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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플레이스] 486년 세월서린 역사적 요충지로 떠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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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플레이스] 486년 세월서린 역사적 요충지로 떠나자
  • 서산/ 한상규기자
  • 승인 2017.06.01 09: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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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레 1.8km·면적 20만3164㎡ 규모…‘원형 보존’ 고평가
조선시대 서해안 방어 요충지·천주교도 박해 시설로 사용

[전국은 지금 - 핫플레이스]
충남 서산 해미읍성

충남 서산 해미읍성은 사적 제116호로 고창읍성, 낙안읍성과 함께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읍성으로 조선 태종때 왜구를 막기 위해 쌓기 시작해 세종 3년에 완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규모는 둘레 1.8km, 높이 5m. 면적 20만 3164㎡로 원형이 잘 보존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본래 해미읍성은 조선시대 충청병마절도사영이 위치했던 군사적 중심지였다.

이 성은 1651년 청주로 병마절도사영이 옮겨가기 전까지 서해안 방어의 요충지 역할을 했으며 이곳에서 이순신 장군이 군관(軍官)으로 열 달 정도 근무하기도 했다.

이와 같이 조선시대의 유서 깊은 역사를 간직한 읍성은 천주교도의 아린 아픔도 새겨져 있다.

1866년 병인박해시 1000여 명의 천주교 신도들이 잡와 고문을 받았고 처형당했다.

이에 우리나라 천주교도들 사이에서는 해미읍성이 관광지에 앞서 성지(聖地)로 여겨진다.

실제로 많은 천주교 신자들이 해미읍성을 찾고 그 곳에서 그들의 신을 찾으며 마음의 안식을 얻고 있다.

2014년 8월에는 세계천주교의 수장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해미읍성을 찾아 제6회 아시아청년대회 폐막미사를 집전하기도 해, 23개국 6000여 명의 가톨릭 신자를 비롯 2만 3000여 명이 운집하기도 했다.

이제 해미읍성이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순교 성지로 주목받고 있다는 대목이다.

물론 해미읍성은 천주교 신자뿐만이 아니라 체험학습과 가족여행을 함께 즐기려는 관광객들에게도 인기 만점으로 꼽힌다.

조선시대 포졸들이 지키고 서 있는 읍성 정문인 진남문(鎭南門)을 지나면 수령이 300년도 더 된 회화나무 한 그루가 관광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지역 사투리로는 ‘호야나무’로 불리는 이 나무는 천주교 박해시기에 신자들을 고문하고 처형하는데 이용됐다. 많은 세월이 지났지만 아직도 순교자들의 아픈 기억들이 아로 새겨져 있다.

호야나무를 돌아들면 정감 있는 민속가옥촌이 기다리고 있다. 이곳에서는 옥사(獄事)체험을 비롯해 죽공예짚풀공예 등의 공예 시연을 관람하며 선조들의 옛 생활상을 체험할 수 있다. 

국궁체험장에서 활시위를 당기고 나면 이순신 장군의 호연지기도 느낄 수 있다.

해미읍성에는 늠름한 기마순찰대도 있고 연날리기 공연이 매일 계속되며 야간에는 ‘빛의 거리’로 탈바꿈해 연인들에게 최고의 분위기를 선사한다.

해미읍성에는 혹서기를 제외하고 36개 농가가 생산한 100여 개 품목의 신선한 제철 농산물과 가공품을 시중가보다 10~20% 저렴하게 판매하는 농특산물 직거래 장터가 열린다.

아울러 매주 토요일 오후 1시에는 다채로운 전통문화공연이 해미읍성을 찾는 관광객을 유혹한다.

우선 대북, 모듬북, 사물놀이 등 타악 공연과 승무, 지역예술인의 공연이 펼쳐진다.

또 조선시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전통주막과 전통방식으로 만든 차를 마실 수 있는 전통찻집과 함께 복식체험, 연체험 수문장근무시연 등의 프로그램도 선보인다.

특히 오는 10월 6일부터 8일까지 개최되는 제16회 서산해미읍성축제는 태종대왕 강무을 비롯한 조선시대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어 관광객의 눈길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해미읍성 전경
해미읍성 전경

해미읍성 서문으로부터 서쪽으로 1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해미 순교성지는 천주교에 대한 박해에 극에 달했던 정사박해(1797년)부터 병인박해(1866년)까지 수천명이 넘는 무명 순교자를 기리기 위해 조성된 순례지다.

해미순교성지가 위치한 자리는 여숫골 혹은 생매장터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1935년 서산 본당의 범바로 신부가 이름도 알리지 못한 순교자의 유골과 유품에 대한 조사와 발굴을 통해 널리 알려지게 됐다.

1975년에는 유해 발굴지 인근에 높이 16m의 철근 콘크리트 조형물인 해미 순교탑이 세워졌으며 2003년에는 기념 성전이 건립돼 순교자들의 유해를 모셔놓고 있다.

이렇게 조성된 생매장 순교지 일대는 천주교도들에게 또 하나의 성지가 돼 전국의 순례자들이 이미 떠난 순교자들이 남긴 고난의 자취를 찾는다.

 

[전국매일신문] 서산/ 한상규기자
hansg@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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