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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63] 다시 국민의당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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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63] 다시 국민의당을 위하여
  • 서길원 호남취재본부장
  • 승인 2017.08.16 15: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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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길원 大記者 세상읽기]

아직은 국민의당을 버린 것이 아니다. 국민의당은 호남에게 아직 유용한 가치로 남아있다. 겁먹지 말기를.

 

필자는 지난달 6일 ‘국민의당을 위하여’라는 칼럼을 쓴 바 있다. 국민의당이 ‘문준용(문재인 대통령 아들) 취업 특혜의혹 제보 조작’사건으로 여론의 몰매를 맞고 있을 때였다.
 
칼럼에서 필자는 “국민의당은 날아오는 돌을 더 던져달라고 호소하여 피투성이가 돼야 한다”며 “단독범행이니 어쩌니 하며 회피하고 도망갈 궁리를 할 때가 아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유권자의 선택할 수 있는 권력행사를 위해 국민의당은 살아남아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 오늘은 죽지 않을 만큼의 돌을 던질 테니 제발, 이 돌을 맞고도 죽지는 말라”고 당부했었다.
 
그로부터 한 달이 지난 지금, 그 당시의 당부가 여전히 변함이 없기에, 어쩌면 더욱 간절하기에 ‘다시 국민의당을 위하여’라는 칼럼을 쓴다.
 
국민의당이 오는 27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안철수 전 대표의 당대표 출마를 놓고 분당 직전의 내분을 보이고 있는 것은 보기 추한 셈법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일찌감치 당대표에 도전장을 던진 천정배. 정동영의원은 안 전 대표가 출마할 경우 “당도 죽고, 본인도 죽는다”며 “안철수 후보의 당 대표 출마는 구태중의 구태”라거나 “누울 자리, 누워서는 안 될 자리조차 구분하지 못하는 몰상식, 몰염치의 극치”라며 험한 표현으로 거듭 비난하고 있다. ‘천.정 의원’의 비난에는 장병완, 주승용, 황주홍 의원등 호남지역 의원들이 대부분 가세하고 있다.
 
이에 맞서 안 전 대표는 “지금 그만 두라는 것은 정계은퇴를 하라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그는 국민의당을 “생명이 오락가락하는 위태로운 당”으로 규정한 뒤 당을 살리기 위해서는 자신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마이 웨이’를 외치고 있다.
 
이들을 바라보는 호남의 여론은 불편하기 그지없다. 불편함의 중심에는 이들의 논쟁이 말라비틀어지고 있는 당을 살리고자 하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를 한 때 당대표를 지냈던 자신들의 정치생명 연장에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안 전 대표는 가만히 있을 경우 ‘과거의 인물’이 될까 우려하는 조급증의 발로이고 ‘천.정’을 중심으로 한 호남지역 의원들은 ‘국민의당 지지율 5%대’가 시사하는 막다른 골목의 출구찾기에 지나지 않다고 보는 것이다.

요즘 국민의당 호남지역의원들은 아마도 겁을 잔뜩이나 먹고 있을 법 하다. 국민의당 간판으로는 끝이 보인다고 생각할 만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으로 투항하고 싶은 마음이 한두번이 아닐 것이라는 심정도 이해는 된다. 울고 싶고, 이럴 때 누군가가 뺨을 때려주기를 바라는 심정일 것이다.

그래서 일까. 문재인정부가 큰 실정 없이 여론의 높은 지지를 받고 있으나, 그렇다 하더라도 이들 호남지역 국민의당 소속 국회의원들의 현 정부에 대한 비판은 찾아 볼 수 없다.

박지원 전 대표만이 그나마 잊지 않고 야당의 소리를 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마도 박 전 대표는 자결할지언정 민주당에는 투항하지 않기로 마음 먹었는지도 모른다.

대신 자결보다는 투항을 염두에 둔 의원들은 자신들의 내부문제를 들어 큰 소리로 울고 있다. 자신이 타고 온 국민의당이라는 배에서 뛰쳐 내려올 수 밖에 없는 명분이 곧 투항의 명분이 된다는 것을 그들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들이 잊고 있는 것이 있다. 국민의당이 탄생할 때 호남의 유권자들이 반기면서도 한편으로 고개를 갸우뚱 했다는 사실이다.
 
반김의 대상은 국민의당이라는 새로운 배였고, 갸우뚱의 대상은 새로운 배에 올라탄 새롭지 못한 인물들이었다는 사실을 그들이 잊었다면 다시 상기시켜주고 싶다. 새로운 배에 피난해온 난민을 호남의 유권자들이 받아준 것이나 다름없다.

국회의원 한 번 덜하면 어떠하며 내년 자치단체장에 못 나가면 또 어떤가. 국민을 위해 충분히 봉사했다고 자족할 수도 있는 법이다. 그러니 죽더라도 국민의당에서 죽어야 내일을 기약할 수 있다. 민주당에 대한 투항이 살길은 아니다. 그게 바보 정치인 노무현이 우리에게 보여준 가치이고 그 가치는 지금도 존중받고 있다.

호남에 있어 민주당이 큰 아들이라면 국민의당은 늦둥이 막내다. 어느 아들이고 깨물어서 아프지 않는 손가락과 같다. 호남의 여론은 지금은 큰 아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나 분명한 것은 외아들은 키우지 않겠다는 것이다. 두 아들이 서로 자립하여 돕기도 하고 경쟁도 하라는 것이 호남의 마음이다.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호남의 입장에서 볼 때 다같이 서로가 서로의 지렛대다. 아직은 국민의당을 버린 것이 아니다. 버려주기를 기대하지도 말라. 국민의당은 호남에게 아직 유용한 가치로 남아있다. 겁먹지 말기를.  

 

[전국매일신문] 서길원 호남취재본부장
sgw@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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