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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방’ 범행 예견된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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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방’ 범행 예견된 참사
  • 이신우기자
  • 승인 2020.04.20 15: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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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무청, 사회복무요원 파견후 손떼...사회복지 무관 분야 투입 최소화해야”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이 피해자들의 신상정보를 알아내 협박하거나 사기행각을 벌일 수 있었던 것은 관공서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며 개인정보를 유출한 공범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과거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 의무를 이행한 이들은 "공무원들이 사회복무요원들에게 개인정보 처리 업무를 맡기는 것은 오래된 관행"이라고 입을 모았다.

경찰에서 이들은 "사회복무요원들에게 개인정보 조회 권한이 있는 ID와 비밀번호 등을 건넸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회복무요원의 개인정보 취급이 논란이 되자 병무청은 이들의 전산시스템 접속과 이용 등을 금지하는 복무관리지침을 각 기관에 전파하는 등 주의를 당부했다.

하지만 사회복무요원이 개인정보를 취급하는 일이 오랫동안 관행처럼 이어져 온 만큼 사회복무제도 자체의 구조적 문제점을 들여다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20일 최현수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박사방 개인정보 유출 사건을 두고 "지자체에 배치된 사회복무요원들을 전문성 있게 관리·감독할 조직 부재가 낳은, 예견된 참사"라고 분석했다.

그는 "병무청은 지자체에 사회복무요원을 배치하면서 관리와 인건비 지출 등을 떠맡기고, 이후 어떤 업무에 배치돼 무슨 일을 하게 되는지에 대해서는 사실상 손을 떼고 있다"며 "이런 구조에서 행정민원 업무에 사회복무요원이 배치되는 한 박사방 사건과 비슷한 일은 계속 반복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사회복지와 무관한 지자체 민원업무 분야에 사회복무요원 투입을 최소화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장기적으로는 대체복무제 도입과 연계해 보건복지부 산하에 별도 전담조직을 만들어 사회복무제도를 관리하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

[전국매일신문] 이신우기자
leesw@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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