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강력한 처벌로 불법생태계 뿌리뽑아야
상태바
[사설] 강력한 처벌로 불법생태계 뿌리뽑아야
  • 전국매일신문
  • 승인 2020.03.30 11: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명 텔레그램 '박사방', 'n번방' 등 사건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와 국민적 공분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주동자 조주빈(24) 뿐만아니라 영상을 시청한 '관전자' 모두를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현행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11조는 영리를 목적으로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을 판매한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고 이를 소지한 자 또한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따라 텔레그램에서 영상을 시청하기만 한것으로는 죄를 묻기 어렵다는 전망이다. 법무부가 법을 개정해 단순 시청도 처벌하겠다고 밝혔으나 입법 절차 등을 고려해보면 이번 'n번방' 사건은 처벌할 수 없게 된다. 이에 국회는 '텔레그램 n번방 방지법'을 발의하고 20대 국회내에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민주당이 성적 촬영물을 이용해 협박하는 행위 등을 처벌하기 위한 형법·성폭력 처벌법·정보통신망 개정안 이른바 'n번방 3법'을 5월 국회에서 최우선으로 처리하겠다며 선대위 산하에 '디지털 성범죄 근절 티에프'를 설치키로 했다. 정의당도 4·15총선 전 원포인트 임시국회를 소집해 'n번방 3법'처리로 주문했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성범죄와 관련된 별도의 독자법률을 만들어 새로운 범죄유형에 맞는 종합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법무부도 디지털 성범죄 사건에 엄정대응과 피해자 보호 및 재발방지를 위해 수사지원팀, 법·제도개선팀, 정책·실무연구팀, 피해자보호팀, 대외협력팀 등 5개팀을 TF산하에 꾸렸다.

이는 'n번방'등 불법 성착취 영상 제작·배포에 관여한 피의자들에게 형법상 범죄단체 조직죄를 적용하고 이들이 벌어들인 범죄수익도 철저히 환수 하겠다며 대국민 사과를 한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후속 조치다.

또한 서울 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를 중심으로 검사 등 21명의 인원으로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 TF'를 꾸려 '박사방' 운영자 조씨 관련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이 TF에 검찰 내 성추행 폭로로 미투운동을 촉발한 서지현(47·연수원 33기) 검사가 대외 협력팀장으로 합류했다.

검찰이 최근 '박사방' 운영에 관여한 공범 4명을 구속했는데 이 가운데 이 아무개(16) 군도 '태평양 원정대'라는 텔레그램 대화방을 만들어 성착취물 유포혐의로 법정에 서게 되는데 이 재판을 맡은 오덕식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를 사건에서 배제해 달라는 국민청원에 37만명 이상이 동의하며 누리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이 반발하는 이유는 지난해 8월 고 구하라씨의 전 남자친구인 최종범씨 사건과 관련 협박·강요·상해 등은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지만 최씨의 범행이 계획적이라기보다 우발적이었다는 점과 문제의 동영상이 촬영된 경위, 실제로 이를 유출·제보하지는 않았다는 점 등을 참작해 성 폭력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는 무죄를 선고했다.

또한 같은해 고 장자연씨 성추행 혐의로 기소된 전 조선일보 기자 조희천씨에게도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한국여성단체연합도 성명을 내고 n번방 재판 이렇게 심각한 결격사유가 있는 문제적 인물이 여전히 성폭력 관련 재판을 맡고 있다는 사실 분노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같은 성착취물을 이용한 것으로 보이는 이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지난 27일 서울 영동대교 강북 방향 중간지점에서 40대 직장 남성이 "박사방에 돈을 넣었는데 이렇게 일이 커질줄 몰랐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투신한 것으로 보고 경찰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24일 오후 11시 40분께 전남 여수에 사는 20대 남성이 음독 후 경찰에 자수하는 일도 있었다. 이 남성은 n번방 성착취물을 소지·공유했다는 취지로 경찰에서 진술했는데 조사 중 이상증세를 보였고 자수하러 오기전 음독한 사실을 언급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또한 온라인상에서는 n번방 등과 관련한 대처방안 문의가 증가하고 수사와 신상공개에 따른 두려움을 호소하는 글들이 심상치 않게 올라오고 있다.

이번 사건과 관련 외신과 국제인권단체들도 집중 조명하고 있다. 미국 CNN 방송은 현지시간 28일 메인화면에 '한국의 젊은 여성 수십명이 암호화 메시지 앱에서 성노예를 강요당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올리면서 "이 사건으로 성적학대와 여성혐오를 해결하려고 노력중에 피뢰침이 되고 있다"고 전달했다.

국제인권감시단체인 휴먼라이트워치 여성권리국 코디네이터인 에리카은구옌은 26일 홈페이지에 '온라인 성적학대 사건이 정부대응에서 공백을 보여준다며 "법·집행, 피해자 지원 사이에 커다란 공백이 있기 때문에 정부가 디지털 성범죄에 더욱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소라넷, 웹하드 카르텔, 유명 연예인의 단체 채팅방 공개, 웰컴 투 비디오, 텔레그램 n번방까지 디지털 성범죄가 터질때마다 불법 촬영물은 자리만 옮기면서 태생되고 있다. 또한 그동안 쌓인 분노와 불신은 각종 청원과 요구로 이어지고 있다. 차제에 불법 촬영물 제작·유포자의 처벌수위를 높이고 대화방 관전자·회원까지 공범으로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