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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세계경제 활성화에 힘 모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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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세계경제 활성화에 힘 모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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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12.16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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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이 13일(현지시간) 1단계 휴전했다. 1차 합의안은 중국이 수백억달러의 미국 농산물을 구입하는 대신 미국은 추가관세를 철회하고 기존 관세율을 인하하는 내용이다. 아직 합의하지 못한 분야가 상당 부분 남았지만, 지난해 7월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첫 관세 폭탄을 때리며 본격적인 무역전쟁을 시작한 지 약 17개월 만에 극적인 합의를 이뤄낸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중 간 무역이 불공정하다고 규정하며 지난해 3월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 계획을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한 것을 기준으로 하면 거의 21개월 만이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농민 표심을 의식해 무역전쟁을 봉합하긴 했으나 중국의 기술이전 강요, 보조금 지급문제 등 핵심정점은 해소하지 못한 만큼 대선 이후의 갈등이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 또한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구매 계획이 세부적으로 발표되지 않은데다 미국의 대중 관세 문제를 두고 미중 간 이견이 지속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을 수 없다. 미중이 1단계 합의에 최종 서명하더라도 훨씬 복잡하고 어려운 쟁점들이 남아 있어 2단계 협상은 난항이 예상돼 아직 요원하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재무부, 외교부, 상무부, 농업농촌부 등 중국 관계 부처는 현지시간으로 13일 밤 11시 국무원 신문판공실이 주최한 기자회견을 통해 사실상 합의를 먼저 공식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측의 발표 직후 트위터를 통해 1단계 합의를 발표했다. 그는 “중국과 매우 큰 1단계 합의를 했다”면서 “그들(중국)은 많은 구조적 변화와 대규모 (미국산) 농산물과 에너지, 공산품, 더 많은 ‘플러스’ 등에 대한 구매를 약속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부과할 예정이었던 중국산 제품 1600억 달러어치에 대한 관세는 “부과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기존에 부과하던 25%의 관세는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2500억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부과해오던 25%의 관세는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의미다. 이어 나머지(중국산 제품)에 대해서는 7.5% 세율의 관세 부과를 밝혔다. 1200억달러 규모의 다른 중국 제품에 부과해 온 15%의 관세를 반으로 줄이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것은 모두를 위한 멋진 합의”라면서 “우리는 2020년 선거(미 대선)를 기다리기보다 즉각 2단계 무역 합의를 위한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아직 철회하지 않은 기존 관세는 2단계 무역 협상에서 중국에 대한 ‘지렛대’(레버리지)로 사용하겠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설명이다. USTR은 1단계 합의는 미국산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중국의 실질적인 추가 구매 약속을 포함하고 있으며, 지식재산권과 기술 이전(강요), 농업, 금융서비스, 통화 및 환율 등 분야에서의 중국의 경제·무역 체제의 구조적인 개혁과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1차 합의에서는 미중 합의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한 대비책도 갖추고 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재무부, 외교부, 상무부, 농업농촌부 등 관계부처도 이날 오후 11시 베이징 국무원 신문판공실에서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자청해 합의 사실을 공개했다. 중국은 ‘1단계 무역 협상에 관한 성명’에서 “중미 쌍방이 평등과 상호존중의 원칙 하에서 1단계 무역 합의문에 관한 의견의 일치를 봤다”고 밝혔다.

합의문은 △서언 △지식재산권 △기술이전 △식품ㆍ농산품 △금융서비스 △환율ㆍ투명성 △무역확대 △쌍방의 (합의 이행) 평가 및 분쟁 해결 △마무리 등 9개 장을 포함하고 있다. 중국 측은 “합의 내용이 이행되면 지식재산권 보호가 강화되고 시장 진입의 문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해 미국이 줄곧 요구한 지식재산권 개선 문제를 상당 부분 수용했음을 내비쳤다.

결국 이번 합의는 무역전쟁 종전을 향한 실질적인 진전이라기 보다 당분간 시간을 벌려는 양국의 이해관계가 반영된 일시적 봉합에 가깝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 탄핵 논란이 격화하고 대선 레이스도 본격화했고, 중국은 ‘홍콩 사태’와 경기 둔화 등으로 대내외 불안감이 상당하다.

미국에선 중국 경제시스템의 변화를 전혀 끌어내지 못한 채 농산물 구매만 늘린 이번 합의를 선거용으로 비판하는 의견도 많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윗에서 “우리는 이제 2020년 선거까지 기다리기보다 즉각 2단계 협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건 모두에게 놀라운 거래”라고 강조해 대선을 겨냥한 합의임을 시사했다. 반면 중국은 “2단계 협상은 1단계 실행 상황을 지켜 본 다음 결정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장기화로 세계 경제가 타격을 받아 글로벌 공급 사슬이 무너질 경우 두 나라에도 결코 이익이 되지 않는다. 소모적 분쟁을 접고 가라앉는 세계 경제의 활성화에 힘을 모으길 촉구한다. 미·중 무역전쟁의 휴전은 어려운 여건에 있는 우리나라 수출에도 단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려스러운 것은 중국과의 합의로 여유가 생긴 미국이 우리나라를 비롯한 여타 대미 무역 흑자국으로 칼끝의 방향을 돌릴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양국은 이성적으로 갈등을 관리하면서 국제규범에 맞게 통상질서가 자유롭고 공정하게 유지되도록 완전한 갈등해소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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