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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불청객 태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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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불청객 태풍
  • 윤택훈지방부 부국장 속초담당
  • 승인 2019.09.23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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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택훈지방부 부국장 속초담당
<전국매일신문 윤택훈지방부 부국장 속초담당>

올 가을도 태풍이라는 불청객은 또 다시 한반도를 찾아오면서 전국이 비상에 걸렸다.
 
초강력 가을 태풍 '타파'가 제주와 남부지방을 강타하면서 인명과 재산 피해를 남기고 한반도 동해 상으로 빠져나갔다.

이번 태풍 ‘타파’로 최대 700㎜ 이상 폭우가 쏟아졌고 최대 순간 풍속은 초속 42.2m에 달했다.

육지에 상륙하지 않고 대한해협을 지나갔는데도 '타파'의 영향력은 강력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23일(오전 6시경) 태풍 '타파'의 영향으로 강풍에 건물 외벽이 떨어지면서 50대 여성이 벽돌에 맞아 중상을 입는 등 모두 26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사망자는 2명 발생했지만, 태풍에 의한 사고가 아니어서 중대본 집계에는 빠졌다.

제주와 경북 9개 지역에서는 2만 7000여 가구가 정전 피해를 봤으며, 도로 60곳과 주택 8개 동, 농경지 476만 제곱미터가 침수돼 막대한 피해를 봤다.

연안여객선은 28개 항로가 통제돼 43척의 운행이 중단됐고, 김해와 제주 등 11개 공항에서는 항공기 256편이 결항했다가 운항이 재개됐다.

피해 집계가 본격화하면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처럼 최근 태풍과 허리케인, 그리고 사이클론 등 열대성 저기압에서 가장 눈에 띄는 흐름은 그 규모의 대형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우리나라 가을태풍에 대한 꼼꼼한 대책마련이 더욱 요구되고 있다.

미국 연구기관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40여년 동안 최대풍속이 시속 200㎞가 넘는 태풍이 두 배 정도 증가하고, 시속 250㎞ 넘는 슈퍼태풍은 약 세 배 증가했다고 한다.

태풍의 이동속도도 늦어지면서 태풍이 비를 퍼붓는 시간이 길어지고, 피해 지역 또한 넓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카리브해에서 슈퍼태풍 소식이 빈번이 들려오는 것이 이런 흐름을 잘 보여준다.

그리고 이런 대형화에 동반하는 것이 태풍이 가장 위력을 발하는 지점 즉 최대 에너지 지점의 북상이다.

지난 30년 사이 태풍의 최대 에너지 지점이 적도 부근에서 약 160㎞ 더 북쪽으로 올라갔다고 하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는 일본과 한국이 그 지점에 놓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와 갈수록 태풍은 강력해 질 것으로 내다봤다.
 
태풍의 또 다른 흐름은 탈(脫)여름화이다.

가을태풍의 수가 여름에 비해 적지 않다. 1971년부터 2013년까지 태풍을 집계해 보니 여름태풍의 수가 477개, 가을태풍은 470개였다.

그리고 기상청이 1904년부터 110년간 태풍 피해를 조사한 결과 가을태풍의 피해가 여름 못지않았다.

인명 피해를 가장 많이 낸 태풍 10개 중 가을태풍이 2개였고, 재산 피해에서는 4개가 포함됐다.

849명의 인명 피해를 낸 사라호 태풍 역시 1959년 9월에 있었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인명 피해(30만명 사망)를 낸 방글라데시에 사이클론이 엄습한 것도 1970년 11월이었다.

2013년 필리핀에서 이재민 430만명에 1만2000명의 사망자를 낸 초강력 태풍 하이옌도 11월 초에 불어닥쳤다.

모두 여름을 한참 벗어난 때에 발생했다.
 
가을태풍이 강한 세력을 유지하는 것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온 상승 때문이다.

태풍이 상승하면서 지속적으로 에너지를 공급받는 것이다. 우리나라 주변의 해수온은 9월이 가장 높다.

여기에 한반도 주변 수온의 상승 속도가 다른 곳보다 빠르다고 한다.

가을태풍이 슈퍼태풍이 되어 올 수도 있다.

가을태풍 ‘링링’에 이어 지난 주말 제주와 경남을 강타한 27호 태풍 타파가 가을 태풍의 위력을 잘 보여주고 있다.

타파는 올해 한반도에 영향을 미친 여섯번째 태풍으로 앞으로 태풍이 한두 차례 더 우리나라로 올라올 가능성도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태풍 타파와 비슷한 움직임을 보였던 콩레이는 지난해 10월 초 경남 통영에 상륙했다.
 
태풍 타파가 지난 주말 발생하면서 1959년과 횟수가 같아지게 됐다.
 
한반도는 가을에 태풍이 쉽게 향할 수 있는 길목이라고 한다.
 
여름에는 북태평양고기압이 한반도를 덮고 있어 태풍을 막아주지만, 가을에는 일본 쪽으로 이동하면서 태풍이 지날 수 있는 공간이 생기는 것이다.
 
가을 태풍의 위력은 갈수록 강하다.
 
2003년 태풍 매미, 2010년 태풍 곤파스는 모두 9월에 한반도를 덮치면서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다.

한여름 태풍보다도 가을 태풍을 더 주시하고 대비해야만 한다.  

속초/윤택훈기자 (younth@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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