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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사대부의 일기장을 엿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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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사대부의 일기장을 엿보다
  • 대전/ 정은모기자
  • 승인 2019.09.30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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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매일신문 대전/ 정은모기자>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가 2015년부터 전국에 전하고 있는 조선 시대 개인일기 현황을 조사하면서, 올해 그 가운데서 이제까지 소개되지 않았던 8편을 선별하여 조선시대 개인일기 국역총서를 발간했다고 30일 밝혔다.

조선 시대를 이해할 수 있는 기록으로는 조선왕조실록 등 공식기록 이외에 문집, 편지, 일기 등 민간기록이 있다. 일기는 독자를 염두에 두지 않았기에 솔직하고 생생한 현장감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개인일기는 대다수가 행서와 초서로 쓰인 필사본이기 때문에 일반인이 읽기가 어렵다.
 
국립문화재연구소가 발간한 8편의 조선시대 개인일기는 초서 또는 행초서로 쓰여 읽기가 어려워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일기들을 선별하여 사진, 탈초, 국역, 해제를 붙여놓았기 때문에 일반 국민부터 전문 연구자까지 필요에 따라 쉽게 읽을 수 있게 한 것이 특징이다.
 
일기 가운데 경상도 하양현일록은 김경철이 경상도 하양현감으로 재직하면서 쓴 것이다.
 
북행일기는 서종태가 북도별견시관으로 임명되어 함경도 길주로 가서 별시를 시행하고 돌아와 보고를 올릴때까지 4개월간에 걸쳐 기록한 일기다.

북행일기에 실려 있는 장계는 함경도 별시의 실행 경위와 결과로, 문집은 물론 승정원일기를 비롯한 다른 사료에 보이지 않는 내용이다.
 
온계선생북행록에는 이해가 어사의 명을 받고 함경도를 다녀온 24일간의 견문과 경험이 기록되어 있다. 이 일기는 그의 문집인 온계일고에도 수록되어 있지 않은 유일본이다.

저자 본인이 친필로 수정하고 보완한 원고로 후대인들의 삭제나 수정을 거치지 않은 본래의 기록 그대로 보존되었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정간공일기에는 정탁이 지중추부사로 재직하면서 겪었던 일들이 기록되어 있다. 기백재일기는 조선 후기에 정언, 사간 등을 지낸 김복휴가 쓴 친필일기로 한양에서 주로 생활한 소북계 사대부의 일상을 볼 수 있어 가치가 높다.

관동일록은 작자 미상으로, 저자가 숙종 때에 강원도 양양 상운역의 찰방으로 재직할 당시 관할지역의 역참을 점고하면서 주변을 유람한 것을 기록한 일기다.

업무와 유람을 병행하였지만 주변의 경치와 풍광을 설명하고 감흥이 일어나면 시로 읊었으며, 거의 매일 5언이나 7언으로 절구와 율시를 읊고 기록한 것으로 보아 일기의 저자는 문학적 소양과 풍류가 깊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동유일기는 송주상의 금강산 유람 일기로 자필로 쓴 수고본이다.

해월헌계미일기는 조선 선조 재위 시기의 문신인 황여일이 장인어른을 간호하고, 임종 후 운구까지 약 3개월간 하루도 빠짐없이 기록한 치병일기다. 당시 조선의 의료상황과 장례절차를 알 수 있어 자료적 가치가 있으며, 관을 육지에서 운반하지 않고 배에 실어서 운반하는 상강의 풍습도 기록되어 있다.  

발간한 책자는 국·공립 도서관과 국내외 연구기관 등에 배포할 예정이며, 원문을 비롯해 그동안 조사 내용은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 누구나 열람할 수 있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지난 5년간 전국에 현전하는 조선시대 개인일기가 훼손·유실되기 전에 현황을 조사해 목록 데이터베이스화, 주요일기 해제집 발간, 학술심포지엄 개최, 국역총서 발간을 수행해왔다.

대전/정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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