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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의 지난 20년, 앞으로의 2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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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의 지난 20년, 앞으로의 20년
  • 이승희 지방부기자 춘천담당
  • 승인 2018.07.10 14: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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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희 지방부기자 춘천담당

지난 20년간 강원도정의 핵심과제였던 평창동계올림픽이 끝이 났다.


우여곡절이 많았으나 평창올림픽은 강원도에 많은 유산을 남긴 올림픽으로 기록 될 것이다. 동서고속철도 확정, 강릉행 ktx, 제2영동고속도로·춘천~서울 고속도로·서울~양양고속도로 개통 등 획기적인 교통인프라의 개선 이외에도 남북 정상의 판문점 선언을 이끌어낸 남북평화시대의 계기가 된 올림픽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그러나 강원도정 20년을 지배해온 올림픽 유치와 성공개최는 영광 못지않게 강원도정 곳곳에 적지 않은 상처도 남겼다.


알펜시아 부채로 7년 연속 공기업 평가에서 꼴찌라는 멍에를 쓴 강원도개발공사 현실도 그러하며 가리왕산 스키장 복구문제는 예산이 얼마나 들지 가늠도 안되고, 올림픽 시설 유지보수에 매년 예산이 얼마나 들지 지자체들의 말 못할 고민이 시작되었다. 또한 올림픽을 계기로 교통인프라 구축과 함께 강원도만의 특색있는 관광인프라 구축 목표로 추진한 올림픽관광특구 사업 부진, 레고랜드 표류, 오색케이블카 사업 불투명 등 강원관광을 견인할 주요 사업들도 모두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아쉬운 점은 지난 20년 동안 강원도만의 매력을 잊어버린 것은 아닌가 하는 반성이다. 10년 만에 속초를 다시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은 해변가에 늘어선 각종 식당가와 펜션들 그리고 아파트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 부산 등 대도시에서 보던 고층아파트가 이렇게 자연경관이 수려한 해안가에 왜 있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그리고 이처럼 멋진 산과 해안가에 휴식공간이나 주차공간 보다 식당이나 카페 등 유흥시설이 더 많다며 강원도만의 매력이 10년 전보다 많이 퇴색했다며 아쉬워했다. 


올림픽 유치의 대표적인 혜택인 교통인프라 구축이 가져온 역설은 어떠한가. 금융감독원이 국회에 제출한 ‘시중은행 담보대출현황’자료에 따르면 2016년 한해 서울 거주자가 강원 도내 시중은행에서 받은 대출금액이 1088억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부산 507억, 대전 313억, 충남 395억 보다 2~3배 많은 금액이며 이로 인한 부동산가격의 폭등은 한국감정원 자료에도 잘 나타나있다. 자료에 따르면 2016년 강원도내 주택가격은 전년대비 147만원 상승하였으나 2017년에는 전년대비 1647만원이나 10배이상 폭등했다.


이들 서울투자자 중 과연 얼마나 현재까지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지 알 수 없으나 부동산값 폭등에 따른 부작용은 고스란히 강원도민들의 몫인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천혜의 관광자원인 동해안 해안 침식문제 또한 매년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강원도는 해양수산부의 '제3차 연안정비 기본계획' 수립과 관련해 지난해 11월부터 수요조사를 한 결과 동해안 해안침식에 대응하기 위해 총 40개소에 1조178억원의 연안정비 사업 수요가 있다고 발표했다. 1조178억원은 지난 '제2차 연안정비 기본계획' 44개소 4천755억원에서 5천423억원이 늘어난 금액이다. 이는 '연안침식 실태조사'에서 나타난 C등급(우려)과 D등급(심각)지역을 우선 반영한 결과이며 현재 도내 102개 해변 중 92개 해변이 C또는D 등급이다.


올림픽에 매진해온 강원도정의 지난 20년,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도정 곳곳에 많은 상처가 생겨났다. 이제 강원도정의 앞으로의 20년은 이러한 상처를 치유하고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리는데 주력할 때다. 


이제 민선 7기 최문순 강원도정이 출발선에 섰다. 평창올림픽을 남북화해의 장으로 승회시킨 그 열정으로, 강원도 20년 숙원사업인 교통인프라구축을 일거에 해결한 그 뚝심으로, 이웃집 형님·아저씨 같은 그 소통자세로, 강원도정 곳곳에 생긴 상처를 보듬고 치유하는 치유사가 되길 바란다.


최문순 지사의 강원사랑 마음을 알기에 강원도민은 압도적인 지지로 강원도정 4년의 중책을 다시 한번 최지사에게 맡겼다. 강원도정의 핵심으로 떠오른 ‘남북교류시대 주역 강원도’ 말만 들어도 설레고 기대감 충만되는 슬로건이다. 동해북부선 연결을 통한 유라시아 진출, 양양공항을 통한 백두산 여행, 동해를 출발한 크루즈 여객선이 원산항을 입항하는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가슴 벅차고 감격스런 모습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남북교류도 강원도정의 일부이다. 온갖 장밋빛 전망이 난무하는 남북화해 시대에 ‘남북교류가 강원도 미래를 담보한다’는 일부의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


강원도의 미래는 ‘준비되어 있는 강원도’만이 할 수 있는 일이며 중앙정부도, 집권당도 아닌 강원도민의 염원과 최지사의 열정으로 이루어내야 하는 일이다. 남북교류사업은 대한민국의 일방적 의지로 진행되는 일도 아닐뿐더러 국제관계, 북한 정치상황 등 여러 변수가 존재하는 경제논리 보다는 정치논리가 우선되는 사업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물론 시대의 흐름을 외면할 수 는 없으나 또다시 ‘남북교류’가 ‘올림픽’을 대체하는 블랙홀이 되지 않길 바란다.‘남북교류’ 보다는 앞으로 20년 뒤 지금의 개성있고 독특한 강원도 문화가 태동한 시발점이 ‘2018년’이라고 들을 수 있는 그런 강원도정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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