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메르스에 대처 포항시에 배워라
상태바
기자수첩 메르스에 대처 포항시에 배워라
  • 성민규 지방부차장, 포항담당
  • 승인 2015.06.16 04: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국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공포에 휩싸였다. 수도권과 대전·충남, 전북지역에 집중해 있던 메르스 환자 분포가 한반도 서쪽에서 동쪽으로 확산되면서 관계당국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에 따르면 16일 현재 누적 메르스 확진자는 154명이며 퇴원자(17명)와 사망자(19명)를 제외하고 격리병실에서 실제 치료 중인 환자는 118명이다.실제 치료 환자 118명 중증 환자가 16명이며, 나머지 102명은 비교적 상태가 심각하지 않은 경증 환자다. 이날 메르스 확진자는 전날보다 4명 늘었고, 퇴원자와 사망자는 각각 3명씩 증가했다. 격리자는 총 5천586명으로 전날보다 370명 늘었다. 지금까지 격리 해제자는 총 3천505명이다.서울삼성병원의 '자만'과 정부의 ‘오판’이 사태를 키웠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확진 환자 분포가 대전·충남을 거쳐 호남으로 남하하는 양상을 띠면서 좀처럼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나마 부산을 제외한 충북과 강원, 영남지역은 확진자 발생 표시가 거의 없어 청정지역으로 분류됐다.하지만 지난 12일 경북지역에 메르스 양성환자가 발생했고 16일 대구에서도 확진환자가 발생하는등 우려했던 사태가 벌어졌다.경북 경주에서 확인된 메르스 환자가 근무하는 포항의 한 학교와 다녀간 병원, 약국 등에서 381명과 직·간접 접촉한 것으로 파악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이 환자는 지난 7일 1차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고 의심환자로 분류돼 동국대 경주병원에 격리돼 치료를 받고 있었으나 12일 2차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메르스 청정지역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더 이상 지역에서 확산이 되지 않도록 관계당국의 선제적 조치가 요구되는 시급한 상황이 온 것이다. 포항지역의 경우 16일 현재 메르스 의심대상자는 자택격리 139명, 능동격리 116명 등 모두 255명이다.포항시는 메르스 확진자 발생 이후 자택에서 격리 중인 학생들을 정밀 모니터링하는 한편 휴업 중인 해당 학교 학생과 학부모에게 예방수칙 등이 담긴 가정통신문을 발송했고 확진환자와 직·간접 접촉한 사람들에 대해 역학조사를 벌여 모두 음성인 것을 확인했다.이와 함께 종합병원 4곳에서 선별진료실을 운영하고, 병원 주출입구에 열화상 감지기를 설치해 환자와 방문자를 밀착 감시하는 등 긴장을 끈을 놓지 않고 있다.포항시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확산되고 있는 루머들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해명에 나서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지역 정치인들도 앞다퉈 메르스 관련 긴급회의에 동참, 피해 최소화를 위해 발벗고 나설 것을 약속하며 관계당국의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다.전통의 축구 명가 포항스틸러스도 메르스 확산방지를 위해 두 팔을 걷어부쳤다. 포항스틸러스는 17일 인천과의 홈 경기에 팬들이 안심하고 경기장을 찾을 수 있도록 보건소와 함께 방역과 소독을 실시했다.특히, 완벽한 공중보건을 위해 이날 경기장을 찾는 관중들에게 입장시 손소독을 실시하고, 출입이 잦은 화장실 등지에 개인 손세정제를 배치해 개인위생에 대한 준비도 철저히 했다.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민·관의 노력이 그 어느때보다도 빛을 바라고 있는 것이다.반면, 지금 중앙 무대에선 메르스 확산문제를 놓고 정치권이 대립각을 세우며 연일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여당에선 정치적 공세 수단으로 악용하지 말라며 야당을 비난하고, 야당에선 정부의 방관이 사태를 확산시켰다며 연일 맹공세를 펼치고 있다. 심지어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해 유력 정치인들의 차기 대권 행보에 대한 기사까지 보도되면서 본질이 호도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일부 언론들도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여과없이 보도해 사회 불안감만 조장하며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는 실정이다.이번만은 정치 논리와 프레임 싸움에서 벗어나 메르스 자체에 집중해야 한다. 동해안 변방의 중소도시 포항이지만, 메르스에 대처하는 자세만큼은 우리나라 제1의 도시라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다만, 안타까운 것은 비상근무에 밤을 지새우며 파김치가 다돼버린 공무원들이 늘어나고 있는 점이다. 이들의 얼굴엔 비장함마저 느껴진다. 하지만 어제까지 사명감에만 목을 멜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대책 마련이 절실해 보인다.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은 역병(메르스)과 가뭄이 겹친 난세다. 난세에는 영웅이 나타난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지금은 영웅보다는 ‘내 탓이로다’를 외치며 서로가 힘을 모아 난세를 이겨내고 볼 일이다.그래서 제안한다. 내부적으로는 치열하게 노력하고, 외부적으로는 조용하고 신속하게 대처하는 포항시의 자세를 배워보는 것은 어떨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