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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소득 3만달러시대의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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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소득 3만달러시대의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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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12.10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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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국 경제는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를 돌파하며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지만 성장률은 6년 만에 최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9일 한국은행과 금융시장에 따르면 올해 1인당 국민소득(GNI)은 2만 달러를 돌파한 지 12년 만에 3만달러를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1인당 국민소득은 지난해 이미 2만9745달러로 3만달러 턱 밑까지 올라섰다. 올해 들어 3분기까지 따져보면 2만3433달러로 추산된다. 이 기간 국민총소득에 평균 환율 1,090.88원과 통계청 집계 인구를 반영해 구한 값이다. 이런 속도가 이어지면 올해 1인당 국민소득은 3만1243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2006년(2만795달러) 2만달러 시대에 진입했지만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느라 3만달러 돌파까지 10년 넘게 걸렸다. 3만달러 시대에 접어들지만 올해 한국 경제 속사정은 우리가 꿈꾸던 모습과는 다소 다르다.


경제 성장률이 2%대로 다시 떨어지며 저성장 추세가 고착화한다는 우려가 커진다. 한은 전망에 따르면 올해 경제 성장률은 2.7%다. 2012년(2.3%)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2%대 후반 성장세마저도 고르지 않고 부문 간 격차가 크다는 점이 문제다. 거시경제정책이 기준이 되는 전체 평균치에 비해 체감 경기가 좋지 않은 배경이다. 반도체 수출이 경제 성장을 이끌었지만 내수는 싸늘하다. 특히 건설분야 하강이 가파르다. 올해 3분기 건설투자는 전분기 대비 -6.7%로 외환위기 이후 감소폭이 가장 컸다. 최저임금을 올리고 주52시간제가 도입됐지만, 취업자 증가폭이 급감하고 영세 자영업자들의 고충이 커졌다. 저금리가 지속했지만 기업 투자는 부진하고 부동산값만 뛰었다.


그나마도 서울 재건축과 신축 아파트값이 급등할 동안 울산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지역 경기도 주력 산업 상황에 따라 온도 차가 크다. 자동차와 조선업 등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산업 의존도가 높은 지역은 위기상황이다. 내년 이후에 기대를 걸어볼 구석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 경제주체들의 심리를 더 냉각시킨다. 국내의 구조적 문제를 풀어낼 실타래를 찾기 어려운데 나라 밖 사정도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다. 국민소득이 향상됐다고 해서 모든 국민이 행복한 것은 아니다. 소득 격차가 갈수록 확대되면서 고통받는 사람이 적지 않은 게 현실이다.


무엇보다 소득 하위 20%(1분위) 가구와 상위 20%(5분위) 가구 간의 소득 격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 3분기에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32만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7.0% 감소했고, 5분위는 974만으로 8.8% 증가했다. 가구별 인원을 고려해 계산한 소득분배지표인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5.5배로, 3분기 기준으로는 2007년 이후 가장 컸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직원들의 임금 격차도 작지 않다. 한국경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정규직 평균연봉은 대기업이 6460만원, 중소기업이 3천5만 원이었다. 중소기업이 대기업의 56% 수준인 셈이다. 일부 지역의 높은 부동산 가격은 서민들을 더욱 좌절에 빠트리고 있다. 강남에서는 30평대 초반 아파트의 매매가격이 20억 원을 훌쩍 넘는 경우가 많은데, 강북 아파트 평균가격의 4∼6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러니 이집 저집에서 한숨이 나오고 부부싸움도 잦아진다.


소득 격차 확대는 사회·정치적 갈등을 불러올 수 있다. 계층 간에 적대감이 생겨나고 치안마저 불안해질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되면 정부 정책에도 쏠림현상이 나타나고, 갈등은 더욱 커지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소득 격차를 좁히는 노력이 필요한 때다. 이를 위해 탄탄한 경제성장이 필요하다. 저성장에 갇히면 취약계층의 소득이 급격히 줄어들어 빈부격차는 더욱 확대되는 측면이 있다. 아울러 소득 상위 계층이 부당한 특권을 통해 돈을 많이 버는 구조는 아닌지, 하위 계층이 일한 만큼 돈을 받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냉정하게 들여다봐야 한다. 대기업-중소기업의 불균등 발전에 부당한 요인은 없는지도 따져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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