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詩 2] 4·15 총선, 썩은 정치껍데기를 벗겨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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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읽는 詩 2] 4·15 총선, 썩은 정치껍데기를 벗겨내자
  • 서길원 호남취재본부장
  • 승인 2020.02.02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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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혜경 시인(1958년생)

부산 출신으로 1991년 [현대시사상]을 통해 등단.
세상에 대해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다보니 매스컴에 가끔 오르내림. 
 

<함께 읽기>처음 제목만 읽었을 땐, '껍데기는 가라 / 사월도 알맹이만 남고 / 껍데기는 가라'로 시작하는 신동엽 시인의 '껍데기는 가라'가 떠올라 혹 시인의 이름이 잘못됐나 했는데 시를 읽어보니 전혀 다른 사람의 시다.

그냥 읽어보았을 때는 ‘쪽파를 까며 느낀 점을 노래한 여인의 섬세함이 잘 드러난 시이구나.’ 했다가, 이 시인의 이력을 인터넷 뒤져 알고 다시 읽어보니 새롭게 와 닿는다. 이렇게 시와 시인을 결부시켜 해석함도 시 연구의 한 방법이다.

“남의 껍데기를 벗기는데 비전문가인 나는 / 어디서부터가 속살인지를 구별할 수가 없었네”

쪽파를, 아니 파 종류를 한 번이라도 벗겨 본 사람이라면 껍데기와 속살을 구분 짓기 어렵다는 사실을 잘 알것이다.

그리고 ‘(남의) 껍데기를 벗기다’는 말에서 단순히 쪽파의 껍데기를 벗기다는 뜻이 아님을 눈치 챘을 것이다.

“껍데기는 가라? 그래, 껍데기는 가야지”

여기서 껍데기의 정체가 어렴풋이 드러난다. 가야 할, 달리는 버려져야 할 모든 존재가 껍데기에 속한다는 것을.

그러고 보면 작금의 세상에서 우리 서민들은 대부분 껍데기가 아닌지하는 생각도 든다. 껍데기는 속살로 행세하는 금수저 무리들이 볼 때는 제거 대상일 뿐이다.

“내 눈엔 버릴 것이 하나도 없는 파밭”

잘 나가는 이들(속살) 눈에 차지 않는 파밭은 껍데기나 마찬가지다. 그들에겐 버려져야 할, 즉 버림받아야 할 것들이니까.

헌데 '그것들'은 나에게는 아니다. 함부로 다뤄져도 좋을 하찮은 존재가 아니라 함께  걸어가야 할 사람들이다.

“풋풋한 내 망설임이나 자랑이나 희망까지도 / 미련 없이 내다 버릴 것이 / 두려워서 나는 울었네”

세상은 껍데기에게 관용을 베풀지 안는다. 내게 있어선 자랑거리인지 몰라도 가진자들에겐 아주 하찮은 존재들이다.

그렇게 버림받아야 할 일이 두려워서 나는 운다. 내게 남은 조그만 희망까지 짓밟는 그들이 너무나도 두려워서다.

“두려워서 나는 울었네 쪽파를 까다 말고”

쪽파를 까다보니 버려야 할 게 무척 많이 나온다. 버려지는 껍데기를 보니 그게 마치 나의 모습인양 다가온다.

따지고 보면 속살과 잘 구분되지도 않건만, 우리 함께 4·15 총선을 통해 썩은 정치껍데기를 벗겨내자.

 

[전국매일신문 - 함께 읽는 詩] 서길원 호남취재본부장 sgw@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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