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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플레이스 10] 숨쉬기 조차 맑은 진정한 둘레길…고독마저도 감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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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플레이스 10] 숨쉬기 조차 맑은 진정한 둘레길…고독마저도 감미롭다
  • 횡성/ 안종률기자
  • 승인 2020.01.21 14: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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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노소 누구나 부담없이 즐길 4.5㎞ 코스
자연이 주는 눈요기에 각종 조형물 등 즐비
찌든 때 '훌훌' 느린 걸음으로 걷기 안성맞춤

 

 

[전국은 지금 - 핫플레이스 10]
가볼만한 둘레길 - 횡성 호수길 5코스

‘길이란 걷거나 탈것을 타고 어느 곳으로 가는 노정’, ‘둘레길이란 산이나 호수, 섬 등의 둘레에 산책할 수 있도록 만든 길’이 둘은 모두 사전적 풀이이다.

그렇다. 길은 사람이나 동물이 어디론가 가는 여정이다. 그러나 둘레길이라 하면 사전적 의미에서 더 나아가 우리는 먼저 마음의 여유와 평화의 힐링을 떠올리고, 정신건강과 함께 신체의 건강도 추구하는 여정이 되어야 한다.

언제부터인가 대한민국에는 지자체들이 앞다퉈 수많은 둘레길을 조성했다.

서귀포, 지리산 등 유명 둘레길만 해도 족히 10여 군데는 넘고, 전체수를 합하면 백여 개의 둘레길이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 길은 대부분 턱없는 거리, 또는 험난한 고갯길을 가진 코스로 이뤄져 있다.

심지어는 온갖 등산장비를 등에 짊어지어야만 도전할 수 있는 곳도 부지기수이다.

한마디로 특정인들만이 찾을 수 있는 그런 둘레길들이 대부분이다.

 

 

둘레길은 제시간에 가야만 하는 목적지가 있는 노정이 아니므로 걷는 이의 정신과 육체, 이 두 가지를 모두 만족시켜야만 한다.

시간에 쫓겨 바삐 걸어야만 하는 터무니 없는 거리이거나 등산을 방불케 하는 힘든 코스를 자랑삼아 걷는 그러한 길이 아닌,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쉽게 문을 여는 길이야말로 진정한 둘레길이다.

덤으로 걷는 내내 수려한 경관을 눈에 담을 수 있다면 이는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강원도 횡성에 그 답이 있다.

그곳에는 지난 2000년 조성된 횡성댐과 수몰민들을 기리는 망향의 동산을 중심으로 총 길이 27㎞, 6개 코스로 이뤄진 길이 있다.

이 가운데 백미는 단연 5코스이다.

산과 호수가 접한 곳에 폭 5~6m 정도의 평지가 호수를 끼고 태동하는 봄의 푸르름과 여름만이 주는 나무 그늘의 카타르시스, 가을 단풍, 그리고 겨울에는 청정 횡성의 새하얀 눈이 있는, 오래전 이발소 벽에 걸려 있는 그림과 같은 그런 길이 있다.

 

 

모래가 바닥이어서 더욱 투명한 잔잔한 호수와 푸르른 산길을 끼고 돌며, 평지를 따라 굽이굽이 시시각각 바뀌는 멀리 호수 건너의 풍경이 조화를 이루는, 누구나 여유로울 수밖에 없는 4.5㎞가 5코스이다.

자연이 주는 눈요기에 4.5㎞ 내내 횡성군이 심혈을 기울인 각종 조형물들이 어우러져 이 길에 재미라는 양념을 더하고 있다.

 

 

5코스의 시작을 알리는 망향의 동산 ‘코뚜레 길’을 시작으로 호수 전체를 눈에 담을 수 있는 ‘호수전망대’, ‘가족쉼터’, 오솔길을 따라가면 호수에 뱃머리를 대고 있는, 영화 타이타닉을 형상화한 ‘타이타닉전망대’, 수몰민들이 이용하던 옛길에 조성된 ‘장터가는 가족’ 등 나무로 만든 조형물과 곳곳에 미니화단들이 즐비하다.

입구의 넉넉한 주차장도 이곳의 여유와 풍요에 한몫하고 있다.

주변 모든 것이 청정하기에 호흡마저 맑을 수밖에 없는 이 길을 무거운 등산화 따위는 벗어버리고, 편안한 신발과 복장으로 느린 발걸음을 디뎌보자.

횡성호수길 5코스는 평지로 이뤄졌기에 혼자이어도 좋고, 연인과 함께라도 좋고, 가족 모두이어도 전혀 무리 없이 산책할 수 있는 국내에서 보기 드문 진정한 둘레길이다.

어느 계절이라도 이곳은 좋다.

 

 

 

[전국매일신문] 횡성/ 안종률기자
iyahn@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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