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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항공업계 사상 최악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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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항공업계 사상 최악 위기
  • 이신우기자
  • 승인 2020.03.01 09: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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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선 여객 '반토막'…한국인 입국제한에 노선 감축·운휴 잇따라
LCC 대부분 '개점휴업'…임원사퇴·급여반납 등에 한계상황 봉착
아시아나·이스타 인수도 차질 빚나…업계선 "정부 긴급지원 절실"

   

코로나19의 기세가 꺾일 줄 모르며 항공업계는 벼랑 끝까지 몰리게 됐다.

세계적으로 한국발 입국자에 대한 제한 조치까지 늘어나고 있어 사실상 퇴로가 없는 싸움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지배적이다.

정부와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2월 1∼3주 전체 국제선 여객은 310만명에 그쳐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43.7% 감소했다고 1일 밝혔다. 이는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하기 이전인 작년 12월(760만명)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코로나19가 확산 기미를 보인 1월에도 국제 여객수는 788만명이었다.

인바운드(외국인 방한객)와 아웃바운드(내국인 출국)를 가릴 것 없이 여객 수요가 위축된 상황이라 항공업계의 시름은 한층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이스라엘 텔아비브 항공편에 탑승했던 객실 승무원 1명이 2월25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비상에 걸렸다. 이 승무원은 무더기 확진 판정을 받은 이스라엘 성지 순례단과 같은 항공편을 탄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인천∼로스앤젤레스(LA) 노선에도 탑승해 귀국편 기내에 있던 2월21일부터 기침 등의 증상이 있었던 사실이 알려지며 해당 승무원의 동선과 추가 감염 가능성 등을 놓고 LA 노선 탑승객과 LA 한인 사회를 중심으로 논란이 일기도 했다.

대한항공은 같은 항공편에 탑승한 승무원 30여명에 대해 14일간 자가 격리하도록 하고 인천국제공항 인근 별도 건물에 위치한 인천승무원브리핑실(IOC)을 폐쇄했다.

다음날인 26일부터 임산부 직원들에게 재택근무를 하도록 했다. 창립기념일(3월1일)을 맞아 이달 2일로 예정했던 창립기념식도 취소하고 온라인 영상 메시지로 대체하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매출액 비중이 30%에 달하는 미주 노선의 조정에도 들어갔다. 인천∼샌프란시스코, 인천∼호놀룰루, 인천∼보스턴 노선의 운항을 일부 감축하고, 기재도 일부 변경해 공급 조정을 하기로 했다.

비상경영에 돌입한 아시아나항공 역시 처음으로 유럽 노선 감축에 나섰다. 일단 지역 사회 감염이 확인된 노선이 감축 대상에 포함됐지만 향후 운항 중단 내지는 감편 노선이 더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미국 국무부가 지난달 26일(현지시간) 한국에 대한 여행경보를 3단계 '여행 재고'로 격상한데다 한국발 입국자에 대한 제한을 강화하는 국가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에 추가 타격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지난달 29일에는 베트남 당국이 갑작스럽게 한국발 여객기의 하노이 공항 착륙을 불허하면서 이미 인천공항을 출발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도중에 회항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저비용항공사(LCC)의 주력 노선인 중국과 동남아 노선에 이어 대형항공사(FSC)의 매출액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미주와 유럽 노선까지 차질이 빚어지며 항공업계 전반적으로 암운이 드리운 모습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항공업종의 시총은 작년에 이미 8% 줄었는데 연초 이후 23%나 더 증발했다"며 "정상화 시점을 예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7일 김이탁 항공정책관을 단장으로 하는 긴급 항공상황반(TF)을 꾸려 항공 노선과 관련된 국제적 동향을 신속하게 파악하고 정부 차원의 대응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전국매일신문] 이신우기자
leesw@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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