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공간 오소오소 마을활력소
쓰레기 무단투기 지역 정원 조성
내 마음의 산타 등 나눔도 앞장
[전국은 지금 - 파워인터뷰 17]
문미정 전남 순천시 덕연동장
“주민자치 17년의 역사와 주민자치 1번지로 명성을 가지고 있는 순천시 덕연동은 지역의 문제를 지역 스스로 해결하는 힘이 주민이다는 기본을 가지고 꾸려가고 있습니다.”
“17년의 자치역사는 바로 최고의 의사결정을 주민들이 한다”고 피력하는 전남 순천시 문미정 덕연동장을 찾았다.
●주민 손으로 만드는 덕연동 마을민주주의 1번지
덕연동은 주민이 주인이 되는 순천형 직접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주민자치회로 지난해 출범했다.
지역의 문제를 주민 스스로 해결하고 마을의 발전 방향을 찾기 위해 마을계획단을 모집해 마을 현안 과제 발굴부터 마을계획 수립까지 전 과정에 참여해 주민 스스로 마을을 만들어 가고 있다.
마을계획단은 직접 동네을 찾아다니면서 마을 현안을 조사하고 상상테이블 등 워크숍을 통해 마을 의제를 발굴하고 주민총회를 거쳐 마을계획을 수립했다.
지난해 의제로 발굴된 사업은 쓰레기 없는 청정도시를 위한 정원로드 조성, 덕연동 여성 안심거리 조성 등 14개 사업이다.
마을계획을 바탕으로 구체적 사업을 발굴해 우선순위를 통해 공모 사업과 동 자체사업으로 실행해 나가고 있다.
올해 마을공동체 사업으로 안전 마을 가꾸기, NO플라스틱 운동 등 풀뿌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마을의 자랑거리와 자원을 소개하는 소식지 제작, 취약가구 집수리 등 따순마을 사업, 주민자치센터 특성화 프로그램으로 마을자치 멘토링 사업 등을 운영할 계획이다.
올해도 마을계획단 56명을 구성, 마을의 현안을 발굴하고 주민총회를 통해 사업의 우선순위를 결정하고 주민참여 예산 심의 등을 거쳐 내년도 예산에 반영한다.
무엇보다 주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마을 단위 또는 전체 동 단위 총회를 개최해 수렴할 계획이다.
이향기 주민자치회장은 “덕연동 주민자치는 17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앞으로도 주민 스스로 마을의 현안을 발굴하고 실행할 수 있는 마을 민주주의 1번지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주민들과 함께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오소오소 마을활력소 마을 공동체 공간으로 자리잡아
덕연동에는 주민 누구나, 언제나, 주민이 함께 운영하는 마을공간인 오소오소 마을활력소가 지난해 전남에서는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
오소오소는 ‘손님들을 환영한다’는 의미로 주민운영단이 직접 관리 운영하고 있다.
주민운영단은 주민 누구나 활동할 수 있도록 공개 모집했다.
자치규약을 만들고 1일 4명이 자원봉사 활동을 하고 있으며 동아리활동, 프로그램, 전시회 등 20여 종의 다양한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함께 반찬 만들기’, ‘아나바다 나눔 바자회’, ‘다문화 가족을 위한 요리교실’, ‘공유부엌’ 등 주민운영단 스스로가 기획하고 운영하는 마을 공동체 프로그램도 운영, 호응을 얻고 있다.
오소오소 활력소는 올해 청소년들의 공동체 공간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교육청, 주민자치회 청소년분과 등과 협업 체계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올해 오소오소 활력소는 전라남도 마을공동체 활동지원사업 등 4개 공모 사업에 선정돼 돌봄방 운영, 청소년과 함께하는 1·3세대 옛 얘기듣기, 마을교사 양성 등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생태, 정원의 도시에 맞는 덕연동으로 디자인
덕연동에서는 어느 곳에서나 문제가 되고 있는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쓰레기 무단투기 지역에 꽃단지를 조성하는 정원로드 만들기를 추진하고 있다.
정원로드는 관내 쓰레기 불법 투기 취약지를 조사해 지역 주민과 함께 관리가 될 수 있는 곳을 대상으로 9개소를 선정했다.
특히 무단투기 상습지역인 3개소에 대해서는 폐자전거를 수리해서 판매하는 마을기업인 덕연온정과 업사이클링센터와의 협업을 통해 폐자전거를 활용한 정원로드를 올해 처음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나머지 6개소에 대해서는 꽃과 나무를 보식할 예정이다.
정원로드 사업은 무엇보다 정원을 조성해 쓰레기 불법투기를 예방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정원로드 및 무단투기 취약지에 대해서는 우리동네 골목지킴이를 운영해 꽃화분 가꾸기, 환경정비 등을 해나간다는 방침이다.
덕연동에서는 오소오소 활력소 외에도 주민들이 소통할 수 있는 공감와상을 운영하고 있다.
공감와상은 사람들이 함께 모여 이야기도 하고 운동도 하고 만들기도 같이 하면서 이웃간의 정을 쌓아가고 마을의 문제도 함께 이야기하고 해결해 나가는 공간이다.
올해도 공감와상 4개소를 대상으로 천연생활용품 만들기, 힐링원예, 요가와 생활아트 등 다양한 공익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어려운 주민들을 위한 ‘사랑의 디딤돌’
덕연동에서는 어려운 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디딤돌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어려운 이웃이 소원을 말하면 민관이 함께 풀어가는 ‘내 마음의 산타’를 운영하고 있다.
‘내 마음의 산타’는 복지사각지대 및 사례관리 대상자를 대상으로 소원을 말하면 현장 상담을 통해 민·관자원과 서비스를 연계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긴급하게 지원이 필요한 취약계층의 월동용품, 병원비, 생활필수품 지원 등 23명의 소원을 들어줬다.
또 거동이 불편해 가사 활동을 할 수 없거나 주거 환경이 열악한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클린홈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클린홈 서비스는 전문업체가 방문해 청소, 소독, 빨래 등 쾌적하고 안전한 일상생활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와 함께 안부살피기와 말벗도 되어드리는 정서 지원 활동 등도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클린홈 서비스로 20세대를 지원한 바 있다.
덕연동 행정복지센터에 들어서면 눈에 띄는 냉장고가 있다.
어려운 이웃이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마중물 냉장고이다.
2대의 마중물 냉장고는 식자재, 부식, 밑반찬 등을 전부 기부받아 운영하고 있으며 지역의 복지사각지대나 저소득층들이 자유롭게 이용하고 있다.
양효석 덕연동 마중물보장협의체 회장은 “마을이 나서서 어려운 이웃을 챙겨주는 다양한 마중물 사업으로 모두가 행복한 덕연동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문미정 동장은 “덕연동에는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먼저 나서서 동네일을 해결하는 든든한 사람들이 있다”며 “코로나19를 함께 극복하고자 부녀회에서는 살균제 1000개를 제작, 면 마스크 200개를 기부, 통장협의회에서는 다중밀집지역, 취약계층에게 배부하면서 적극 홍보에 나섰다”고 말했다.
이어 문 동장은 “일제방역에는 모든 단체들이 참여하는 등 마을을 위해 솔선수범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민이 주민들에게 디딤돌 역할을 해주고 마을의 문제는 주민 스스로 해결하는 마을 민주주의 1번지로 새롭게 도약해 나가는 순천시 덕연동의 행보가 기대된다.
[전국매일신문] 서길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