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3.45%)를 웃돌았다.
 이 같은 집단대출의 증가세 둔화는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 한국은행은 2016∼2017년 집단대출로 인한 주택담보대출 증가 규모가 월평균 3조∼4조 원이 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올해 초반부터 엇나가고 있는 셈이다.


 당장 시중은행들이 가계대출과 관련 ‘성장’보다는 ‘안전’에 방점을 찍으며 집단대출을 죄자 건설사들의 분양 계획도 차질을 빚고 있다.
 분양 후 대출 은행 섭외에 몇 달씩 걸리는 경우도 있다. 중도금 납부 일자가 임박해서까지 대출 은행을 찾지 못해 중도금 납부기일을 연기하는 곳도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잭폿’을 터뜨린 서울의 대형단지도 자금 동원에 어려움을 겪는 건 마찬가지다.
 대우건설·현대건설·SK건설 등이 지난해 10월 강동구 고덕동 주공2단지 재건축 사업으로 분양한 고덕그라시움 아파트도 중도금 대출 은행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 농협,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기업은행 등과 협의 중이나 금액 등에 대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그라시움은 청약에서 3만 6000여 명이 몰리며 청약 과열이 빚어진 데다 분양도 초기에 100% 끝난 인기 단지다.
 그라시움은 전체 4932가구의 초대형 대단지에 일반분양 물량만 2000가구가 넘어 집단 대출액 규모가 8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라시움뿐 아니다. 올해 분양 예정인 아파트는 전국적으로 35만 가구에 육박한다. 당장 이달 분양 물량이 2만 가구가 넘어설 예정이다. 이는 2000년 부동산 114가 분양계획 조사를 시작한 이래 2월 계획으로는 최대 물량이다.
 게다가 지난달 1일부터는 집단대출 중 잔금대출에 대해서 차주별 소득심사를 강화하는 내용의 여신심사가이드라인이 적용됐다. 시장이 더욱 얼어붙을 가능성이 높아만 가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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