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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지도자의 덕목과 홍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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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지도자의 덕목과 홍준표
  • 박희경 지방부국장
  • 승인 2020.03.19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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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경 지방부국장

대한민국의 검사 출신 변호사, 정치인 및 유튜버. 모래시계 검사로 알려진 뒤 정치에 입문, 4선 국회의원과 이명박 정부 시절 한나라당 원내대표 및 대표를 거치고, 박근혜 정부 시절에는 제35, 36대 경상남도지사를 지냈다. 19대 대선 출마를 위해서 도지사 직을 중도 사퇴한 이후 대선에 출마했으나 2위로 낙선하고 이후 자유한국당의 초대 대표를 역임했다.

현존하는 보수계 정치인 중 커리어가 가장 좋은 사람 중 하나다. 굵직한 것만 봐도 4선 의원 + 원내대표 + 재선 도지사 + 제1보수당의 대선 후보 + 당 대표 2회다. 경상남도 창녕군 출신에 경남도지사까지 역임했지만 정치적으로 PK보다는 TK 계열로 분류하는 사람들이 많은것도 사실이다.  본인도 스스로 TK의 성골은 아니라도 진골은 된다고 주장했을 정도다.

경상남도 출신이지만 중고등학교를 당시 경상북도였던 대구시에서 다니며 성향과 인맥이 형성된 케이스다.  지난 25년 동안 할 수 있는 역할과 누릴 수 있는 지위 다 누린 아주 특별한 사람임에 틀림없다.

그런 그가 공천에서 낙마하고 그 결과를 승복할 수 없어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대구에서 출마한단다. 동대문에서 정치에 입문해 줄곧 당선되어 당의 대선후보로 나섰다가 패배하고, 1년 쯤 쉬다가 정계에 복귀해 고향인 창녕에서 국회의원 출마를 준비했다. 이후 험지출마 압력을 피해 양산으로 갔다가 컷오프되고, 당이 쫒아 냈으니 가고 싶은 곳인 대구로 와서 무소속 출마, 당선 후 복당해 괴롭힌 사람들을 혼내 주겠다고 기자회견까지했다.
 
"당 공천 못받으면 대구도 험지다. 300만 당원이 눈에 밟힌다" 현역의원이 있는 곳은 면이 받혀서 안되겠고, 김부겸과 주호영은 30년동안 잘 아는 사이라서 수성갑은 절대 안되고, 그러다보니 당시 대선출마 당시 지지율 1위가 나온 수성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일련의 기사들을 보며 씁쓸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저질 코미디도 아니고 국민들을 상대로 말장난하자는 것도 아닐 것인데, 한 나라의 최고 지도자 반열에 있는 사람의 언행이라고 보기가 민망스럽다.

국회의원 뺏지를 달아야 정계에 정식으로 롤백하는 것으로 여기고 차기 대선에 다시 한 번 도전하기 위해서라도 이번 총선을 통해 국회로 복귀해야겠다는 절박한 마음이야 알겠지만, 속내가 너무 빤히 드러난다.

아무리 다양한 수사로 미화시키고, 탓을 공관위로, 당 대표로 돌려봐도 결과는 결국 먼 길을 돌아 대구로 오는 것이다.

대구시민으로서 거물급 정치인이 오시는 것은 환영한다. 그렇지 않아도 통합당에 모든 것을 내어 주고도 공천 물갈이 대상으로 몽땅 내몰리면서도 말한마디 못하는 지역의 무능한 정치인들이 싫고, 지역민의 지지로 당을 유지하면서 지역 민심을 이용만 하는 나쁜 통합당 지도부는 더욱더 밉고, 그나마 덜 미운 당신이기에 차라리 지역민심을 당신이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방법이 틀렸고 명분이 틀렸다. 대구에서 출마를 결심했다면 지금처럼 오는 것이 아니라 ‘코로나19’로 지치고 힘든 대구 민심을 위로하고 다독이며 대구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살피고 고민한 다음 시민에게 희망과 용기가 되는 메시지를 먼저 주셔야 했다. 누구(안철수)처럼 묵묵히 자원봉사를 했다면 더욱 좋았겠지만...

지역구 선택의 명분도 틀렸다. 당의 잘못된 공천을 지적한다면 잘못된 공천지역을 선택하는 것이 맞다. 진박논쟁의 중심인물임에도 공천을 받은 지역구를 선택하여 도전하는 것이 명분에 맞다. 더군다나 그 지역이 젊은 시절 꿈을 키우던 연고지라면 더욱 의미가 있다.

대구의 심장은 수성을이 아니라 어쩌면 중남구다. 한 가지 더 명분을 붙이자면 오늘날 ‘코로나 19’의 확산 진원지인 신천지 대구교회가 남구에 있다. ‘코로나 19’에 대응하는 결연한 의지로 지역을 되살리고 위기를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전환시키는 지도자가 되겠다고 선언한다면 그나마 당신의 대구 선택의 명분은 억지로라도 설 수 있고 대구시민은 그런 이유로 당신을 안아줄 것이다.  애정을 가진 한 유권자로 드리는 말씀이다.

이제 대구시민들은 기웃거리고 기회를 보며 당선 가능성을 계산하는 얄팍한 모습이 아니라 당당하고 떳떳한 지도자의 모습을 보고 싶어 한다. 현역 의원이 자리를 비운 곳이 쉬운 선택이라 여기고 수성을을 선택한다면 오히려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훨씬 더 많을 수도 있음을 알았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전국매일신문] 박희경 지방부국장
barkhg@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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