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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의 돋보기] 국민들의 극복의지 하나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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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의 돋보기] 국민들의 극복의지 하나되길
  • 최승필 지방부국장
  • 승인 2020.04.19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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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 지방부국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제21대 국회의원선거가 막을 내렸다.

이번 총선에서 여야 모두 총력전을 다짐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선거 열기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러나 총선 최종 투표율은 66.2%를 보였다. 지난 1992년 제14대 총선 당시 71.9%를 기록한 이래 28년 만에 뒤를 잇는 가장 높은 수치다. 우리 국민 전체 유권자 4399만4247명 중 2912만8040명이 참여한 것이다.

가장 최근인 지난 2016년 20대 총선 최종 투표율인 58%를 무려 8.2%포인트나 넘어선 수치이기도 하다.

사전투표율의 경우는 26.69%를 기록해 12.2%를 보였던 지난 20대 총선에 비해 2배 이상이 높다.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 여파로 투표율이 낮을 것이라는 예측과 달리 이처럼 이례적으로 높은 투표율을 기록한 것은 탄핵정국 이후 높아진 ‘주인의식’ 때문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총선을 앞두고, 비례 전용 위성정당이 난립하는 등 새로운 정치적 논점이 생긴 것도 투표율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정치평론가들은 분석했다.

특히, 코로나19가 앞으로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고, 이에 따른 경기 악화에 대한 불안감을 ‘국정안정’으로 해소하려는 국민들의 소망이 투표로 이어진 것으로 보여진다.

이 같은 우리 국민들의 투표 열기에 대해 해외 언론들은 코로나19로 많은 나라가 선거를 연기했으나 “한국은 다른 나라와 달리 선거를 치르고 있다”며 “전염병은 한국 유권자들을 막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BBC방송은 그러면서 “이번 총선이 코로나19의 재확산을 촉발할지 모른다는 두려움도 있지만 현재로선 한국이 이번 팬더믹(세계적 대유행) 속에 무엇이 가능한지를 또 한 번 증명하려는 듯하다”고 평가했다.

중동지역 매체인 알자지라 방송도 “한국인들은 엄격한 방역 가이드라인을 따르며, 국회의원을 선출하기 위해 투표장에 나갔다”며 “코로나19 발병 후 많은 국가들이 선거를 연기했지만 한국은 주요 코로나19 발병 국 중 선거를 치른 최초의 국가 중 하나”라고 전했다.

이탈리아 언론 라스탐파도 “코로나19의 비상 상황에서도 한국은 총선을 포기하지 않았다”며 “한국이 전 세계가 배워야 할 방역 모델이 된 것처럼 현 사태에서 어떻게 선거를 치러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모델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는 트위터를 통해 “총선의 기록적인 높은 투표율은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한국이 민주적 이상을 위해 헌신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며 “성공적인 총선을 치른 대한민국에 축하를 전한다”고 했다.

이처럼 해외 언론 등에서 한국의 총선에 대해 집중 조명하고 있는 것은 위기나 역경을 딛고 일어서는 한국민 만의 강인한 모습일 게다.

중국 후한시대를 이끌었던 인물들의 이야기인 ‘후한서(後漢書)’ 왕패전(王覇傳)‘에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

전한(前漢) 말기, 왕망(王莽)은 한(漢) 왕조로부터 황제위를 빼앗아 신(新)나라를 세웠으나 갈수록 악정이 계속되자 민중에서는 이를 원망하고, 탄식하는 소리가 점차 높아졌다.

AD 17년 녹림군(綠林軍)이 각지에서 봉기해 그 이름을 떨쳤고, 한 왕조의 일족인 유수(劉秀)도 원현(苑縣)에서 병사를 일으켰다.

유수의 부대가 영양(潁陽)에 이르렀을 때 그 지방의 왕패라는 자가 친구들과 함께 전쟁에 참가한 가운데 23년 6월, 40여 만 명의 왕망군과 1만여 명의 유수군이 곤양(昆陽)에서 격돌한 결과 예상을 깨고 유수군이 대승했다.

이때 왕패도 참전, 큰 공을 세웠고, 드디어 유수군은 갱시제(更始帝)를 옹립했다.

그러나 얼마 후 황제의 견제로 신변의 위협을 느낀 유수는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허베이(河北) 지방의 평정을 자청하자 갱시제가 이를 허락했고, 왕패도 유수를 따라 종군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원정은 고난의 연속이었고, 고난을 이기지 못해 이탈하는 자가 속출했다. 유수는 주변의 낯익은 병사가 줄어든 것을 보고 왕패에게 이 같이 말했다고 한다.

“끝까지 나를 따르는 사람은 너 하나뿐이구나. 세찬 바람이 불어야 비로소 강한 풀을 알 수 있다고 하더니(風知勁草)”

‘질풍경초’는 모진 바람에도 꺾이지 않는 강한 풀이라는 뜻으로, 아무리 어려운 처지에서도 뜻을 꺾거나 굽히지 않는 절개(節槪) 있는 사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이다.

요즘 세계의 많은 전문가들이 코로나19의 여파로 세계 경제가 금융위기(IMF) 이후 최악의 실업대란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는 가운데 19일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나라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 인구는 236만6000명으로, 1년 전보다 36만6000명(18.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고용 쇼크가 현실화한 지난달 구직활동 계획이 없어서 ‘그냥 쉬었다’고 답한 사람이 통계 작성 후 최대 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이번 21대 총선은 코로나19 위기 속에 국민들의 높아진 주인의식으로, 28년 만에 최고의 투표율을 보였으나 호남을 축으로 한 진보 여권과 영남을 중심으로 한 보수 야권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는 등 동서 간 갈등이 심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악의 상황에 처한 ‘코로나19 경제위기’속에 국민들의 극복의지가 하나로 결집하길 기대해본다.

[전국매일신문] 최승필 지방부국장
choi_sp@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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