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매일신문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지방시대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한반도 주변 정세관리 철저히해야
상태바
한반도 주변 정세관리 철저히해야
  • .
  • 승인 2019.08.12 14: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국매일신문 .>

러시아 군용기가 지난 8일 한국 방공식별구역(KADIZ)을 무단 진입해 전투기들이 대응 출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 등에 따르면, 전날 한반도와 일본 열도 사이를 비행하던 러시아 TU-142 초계기 2대가 일본 방공식별구역(JADIZ)을 무단진입해 항공자위대 전투기들을 긴급 발진했다. 이 군용기들은 또 독도 동쪽과 제주도 남쪽에 있는 KADIZ도 무단진입했다. 러시아 군용기들의 KADIZ 진입이 확인된 직후 한국 공군의 전투기 수 대가 전술조치 차원에서 대응 출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이에 대해 "관련 사실을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밝혔다. 러시아 군용기들은 지난달 23일에도 중국 폭격기 등과 동해 상공에서 합동비행을 하는 과정에서 KADIZ를 무단 진입한 바 있다. 특히 그 과정에서 러시아 A-50 1대가 독도 인근 한국 영공을 두 차례에 침범했지만, 러시아 측은 '영공을 침범하지 않았고 국제법 규정을 철저히 준수했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우리 군은 러시아의 이번 KADIZ 침범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 러시아 군용기가 KADIZ에 머문 시간이 짧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러시아의 KADIZ 침범은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지난달 23일 러시아 조기경보통제기가 외국 군용기로서는 사상 처음으로 우리 영공을 침범한 사건을 계기로 항공 방위가 새로운 안보 현안으로 떠올랐다. 외국 군용기를 향한 한국 공군기의 첫 경고 사격을 유발했던 이 사건을 놓고 한국과 러시아는 영공 침해 여부에 대해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지난 2일 국회가 당시 KADIZ와 영공을 침범한 중국과 러시아를 상대로 동북아 안전위협 행위 중단 촉구 결의안을 채택한 지 며칠 지나지도 않았다. 러시아가 우리 국회 결의를 아랑곳하지 않는 태도를 보인 데 유감을 표한다.


방공식별구역은 국가안보 목적상 외국 군용항공기의 식별을 위해 자국 주변 상공에 임의로 설정한 구역이다. 한국, 중국, 일본은 자국 방공식별구역으로 각각 KADIZ, CADIZ, JADIZ를 설정하고 있다. 영공은 아니지만, 이 구역으로 진입하려면 사전에 비행목적과 비행경로 등을 해당국에 통보하는 것이 국제관례다. 올해 들어 KADIZ에 진입한 군용기는 중국 25차례, 러시아 13차례다. 러시아는 방공식별구역을 인정하지 않으며, 영공을 침해하고도 부인하는 것으로 국제사회에서 악명이 높다. 중국과 러시아의 KADIZ 및 영공 침범은 우리의 영공수호 태세를 떠보고, 대응 능력 자료를 수집하기 위한 것이라는 의구심이 있다. 한국과 일본 사이에 갈등을 유발하기 위해 양국 간 약한 고리인 독도 상공을 고의로 침범했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 영공과 KADIZ 침범을 더는 방치해서는 안 되는 상황이다. 근래 한반도 주변 국제정세 변화는 더 무쌍해졌다. 미국과 중국의 안보·경제 갈등은 무역, 통화 전쟁으로 격화했다. 한반도는 냉전과 분단 체제를 종식하려는 대전환기를 맞고 있다. 일본이 강제징용배상 판결을 문제 삼아 한국에 경제보복을 가함으로써 기존 한일 관계에 큰 충격을 준 것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불안과 소외를 느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있다. 한반도 주변 정세 관리가 우리의 중대 외교 현안으로 부상했다. 영공 침범이 다시 발생하거나 KADIZ에서 우발적 충돌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 관련국에 엄중히 항의하고 재발 방지를 요구해야 한다. 동북아의 방공식별구역이 화약고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없지 않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