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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경제보복 장기전에 철저히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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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경제보복 장기전에 철저히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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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7.11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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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매일신문 .>

한국은 9일(현지시간) 세계무역기구(WTO) 상품 무역 이사회에서 일본의 대한 수출규제를 비판하면서 WTO 자유 무역 원칙에 어긋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백지아 주제네바대표부 대사는 이날 오후 마지막 안건으로 올라온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해 정치적 목적으로 이뤄진 경제 보복이라는 점을 다른 회원국에 설명하고 일본 측에는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일본은 문재인 대통령이 요구한 보복 철회는 물론 정부 간 협의 제안조차도 거부하며 추가 보복까지 예고했다. 경제보복의 빌미를 제공했던 징용 배상 판결 문제를 다루자며 일본이 내놓은 3국 중재위원회 구성안에 우리 정부도 수용 불가 방침을 천명하고 있어 당분간 협상의 탈출구조차 안 보인다. 한 치의 양보 없이 꽉 막힌 상태가 오래가면 한국 경제의 핵심인 반도체 산업 등에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 같아 안타깝다.


정부가 WTO 상품·무역이사회에 수출규제를 안건으로 올린 것은 일본의 부당성을 국제사회에 알려 교착국면을 타개해보려는 의도로 읽힌다. 정부는 이날 이사회에서 "일본이 수출규제의 근거로 내세운 '신뢰 훼손'과 '부적절한 상황'은 WTO 규범상 수출규제 조치의 근거가 될 수 없다"는 점을 부각했다. 성윤모 통상산업부 장관은 이와 별도로 일본이 제기하는 고순도 불화수소(에칭 가스)의 북한 반출 의혹에 대해 "조사 결과, 근거가 없다"고 분명히 했다. 그런데도 일본은 경제보복을 거두어들이기는커녕 '중재위 구성'에 대한 한국의 답이 없다며 "모든 선택사항을 검토해 대응하겠다"며 위협하고 있다. 징용 배상 판결 문제가 자기들 뜻대로 풀리지 않으면 추가 보복 조치도 불사하겠다는 예고나 다름없다. 돌파구가 없는 답답한 상황에서 자유무역 원칙의 산실인 WTO 이사회에 수출규제를 안건으로 올려 우리의 분명한 입장을 알리는 것은 일본에 적잖은 부담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첨단소재 3개 품목의 수출을 규제하면 우리만 영향을 받는 게 아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전 세계 D램과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각각 70%, 50% 이상의 합계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스마트폰과 차량용 디스플레이 글로벌 시장에서는 삼성·LG디스플레이가 압도적인 세계 1위다. 수출규제로 이들 기업이 타격을 입으면 글로벌공급망에 큰 혼란이 생길 수밖에 없다. 글로벌시장에서 반사이익을 보는 기업도 있고 피해를 보는 기업도 있겠지만 부적절한 규제조치로 그런 혼란이 생긴다면 총체적인 책임은 일본이 져야 한다. WTO가 수출규제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는 것도 이런 혼란을 줄이고 자유무역을 통한 글로벌 교역을 확대하려는 것이다. 혼란을 조금이라도 줄이려면 WTO는 누가 봐도 자유무역 원칙을 훼손하는 일본에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할 필요가 있다.


우리 정부는 돌파구를 마련하려고 백방으로 뛰고 있다. 문 대통령은 10일 30대 기업 총수 등을 청와대로 불러 간담회를 여는 등 사실상의 비상체제를 선포했다. 우리 정부는 외교적 해결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일본 정부도 화답해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사태의 본질적 배경에 일본의 '정치적 목적'이 있다는 경고 메시지를 던지는 것도 잊지 않았다. 한국 기업에 실제 피해가 발생하면 필요한 대응을 하겠다고 경고한 지 이틀만이다.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의 중재 노력을 기대하며 다음 주 워싱턴으로 달려간다. 발등의 떨어진 불을 끄려면 모두가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다만, 지금으로서는 사태가 장기화할 공산도 큰 만큼 장기전에 철저히 대비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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