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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등이 우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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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등이 우환이다”
  • 박희경 지방부국장 포항담당
  • 승인 2019.10.01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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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경 지방부국장 포항담당
<전국매일신문 박희경 지방부국장 포항담당>

정글 동물들의 법칙처럼 먹이사슬의 최고 정점에 있는 포식자만 살아남을 수 있다. 한국 사회의 불평등이 커지는 가장 큰 이유는 노동시장의 소득불평등이 지나치게 커졌기 때문이다. 다양한 통계에서 나타나듯이 부자와 빈자의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의 연구에 따르면, 한국은 미국 다음으로 상위 1%와 10%의 소득이 집중되어 있다. 비교하자면 저울대가 평행을 이루어야 행복한데, 한국은 저울대가 한쪽으로 너무 많이 기우러져 있다. 가진 자와 못가진 자의 그것이다. 부익부 빈익빈 수없이 써 온 말이다.

경제적 기준으로만 본다면 한국은 분명히 성공한 나라다. 그러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측정한 한국인의 삶의 만족 수준은 세계적으로 낮은 편이다. 1인당 국내총생산이 2만 달러가 넘고 3만 달러가 돼도 행복감은 늘어나지 않는다. 오히려 세계 최저 출산율과 최고 자살률의 어두운 모습이 한국의 자화상이다.

재벌 3세와 4세는 동네 구멍가게와 빵집까지 진출해 배를 불리는 데까지 이르렀다. 대다수 사람들은 지나친 사교육비와 주거비용, 고용불안과 노후불안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 1960년대 한국 사회의 가장 큰 문제가 빈곤이었다면, 21세기 한국의 가장 큰 문제는 불평등이다. 경제성장이 계속돼도 지나친 불평등을 해결하지 못하면 행복감은 고루 돌아가지 않는다.

1인당 국내 총생산의 상승은 거대한 부를 차지한 재벌 대기업과 상위 10%의 부유층이 가장 큰 몫을 차지하고 나머지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가난하게 살아간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재벌 대기업은 탈세와 불법상속으로 배를 불리는데 다수의 중산층은 아무리 노력해도 부자가 되기 힘들다고 체념한다.

생존경쟁에서 실패한 사람은 자살이란 극단적인 실행도 마다않는다. 대기업 회장과 임원의 연봉은 가파르게 상승했지만, 근로자 평균임금은 제자리걸음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연봉 차이도 지나치게 커졌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도 심각하다. 남자와 여자의 격차는 이미 오래전부터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청년세대와 노인세대의 빈곤율이 지나치게 높다.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의 분열이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한국이 세습사회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상위 주식 부자 가운데 재벌 2세, 3세 비율이 압도적이며, 상속형 부자가 70%를 차지한다. 자기 힘으로 창업한 부자는 10명 중 3명에도 못 미친다.

한국 사회에서 ‘헬 조선’이라는 말은 이제 새삼스럽지 않다. ‘한국은 지옥이고 아무런 희망이 없고 조선시대와 같은 신분제 사회가 되었다’는 의미다. ‘금수저냐 흙수저냐에 따라 인생이 결정 된다’는 개인적 좌절감의 표현이다.

청년 세대의 생각에는 큰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다. 불평등이 지나치게 커진 사회는 대다수 국민을 불행하게 만든다. 이런 점에서 불평등은 정치적 문제가 제일 크고 다음이 도덕적 문제다. 불평등은 자연적 과정이나 어쩔 수 없는 힘이 만든 것이 아니다. 불평등은 인간에 의해 만들어졌듯 인간에 의해 해결될 수 있다.

정부는 경제성장뿐 아니라 불평등을 줄이려는 적극적 정책을 더 고려해야 한다. 로마의 역사가 플루타르크가 “불평등이 공화국의 우환”이라고 지적했듯이, 오늘날 지나친 불평등이 결국 민주주의를 위협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를 문재인 대통령이 경청하시기 바란다.


일부 경제학자나 청와대 참모가 경제를 일으킬 수는 없다. 결국 문재인 대통령이 나서야 한다. 남북 평화외교도 중요하지만 산토끼 쫓다가 집토끼 다 잃을 판이다.  

포항/박희경기자 (barkhg@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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