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미상 유골 진상 철저하게 밝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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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미상 유골 진상 철저하게 밝혀야
  • 전국매일신문
  • 승인 2019.12.23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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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광주교도소 부지에서 발견된 신원 미상 유골 40여 구에 대한 정밀 감식 결과가 빨라야 내년 봄에나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정확히 몇 구인지 유골이 손상되거나 뒤엉켜 있어 분류가 필요하고, 유전자 정보를 확인할 수 있을지 불투명해 정밀 감식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1년 가까이 소요될 수 있다는 게 법의학 전문가들의 소견이다.

법의학 전문가 등에 따르면, 법무부·검찰·경찰·국방부·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으로 꾸려진 합동조사반은 지난 20일 옛 광주교도소 무연고 수형자 공동묘지 개장 작업 중 나온 신원 미상 유골 40여 구(법무부 미관리 대상)를 국과수 광주과학수사연구소로 보냈다고 밝혔다.

유골 40여 구는 무연고자 합장묘 봉분 아래 콘크리트 관 위에 ‘이중 매장(지면에서 10㎝가량 아래)된 형태’였다. 콘크리트 구조물 안에 뒤섞여 있던 유골은 20상자, 주변 부지를 파낸 터에서 발굴한 흙 묻은 유골은 21상자로 나눠졌다. 40여 구 중 2구에선 두개골에 구멍 뚫린 흔적이 나왔다. 비교적 온전한 상태의 치아와 작은 크기의 두개골도 발견됐다.

합동조사반은 법의학 전문가들과 함께 유골 정밀 감식에 착수하기로 했다. 콘크리트 구조물 속에 있던 무연고 사형수로 추정되는 유골 41구에 대해서도 국과수에 신원 분석을 의뢰했다. 정밀 감식 결과를 도출하는 기간을 최소 6개월에서 1년 이상으로 법의학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상태가 온전하지 않아 각 분야 전문가들(법의학·해부학 등)이 분류 작업을 해야 하고, 핵 검사 기법으로 개인 식별이 가능한 유전자(DNA) 정보를 모두 추출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정확히 몇 구인지 밝히는 작업에만 수개월이 걸린다는 설명이다.

분류가 끝나면 유전자 시료 채취 가능성이 높은 대퇴골·치아·두개골 등을 중심으로 신원 확인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해당 유골의 유전자를 확보하면, 전남대 의과대학 법의학교실에 보관 중인 5·18행방불명자 124명의 가족 299명의 혈액과 대조 작업을 벌일 계획이다.

“유골 분류 작업과 유전자 분석 과정을 고려할 때 정밀 감식에는 최소 6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조선대 치과대학 법의치과학연구소 윤창륙 교수가 말했다. 또 “광주과학수사연구소를 찾아 유골 상태를 확인한다. 확인 뒤 향후 감식 일정에 대한 큰 가닥을 잡을 것으로 본다. 시신이 몇 구인지 최종 분류하는 게 선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1979년 12·12 군사 쿠데타 이후 1980년 전두환의 정권 장악 야욕이 한층 명백해지면서 5월 15일에는 10만여 명의 사람들이 서울역 앞에서 계엄 해제를 요구하며 이른바 ‘서울의 봄’이라는 부르는 대규모 시위를 전개했다. 이에 격분한 광주 시민들이 격렬히 저항했고, 신군부는 총칼까지 동원하여 무고한 광주 시민들을 참혹하게 살해했다.

광주 시민들은 신군부의 만행에 항거하여 일주일 동안 서로 어깨를 걸고 끝까지 투쟁했으나 역부족으로 폭압적인 계엄군의 총칼 앞에 무너지고 말았다. 이 과정에서 사망자와 행방불명자가 각각 수백명에 달했고 부상당한 사람도 수천명에 이른다. 결국 전두환이 이끄는 신군부 세력은 5·18 민주화 운동을 진압한 후, 헌법을 개정해 전두환을 대통령으로 만들었다.

이번에 발견된 유골들이 광주민주화운동 과정에서 죽임을 당한 것인지는 아직 확실하게 나온 것은 없다. 그러나 옛 광주교도소는 5·18항쟁 당시 3공수여단과 20사단 병력이 주둔했던 곳으로 5·18직후 교도소 관사 뒤에서는 시신 8구, 교도소 앞 야산에서는 시신 3구가 암매장 상태로 발견됐기 때문에 의혹이 알고 있는 것이다.

5·18 기념재단측 등 관련 단체들도 조심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재단측 관계자는 "5·18 당시 행방불명자의 DNA나 가족혈액 등 감식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지만 차분하게 결과를 기다리겠다"는 반응이다. 39년전 광주에서의 민주화에 대한 열망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이들은 원하는 것은 진상규명과 관련자 처벌이다.

지금도 5·18을 폄훼하고 그들의 정신을 왜곡하는 일들이 너무나도 당연하듯이 벌어지고 있다. 희생자들과 가족들의 한을 이 시대에 살아가는 우리들이 풀어줘야 하는 의무가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기념식에서 "불의한 국가권력이 국민의 생명과 인권을 유린한 우리 현대사의 비극"이라고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정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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