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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살림 효율적인 씀슴이 발휘할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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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살림 효율적인 씀슴이 발휘할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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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9.02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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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매일신문 .>

정부가 내년에 500조원이 넘는 예산을 확장적으로 편성한 결과 국민 한 사람이 평균적으로 부담해야 할 실질적인 나랏빚이 767만원으로 뛸 전망이다. 정부의 2020년 예산안을 토대로 계산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한 사람이 내년 부담해야 할 실질 국가채무(이하 실질 나랏빚)는 766만7000원으로 올해보다 17.7% 증가한다. 1인당 실질 나랏빚은 1998년 21만원에서 시작했다. 외환위기 직후 사상 처음으로 적자국채 9조7000억원을 발행한 탓이다. 이후 10만원대를 유지하던 1인당 실질 나랏빚은 2006년 101만원으로 처음으로 100만원을 넘어섰다. 2009년에는 전 세계를 강타한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지출을 늘린 영향으로 1인당 실질 나랏빚은 196만원으로 200만원에 육박했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53.4%로 역대 최고를 기록하기도 했다.


내년에 1인당 실질 나랏빚이 가파르게 증가하는 이유는 경기 하방 위험에 대응하고자 사상 처음으로 500조원(531조5000억원)을 넘어선 확장적 예산을 편성했지만 국세 수입이 이를 뒷받침해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예산은 2년 연속 9%대로 늘어난 반면, 국세 수입이 10년 만에 처음으로 내년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적자 국채 발행 규모가 60조2000억원으로 역대 최대로 늘어나게 됐다. 2021년 이후에도 1인당 실질 나랏빚은 최소 10%대 이상 증가율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작년에 발표한 2021∼2022년 적자국채 전망치를 보면 1인당 실질 나랏빚은 2021년에 전년보다 13.6% 증가한 870만9000원, 2022년은 14.9% 증가한 1000만6000원으로 계산된다. 정부 씀씀이를 이처럼 크게 늘리는 건 부진한 경기와 어려운 대외여건 때문으로 보인다.


예산 세부 배정도 작금의 상황을 적극 반영했다. 핵심 기술개발과 제품 상용화, 설비투자 확충에 올해보다 163% 늘어난 2조1000억원을 투입한다. 데이터와 5G 네트워크, 인공지능(AI) 등 4차산업혁명의 핵심 플랫폼과 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자동차 등 3대 핵심사업에도 46.9% 늘어난 4조7000억원을 배정했다. AI·소프트웨어 인재 양성에 6500억원, 제2 벤처 붐 확산에 5조5000억원이 들어간다. 산업·중소기업·에너지 분야에 대한 투자도 27.5% 늘어난 23조9000억원이 투입된다. 이 분야 증가율이 대분류 12개 분야 중 가장 높다. 미세먼지 대응을 위해 환경예산도 19.3% 늘어나며 소재·부품·장비 기술개발 등 연구개발(R&amp;D) 예산도 17.3% 확대된다. 일본의 수출규제로 인한 우리의 대응 전략이 반영된 부분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은 한 자릿수 증가에 머물렀지만, 내년에는 12.9% 늘어난다. 경기 부진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일자리 예산 역시 21.3% 늘려 사상 최대인 25조8천억원으로 편성했다. 국방예산이 7.4% 늘어 처음으로 50조원을 넘어서는 등 전체 12개 분야별 예산이 모두 증가했다.


정부가 돈을 푸는 건 경기를 살리는데 분명히 도움이 된다. 문제는 그 돈이 쉽게 생기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세금을 걷어 주로 충당하고 부족한 것은 국채를 발행해서 메꿔야 하는데 이게 곧 나랏빚이고, 미래세대의 부담이다. 내년 국세 수입은 292조원으로, 올해보다 0.9% 감소할 전망이다. 10년 만의 감소세다. 주로 법인세 수입 감소에 기인하는데 경제가 어려우니 불가피해 보인다. 적자 국채 발행 규모는 갑절 가까이 늘게 생겼다. 장기적인 재정 추이도 어둡다. 2023년까지 5년간 연평균 재정지출은 6.5% 늘어나지만 국세 수입은 3.4% 증가하는 데 그쳐 2023년 국가채무는 1000조원을 넘고 국가채무비율은 46.4%에 달할 전망이다. 심각한 수준은 아니지만 이를 감당해야 하는 미래세대의 부담도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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