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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지자체 예산, 부산 기장군처럼 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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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지자체 예산, 부산 기장군처럼 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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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3.02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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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의 첫 휴일이었던 지난 1일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마스크 공적 판매처로 지정된 서울·경기지역 319개 농협 하나로마트 지점에서 판매를 시작하기전부터 수백미터씩 줄을 서는 서글픈 광경이 연출됐다.

이날 오후 2시부터 마스크 110만장이 풀렸고 1인당 5매씩 제한을 두었지만 새벽부터 이어진 줄은 끝도 없어 보였다. 이러다 보니 빈손으로 돌아가는 시민들도 많았다. 또 각 지점별로 번호표를 나눠주거나 선착순 판매등의 절차와 방식이 제각각이어서 항의와 소동이 비일비재 했다.

코로나 19에 노출된 국민들의 대처방법은 손씻기와 마스크 착용 뿐이다. 그런데도 공장도 가격이 400원 안팎인 마스크를 구할수 없어 새벽부터 몇시간을 기다린 끝에 그것도 운이 좋아야 5장짜리 1매를 구입할 수 있는 실정이 바로 지금 2020년 대한민국의 자화상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정부는 전국 초·중·고등학교가 보유한 마스크 1270만개 중 절반가량인 580만개를 일반 국민들에게 공급키로했다.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대구·경북 지역학교와 소규모 학교는 이번 대상에서 제외됐다. 수거된 마스크는 농협·우체국 등 공적 판매처와 일반 국민에게 공급되며 개학전 새 마스크로 전량 다시 비축해 놓겠다는 계획이다.

이에앞서 지난달 29일에는 서울·경기·인천지역에서 160만개를 수거해 공급했다.

중대본부와 교육부는 "개학 이후 학생들에게 마스크를 공급하는데 문제가 없도록 철저하게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국방부도 마스크의 원활한 공급을 위해 동참하고 있다. 마스크 수급 안정을 위해 군 장병 72명과 차량 2대를 지원했다. 이들은 부산, 전주, 파주, 안성, 동해지역 등의 생산업체에 투입돼 제품 포장과 배송 임무를 맡았다.

최소한의 보호수단으로 마스크를 매일 써야하는 상황에서 가격급등과 구매제한으로 불만이 쌓여가고 있는 가운데 부산의 한 지자체가 가구당 15매씩의 마스크를 무상으로 배포하자 가히 폭발적인 호응을 얻고있다.

부산 기장군은 예비비 55억원을 투입해 마스크, 손 소독제, 장비 등을 구입했다. 34억원 상당의 마스크 170만매, 소독제 12만병을 확보해 지난달 28일부터 관내 전 세대에 배포했다.

기장군은 7만여 세대에 1차로 마스크 5매, 손 소독제 1병을 배포했으며 앞으로 두차례 총 105만매를 지급할 예정이다. 군민들의 호을을 받은 이유는 무표배포 외에도 배포 방식에도 있었다. 2차감염을 막고자 군민들을 모아서 나눠주는 방식을 배제하고 아파트 관리사무소나 경비실까지 직접 배달한 후 안내방송으로 전달했다. 농촌마을에는 통·반장이 나눠줬으며 부재 중에는 마을회관에서 배포하는 등 대면접촉을 최대한 피하는 방법을 택했다. 이에 기장군민과 누리꾼들은 "세금을 이럴때 쓰는거다", "너무 부럽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다행스럽게도 현재까지 기장 지역에는 코로나19 확진자가 한명도 없다고 한다. 과거 메르스를 거치면서 감염병 감역단을 만들어 상시 방역을 실시하고 있으며 이번 사태가 터지면서 평소보다 10배 이상 수준으로 하고 있다는 군은 마스크도 이런 의지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김종천 기장군 청렴기획실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치료제가 아직없는 상황에서 군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 마스크 밖에 없다. 단체장의 절대적 의지가 아니었으면 어려웠을 것"이라며 "군 예산은 이럴때 쓰라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의 책무중 가장 기본적인 것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이다. 예산은 이럴때 쓰라고 국민들이 성실히 세금을 내는 것이다. 국가적인 재난이 발생했을 때에는 좌고우면하지 말고 과감하게 예산을 써야한다. 이번 기장군의 속깊은 예산배정에 박수를 보낸다. 타지자체들도 반면교사로 삼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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