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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 칼럼] 산불예방! 깨진 유리창의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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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 칼럼] 산불예방! 깨진 유리창의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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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3.08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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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춘 전남 순천국유림관리소장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대한민국이 온통 혼란에 빠져있다. 장기간 지속되어 온 저성장 기조와 함께 ‘코로나19’로 인한 건강 문제까지 겹치면서 사회적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양상이다. 요즘 같은 어려운 시기일수록 국민 모두가 하나로 뭉쳐,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길 바래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 모두 각자의 위치에서 흔들리지 않고, 기본과 원칙을 지키면서 정상적인 활동에 임했을 때 비로소 빠른 극복이 가능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바야흐로, 산림공무원들의 숙명인 산불시즌이 돌아왔다. ‘코로나19’로 인한 국민들의 피로감이 나날이 심화되고 있는 금년에는 그 어느 해보다 산불예방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산불예방을 위해 우리 국유림관리소에서는 산불예방전문진화대 80여명을 일찌감치 현장에 배치하여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또, 산불진화차량과 진화장비에 대한 정비는 물론, 산불현장 영상모니터링 시스템 및 드론영상을 결합한 중계 훈련까지 마치는 등 ‘IT를 접목한 체계적인 산불진화ㆍ지휘시스템 구축’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그러나 정부기관에서 아무리 준비를 잘한다 하더라도 국민들의 “나 하나쯤이야”라는 식의 인식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국가적 재난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이번 “코로나19사태”에서도 새삼 재확인할 수 있었다.

독일의 심리학자 ‘링겔만’이 줄다리기 실험을 통해 정립한 ‘링겔만 효과’는 ‘시너지 효과’와 반대되는 개념으로 집단에 소속된 사람의 수가 늘어날수록 개인이 내는 성과의 수준은 줄어드는 현상을 의미한다. 이러한 현상은 익명성이 보장된 줄다리기 실험에서 ‘나하나 쯤이야’ 라는 생각이 만연하게 되면, 결국 그러한 생각을 갖는 사람의 수만큼 힘이 발현 되지 못함으로써 악영향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산불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우리나라 산불은 653건이 발생했으며, 여의도 면적의 11배(3,245ha)에 해당하는 산림이 소실되었다. 이중 413건(63%)의 산불은 입산자 실화, 담뱃불, 농산폐기물 소각 및 논두렁 태우기 등 사소한 부주의가 원인이었다. “나 하나쯤이야”, “나는 괜찮겠지” 또는 “설마 산불이 나겠어?”라는 안일한 생각이 엄청난 피해를 불러 일으켰다고 볼 수 있다.

올해는 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있고, ‘코로나19’와 같은 국가적 재난수준의 위험이 발생하고 있기에, 추가적인 사회적 혼란을 가중할 수 있는 대형산불의 발생만은 국민 모두가 나서서 철저히 막아야 하겠다. 이를 위해서는 산불예방에 대한 대대적인 홍보도 중요하지만, 사소한 규칙위반에 대해서도 관용을 베풀지 않는 정책의 집행도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깨진 유리창이 있는 건물을 그대로 두면 사람들은 그 건물이 방치돼 있다고 판단하고, 다른 유리창을 부수면서 절도 폭력행위를 일삼게 된다는 범죄학자 “조지겔링”의 “깨진 유리창이론”은 작금의 시대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과실로 인하여 타인의 산림을 태운 자나, 자기 산림을 불에 태워 공공을 위험에 빠뜨린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법 규정을 널리 알리고, 철저히 집행하여 ‘나 하나쯤이야’ 라는 안일한 생각을 바꾸는데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이와 함께, 국가적으로 더욱 더 어려운 시기인 금년만이라도 산불이 발생하지 않도록, 성냥이나 라이터, 버너 등을 소지한 상태로 산에 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하겠고, 산림과 가까운 곳에서는 허가 없이 논밭두렁이나 쓰레기를 태우는 일 역시 삼가 해 주실 것을 국민 여러분께 간곡히 호소하고 싶다.

우리민족은 저력이 있는 민족이다. ‘나하나 쯤이야’ 하는 안일한 인식에서 벗어나 ‘나부터 라도’ 라는 다부진 생각을 갖게 된다면 ‘코로나19’의 조기 극복은 물론, 산불로부터 아름다운 금수강산을 보호하고, 미래세대에게 보다 건강한 숲을 물려 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전국매일신문 전문가 칼럼] 박상춘 전남 순천국유림관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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