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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혁의 데스크에서] 코로나 이후 경제방역 대책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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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혁의 데스크에서] 코로나 이후 경제방역 대책은 있나
  • 최재혁 지방부국장
  • 승인 2020.04.16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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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혁 지방부국장

문재인 대통령의 최근 발언은 정권의 심리 상태를 잘 드러낸다. “우리의 코로나 방역 성과가 국제사회로부터 인정받으며 국가적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세계에 방역 한류(韓流) 바람이 일어나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 검진과 확진이 줄어들고 여당 압승이란 선거 결과가 나왔다.하지만 코로나 시나리오는 해피엔딩으로 끝날 것 같지 않다.

코로나19가 세계 경제를 녹아웃 상태로 내몰고 있다. 수요와 공급을 마비시키면서 실물과 금융시장을 동시에 무너뜨리는 형국이다. 코로나발(發) 경제 쇼크는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더 심각한 글로벌 경기 위축을 불러올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한국 경제도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위기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은 물론 일부 대기업도 구조조정 및 도산 공포에 휩싸여 있다.

이번 총선은 코로나19가 블랙홀이었다. 야당의 ‘경제 실정 심판’은 여당의 ‘코로나 극복 먼저’라는 말에 묻혔다. 성장률이 곤두박질치고, 기업이 문을 닫고, 실업자가 넘쳐 나도 ‘코로나 탓’이면 그만이다.

북한이 최신 미사일을 마구 쏘아대도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선진국의 유례없는 호황기에 우리 경제만 바닥을 기게 한 소득주도성장이나 탈원전 같은 경제정책은 더 이상 시빗거리도 아니었다.

1988년 민주화 이후 치러진 8번 총선, 그런데 이번처럼 이슈가 통째로 실종된 선거는 처음이다. 대체로 총선은 정권의 중간평가 형태를 띤다. 실정, 악정, 무능에 대한 응징이 그 자그마한 투표용지에 각인된다. 공수(攻守)에 나선 전사들간 설전 수위가 높아지고 악성 제보가 난무해도 정권 심판은 그런대로 이뤄졌다. 유권자의 표심은 놀랍도록 공평하다. 황금 분할이거나 독점 견제였다.

이슈가 살아있었다. 그런데 이번 총선에는 그런 역학이 사라졌다. 투표용지에 후보는 잘 분간되지 않았다. 격려투표 아니면 견제투표? 그래, 미래 건사에 힘을 실어 도장을 꾹 눌렀다. 가까운 미래의 최대 위협은 아무래도 경제폭풍이다. 게오르기에 IMF 총재가 최근 폭탄선언을 했다.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악의 상황이 몰려온다고. 189개국 중 170개국이 마이너스 성장에 빠질 것임을 구체적 수치를 들어 경고했다. 전 세계를 강타한 대재앙에 한국경제가 견딜 수 있을까.

한국은 이미 경제역병(疫病)에 걸려 있다. 그것은 소득주도성장은 경제활력을 무작정 제거한 표백제였다. 쓰러지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은 코로나의 최후 일격을 받고 주저앉았다. 그들에게 베푼 재난지원금, 대출금, 세금감면, 부가 혜택 등은 사실상 경제악정으로 잃어버린 소득의 회수다. 회수치고는 초라하다. 보은(報恩)투표? 시달린 데 대한 위로금일 뿐이다.

올해 한국 경제에 대한 전망이 매우 어둡다. 해외 경제전문기관들은 대부분 마이너스(-) 성장을 예측하고 있다.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2%대 초반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석달째 지속되면서 역성장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국내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한국전쟁이 끝난 1953년 이후 두번뿐이다. 세계적인 오일 쇼크가 밀어닥친 1980년(-1.7%)과 국제통화기금의 지원을 받았던 1998년(-5.5%)이다.

IMF사태 이후 22년 만에 다시 마이너스 성장에 대한 경고음이 커졌다. 코로나19 사태가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국내 경제를 지탱하는 내수와 수출 모두 최악이다. 생산과 투자 등 주요 지표들도 동반 하락세다. 제조업 가동률도 크게 떨어졌다. 기업들이 느끼는 체감경기인 기업경기실사지수도 대폭 하락했다. 1·2분기 연속 전분기 대비 역성장이 우려되면서 글로벌 경기분석기관은 한국이 1년 안에 경기침체에 빠질 확률이 높다고 예상한다.

글로벌 경기분석기관들은 최근 들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낮추고 있다. 일본 노무라증권은 (-) 6.7%, 영국 경제분석기관인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 3.0%로 각각 전망했다. 미국 모건스탠리는 (-) 1.0%, 스위스 금융기업 UBS와 영국의 금융회사 스탠다드차타드는 각각 (-) 0.9%, 0.6%로 예측했다. 코로나19 사태는 종전의 글로벌 경제위기와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강력하다. 전세계 대다수 국가들도 마이너스 성장이 우려되는 최악의 위기 상황이다.

국내에서는 이미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이 시작됐다. 자영업자, 소상공인, 중소기업은 물론 중견·대기업까지 확산되고 있다. 명예퇴직, 구조조정 등 고용 불안도 현실화됐다. 정부는 자금난에 빠진 기업과 가계를 위해 100조 원 규모의 긴급자금을 투입키로 했다. 한국은행은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무제한 돈 풀기’에 나섰다. 정부와 기업, 가계는 적극적 정책시행과 혁신, 고통부담, 자구노력으로 역대급 위기를 함께 극복해야 한다.  

메르스는 3파에서 종식됐다. 코로나는 이제 1파의 끝지점, 2파와 함께 경제역병이 5000만 인구를 강타할 것이다. 경제역병은 이념에 뒤틀린 시장과 기업 적대 시장에서 창궐한다. 재정 살포에도 미래 기획이 필요하다.  그런 절박한 심정을 아는지 벚꽃잎이 하릴없이 떨어졌다.  지금부터 경제 문제부터 새판을 짜야 할 것이다. 과거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경제 실험은 지난 3년으로 족하다. 선거가 끝나도 국가는 계속 융성해야 한다.기존 틀에서 벗어난 대규모의 재정 및 통화 정책이 필요한 순간인 점은 분명하다.

[전국매일신문] 최재혁 지방부국장
jhchoi@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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