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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세상을 위한 조금 불편한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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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세상을 위한 조금 불편한 동행
  • 박현준 SAIPAN INTERNATIONAL
  • 승인 2018.02.06 14: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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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나는 방학때 마다 한국에 오고 있는데, 이것은 힘든 유학생활 중 매우 기다려 지는 일 중의 하나이다. 보고싶은 부모님과 친구를 만날 수 있으며 무엇보다도 내가 살았던 곳에 왔다는 안도감은 사춘기를 보내고 있는 나의 마음을 평화롭게 만들어 주는 것 같다.


근데 몇년 전 부터 한국 가기 전에 부모님과 통화를 하면 미세먼지나 황사 이야기를 하시면서 마스크 착용하기를 당부하셔서 의아했는데 어느날 왜 그런 말씀을 하시는지 실감할 수 있게 되었다. 인천공항에 도착해 집으로 가던 중 한강의 정취를 느끼고 싶어 창문을 열었는데 답답한 공기가 밀려들어와 하늘을 쳐다보니 내가 공부하고 있는 사이판과는 너무나도 다른 짙은 회색빛이었다. 운전하시던 어머니는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이니 빨리 창문을 닫으라고 말씀하시며 마스크를 건네 주셨고, 나는 이 날 받은 충격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이 후 한국에 오면 매일 일기예보를 확인하고 외출할 때는 마스크를 필수품처럼 준비하고 있는데, 불과 몇년 만에 숨쉬는 것을 걱정하고 살게 되었다는 것이 매우 놀랍기만 하다.


우리는 매년 악화되고 있는 대기오염의 피해자인 것 같지만 사실 그렇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빠른 성장을 위해 급격한 산업화를 거치며 얻게 된 대기오염, 문명의 이기를 누리기 위한 많은 석탄연료의 사용과 원전, 최악의 하천오염, 늘어나는 일회용품 사용으로 우리 모두 자연에 대한 가해자이기 때문이다.


얼마전 영국 런던 스타벅스에서는 2월부터 일회용 컵의 사용료를 추가로 내게 한다는 기사를 보게 되었다. 최근 영국은 쓰레기와 환경 오염을 줄이기 위한 다각도의 노력을 하고 있는데, 2023년까지 영국 내 모든 일회용 컵을 재활용할 목표를 세우라고 권고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이제 환경문제의 심각함을 인식하고 정부차원의 효과적인 정책과 국민들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 영국의 예와 같이 환경문제 유발하는 일회용품의 사용을 줄인다고 해서 일상생활에 그리 큰 불편함이 있을 것이라 보지 않는다. 이런 약간의 불편함이 나와 많은 사람들을 안전하게 만들 수 있다면 우리는 기쁜 마음으로 불편함을 기꺼이 받아들여야 한다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 일제강점기와 6.25 동란을 거치며 불모지에서 거대한 기적을 이루어낸 힘으로 이제는 훼손된 환경을 치유하는 데에 그 역량을 쏟아 쾌적한 환경을 만들고 보존하여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하는 사명이 우리에게는 있기 때문이다.


2018년이 시작된지도 벌써 한달이 되어간다. 올 한 해 나와 사랑하는 가족, 친구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작은 불편함을 기쁘게 받아들임으로써 아름다운 세상을 위한 조금 불편한 동행을 실천해보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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