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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日, 올림픽개최 위해 숨기는 것 없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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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日, 올림픽개최 위해 숨기는 것 없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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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3.25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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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오는 7월 개최 예정인 도쿄올림픽 연기론이 제기된 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나서 연기 가능성을 밝혀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올 7~9월까지 개최 예정인 도쿄올림픽과 패럴림픽의 연기 가능성을 놓고 도쿄올림픽조직위 집행위원이 연기문제를 언급하자, 조직위원장은 이를 적극적으로 부인해 왔었다.

그 동안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도쿄올림픽과 패럴림픽 연기 가능성에 대해 부인으로 일관해 왔다.

소신을 굽히지 않던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전화통화로 7∼8월 열릴 예정이던 도쿄올림픽을 내년으로 미루기로 24일 전격 합의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통화 뒤 아베 총리는 “도쿄올림픽을 1년 정도 연기하는 구상에 관해 바흐 위원장과 의견일치를 이뤘다”고 밝혔으며 IOC도 올림픽연기를 공식발표했다.

이날 오후 바흐 위원장과 전화회담을 마친 아베 총리는 “도쿄올림픽을 대강 1년 정도 연기하는 것을 축으로 해서 검토해줄 수 없는지 제안했다. 바흐 회장에게서 100% 동의한다는 답을 받았다”고 밝혔다.

지난 23일에는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을 완전한 형태로 개최하기 어려울 경우 연기도 고려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이 나온 하루 뒤에 연기에 전격 합의를 했다.

이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는 7월 개막 예정인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의 1년 연기를 언급해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특히, 올림픽 개최문제는 일본의 판단을 존중한다던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으로 1년 연기견해를 표명해 일본 정부와 사전교감이 있었는지 에도 관심이 쏠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쩌면 그들은 1년간 연기할 수도 있다”면서 “1년 늦게 연다면 무(無)관중으로 치르는 것보다 더 나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도쿄올림픽 1년 연기론에 불을 붙인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됨에 따라 7월 24일 열리는 도쿄올림픽의 연기 혹은 취소 가능성이 일본에서 진작부터 제기되고 있었다.

그때마다 일본 정부와 대회조직위, 국제올림픽위원회는 예정대로 개최한다고 강조해 왔지만, WHO가 코로나19 관련 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함에 따라 대회의 정상개최를 장담할 수 없었다.

마이니치신문은 지난 13일 ‘도쿄올림픽 통상 개최에 암운’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해자(垓字·성 주위를 둘러 파서 만든 못)가 서서히 메워지고 있다”는 일본 정부 관계자의 발언을 전하기도 했다.

일본 정부는 도쿄올림픽의 정상 개최를 원하지만, 주위 환경의 변화로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몰리고 있다는 발언으로 해석됐다. 

실제 다카하시 하루 유키 대회조직위 집행위원은 10일자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조직위 차원에서 코로나19의 영향을 논의하지 않았다”고 전제하면서 “올 여름 올림픽이 열리지 않는다면 1~2년 연기하는 게 가장 현실적인 옵션”이라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도쿄올림픽이 올 가을로 연기되면 미국 프로풋볼(NFL)과 메이저리그(MLB) 등 미국의 인기스포츠 이벤트와 겹치기 때문에 중계권을 보유한 미국의 방송사가 난색을 보일 가능성이 높았다.

미국 중계권을 독점한 NBC는 2014~2032년 중계권료로 120억 달러(한화 약 14조원)를 지불하는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일본 내외에서도 이왕에 연기된다면 내년 7월로 연기되는 것이 IOC가 중계권 수입을 챙기는 데도 유리할 것이란 여론이 높았다.

게다가 아베 총리의 임기는 내년 9월까지 이기 때문에 내년 7월이면 임기 내 개최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일본 정부 내에서 1년 연기 이야기가 나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정부는 도쿄올림픽의 정상개최 입장을 고수해 왔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오는 4~5월까지도 멈추지 않으면 결국 연기 쪽으로 가닥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었던 것이다. 

가장 문제 시 되는 것은 도쿄올림픽 시설에서도 방사선량이 높게 나타나 도쿄올림픽참가 선수들이나 100여만 국내외 관중들에 피폭위험이 크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어 크게 걱정이 된다.

성화 봉송출발 지점인 J빌리지 주차장 지표면에서 최대 71μ ㏜의 핫스폿이 발견됐다고 2월 16일자 경향신문이 보도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이는 사고 전 후쿠시마 평균 방사선량인 0.04μ ㏜의 1,775배에 달한다고 그린피스가 지적했다.

또 스포츠시설 아즈마구장 옆을 지나는 도로변인근과 후쿠시마 시내 45곳에서도 핫스폿들이 발견됐다고 한다.

그린피스는 이번 조사결과를 토대로 일본 정부에 피난지시 해제지역의 모니터링과 제염, 주민귀환 정책과 피난지시 해제계획의 재고 등을 요구한바 있다.

이 같은 위험상황을 제대로 조치하지 않고, 도쿄올림픽을 개최해 후쿠시마의 부흥과 안전성을 대내외에 과시할 장으로 활용한다면 아베 신조 정권에 크나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정부가 방사성 오염지역을 숨기는 것이 없이 정확히 파악하고, 관리할 능력을 갖고 있는지를, 의심하게 하는 결과를 초래해서는 안 될 것이다.

코로나19 위험에다, 혹여 방사능위험까지 겹쳐있는 것을 국제사회에 정확하게 알려주지 않고 올림픽을 개최할 경우, 일본의 부흥이 아니라, 그 반대로 엄청난 결과를 가져오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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