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들의 눈물 닦아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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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들의 눈물 닦아 주자
  • 윤택훈기자
  • 승인 2019.11.04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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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택훈 지방부 부국장 속초담당

 

▲윤택훈 지방부 부국장 속초담당

소상공인들의 경제적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정부와 자치단체의 많은 지원책은 현장에서 미흡하기 짝이 없다는 목소리가 소상공인들에게 나오고 있다. 어려운 경제로 삶이 팍팍해진 많은 사람들이 퇴직과 함께 식당, 커피전문점, 치킨집, 편의점에 뛰어들고 있지만 장사가 안 되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청춘을 바쳐 모은 퇴직금도 모자라 은행 대출까지 받아 점포를 오픈 했지만 장사가 안 되면서 문을 닫거나 개점휴업인 상태로 겨우 목에 풀칠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 중소기업 사업체 수는 373만개 중 소상공인 사업체 수가 319만개로 전체 사업체의 85.3%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상공인 사업체에 종사하는 사람의 숫자는 637만명에 달한다.
 
이처럼 커질대로 커진 소상공인은 날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비명 소리와 함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소상공인들은 5년 안에 10곳 중 7곳이 폐업한다는 것이다. 소상공인 중에서도 비중이 높은 자영업을 살펴보면 2017년도 자영업 폐업률은 87.9%에 달했다. 특히 음식점 폐업률은 92%로 심각한 수준이다. 물론 폐업률은 해당 연도에 개업한 개인사업자 수 대비 폐업한 개인사업자의 비율을 나눈 것이기는 하다. 자영업 폐업률이 87.9%라고 해서 한 해에 자영업 100곳중 87곳이 정말로 망했다는 얘기는 아니다. 그래도 이 폐업률은 극악한 소상공인의 환경을 보여주는 지표로 충분히 유의미하다. 이처럼 소상공인 시장이 커질대로 커지고 어려워 진 이유는 간단하다. 취업시장에서 밀려나거나 자의로 탈출한 자들이 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이 너무 좁기 때문이다.

특히 중장년층의 경우 취업시장에서 한번 밀려난 사람이 다시 진입해 양질의 일자리를 가지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에 가깝다. 그러다보니 너도나도 소상공인시장에 뛰어들어 권리금 폭탄을 돌리면서 후유증을 앓고 있다. 최저임금에 울분을 토하고, 임대료에 괴로워하며 사업을 시작한다. 한편의 대박을 꿈꾸지만 현실은 그렇게 녹녹치 않다. 정부는 벌써 6번째 소상공인 지원정책을 내놨지만 일선에서는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가장 최근 발표된 대책에는 소상공인들의 온라인시장 진출을 돕겠다고 했다. 또 사람이 모이도록 상권을 조성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정책이 가장 소홀하게 다뤄졌다. 로 폐업 대책이다. 정부 대책에는 소상공인을 위한 저신용 전용자금을 확대하고 실업급여 지급수준과 기간을 높이는 등 '폐업 소상공인'에 대한 안전망 강화 대책도 일부 포함됐다.

그러나 이게 얼마나 도움이 될까. 이미 죽어가는 소상공인에게 저리로 대출을 해주며 산소호흡기를 대어주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지 궁금하다. 권리금 폭탄을 돌리며, 최저임금에 울분을 토하고, 임대료에 괴로워한다면. 그래서 정말 하루도 쉬지 않고 일하면서도 아르바이트생보다도 월 수입이 적다면 빨리 사업을 접을 수 있게 도와주는 게 정부의 역할이다. 이건 중소벤처기업부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취업시장의 유연성 문제부터, 실업정책, 평생교육, 중소기업 정책 등 각종 일자리, 복지정책을 모두 살펴야 가능한 일이다.

이게 제대로 설계되지 않으면 소상공인 대책은 무의미한 연명치료와 다를 게 없다는 것이 소상공인들의 목소리다. 정부 지원, 세금으로 사업의 수명을 연장하다가 사업을 접은 소상공인은 곧 다시 가게 문을 연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고꾸라진다. 이 악순환을 반복하는 것은 역시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오래 전부터 전통시장과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적지 않은 예산과 다양한 지원제도가 추진되어 왔지만 국가가 개인인 소상공인을 직접 지원하는 현재의 체계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때문에 정부정책의 온기가 바닥까지 전달될 수 있도록 돕는 지방정부의 역할도 중요해 보인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지자체마다 유통산업발전법에 의한 전통상업보존구역을 설정하여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정확하게 말하면 대형마트나 SSM입점을 저지하기 위한 방어막 구역 설정은 있지만 구역 내 상인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 정책과 제도를 가진 지자체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분명 관련 조례에 전통상업보존구역 내 상인을 지원할 수 있다는 명문화된 규정이 있지만 말이다.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서 지방정부의 역할 강화가 필요하다.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정부 정책과 연계한 지방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소상공인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  지금처럼 단순히 지자체 예산 일부를 광역 신용보증기금으로 예탁하는 소극적 자세보다는 상권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정감어린 터치가 필요한 시기라는 것이다.
 

속초/ 윤택훈기자 younth@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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