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준금리가 인상되면서 부동산 거래가 사실상 종적을 감췄다.
집값 하락은 급등지역이었던 강남권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강남 4구 아파트 매매가는 일제히 전주보다 떨어지며 변동률이 전주 대비 -0.14%를 기록했다.
서울 25개 구를 통틀어 강남구의 낙폭이 -0.16%로 가장 컸고, 서초 -0.15%, 송파 -0.14%, 강동 -0.07% 등 강남 4구가 하락률 1∼4위를 차지했다.
‘마·용·성’이라고 불리며 강북 지역 집값 상승을 주도했던 마포구, 용산구, 성동구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마포구의 ‘대장주’라고 꼽히는 마포래미안푸르지오는 지난 10월 14억 원에 전용 84㎡의 거래가 이뤄졌다. 전월보다 1억 원 내린 금액이다. 현재는 13억 원대에 급매물이 나와 있다.
용산 e편한세상은 전용 84㎡가 지난 9월 15억 원에 거래됐지만, 13억 5000만 원까지 호가가 떨어졌다.
아현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매도자와 매수자 간 생각 차이가 너무 크다”며 “호가가 내리긴 했지만, 매수자는 더 떨어지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간혹 문의가 오긴 하는데 지금 산다는 건 아니고 가격을 대폭 낮춘 급매물이 나오면 알려달라고 하는 정도”라고 덧붙였다.
1, 2기 신도시는 3기 신도시 조성에 따른 공급 증가가 미칠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
정부는 이르면 이달 초 3기 신도시를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 10월 국토교통부는 공급계획을 내놓으면서 2기 신도시보다 서울에 가까운 곳에 3기 신도시를 조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2기 신도시인 위례신도시 내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문의량이 3개월 전의 10분의 1수준으로 줄었다”면서 “호가 역시 최고점 대비 5∼10% 하락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출금리가 오르고 주변에 새 아파트가 대거 들어서면 매수 심리가 더 크게 위축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실수요자 사이에서는 집값 하락을 체감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몇 달간 보여준 거침 없는 상승세와 비교하면 하락 폭은 그만큼 크지 않기 때문이다.
일부 단지는 수억원씩 떨어졌다고 하지만, 대부분 실거주보다는 투자 목적의 수요가 많은 재건축 단지라서 실수요자에게 와닿진 않는다.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매수자는 가격 상승 이전까지 떨어지길 바라고 있는데 매도자는 실거래가 최고 수준으로는 받고 싶어해서 우리로서도 난감한 상황”이라고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또 “간혹 원하는 매물이 나와도 대출이 어렵고 이자 부담이 커서 쉽사리 매수에 나서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