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교육을 잘 받은 사람이 많이 있지만, 트랙터를 운전할 수 있는 사람은 한명도 없다”며 “부자가 되고 싶다면 트랙터 운전부터 배워 농민이 돼라” “내가 35세의 젊은 나이라면 아내와 함께 한국에서 농사를 짓겠다” “남북통일이 되면 농업의 장래가 밝게 바뀔 수 있다” 2018년 3월 농협중앙회에서 세계적 투자의 귀재 짐 로저스 회장이 농협대생과 농협임직원에게 ‘농업이 미래다’라는 특별강연에서 한말이다.
짐 로저스 회장에게 한국의 60세 은퇴자가 투자처를 선택한다면 어디가 유망하느냐고 묻자, 그는 주저 없이 “주택을 사지 말고 농장을 사라”고 말한다. 그는 또 최고의 수익률을 안겨 줄 농장은 한국의 비무장지대(DMZ) 근처의 농장이며 중국, 아프리카 등지의 농장도 투자 전망이 밝다고 한다.
또 “젊은이여 농대로 가라”고 하면서 “여러분이 은퇴할 때 쯤 농업은 가장 유망한 사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식량과 농경지 부족이 심해지면 농업은 가장 중요한 현안으로 부상하게 될 것이고, 농업분야는 앞으로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투자분야인 동시에 가장 흥미로운 직업중의 하나가 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짐 로저스 회장의 말을 들으면서 우리나라 농업이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봤다. 첫째, BT(생명산업기술)와 첨단 ICT(정보통신기술), AI(인공지능), IoT(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 첨단기술을 활용하는 젊은 차세대 스마트농업 경영인들을 육성하는 것이다. 체계적으로 육성된 인재들은 현재 고령인 농업인들이 떠나간 빈자리를 듬직하게 채워줄 것이다. 또한 이들이 꿈을 펼칠 수 있도록 과감한 농업창업정책자금지원과 농업 기술과 경영에 대한 컨설팅 사업도 확대해야 할 것이다.
둘째, 경쟁력 있는 전략 품목을 중심으로 생산단지를 조성하고, 산학협력 체계를 공고(鞏固)히 해 전문성 있는 수출농업을 육성해야겠다. 아울러 첨단 가공시스템도 병행 해 부가가치가 높은 수출구조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수출여건이 좋은 중국을 공략해야한다. 인구 14억 명이 넘는 중국은 무서운 속도로 경제성장을 하고 있다. 더불어 삶의 질이 높아지면 당연히 고품질의 먹거리를 찾게 돼있다. 자국 농식품에 대한 불신이 큰 중국에서 우리나라의 친환경 농산물 및 안전식품의 인기는 상당하다. 이와 관련해서 짐 로저스 회장이 말한 비무장지대(DMZ)는 친환경 이미지를 부각시키는데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환경이다. 경기도에서는 이미 이 지역에 친환경 사과단지를 구축하고 있지만 이를 발전시켜 친환경생태농업과 관광농업을 연계하여 테마를 조성하고 다른 작물들로 확대시켜 나가야 한다.
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 주요 식량 수출국들이 보호주의를 강화하면서 식량 수출 문을 걸어 잠그고 있다. 쌀 생산 주요국인 인도, 베트남, 캄보디아 등이 쌀 수출을 줄이거나 중단했다. 러시아도 곡물 수출 금지 대열에 합류했다. 이제 우리나라도 천재지변(天災地變) 등의 각종 재난, 전쟁과 같은 특수한 상황에서도 항상 국민들에게 식량공급 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식량생산정책을 국정의 최우선 순위로 추진해야한다.
이제 농촌은 더 이상 노인들만 남아 있는 버려진 땅이 아니다. 통일한국 시대가 열리면 인구는 8000만 명에 달하고 면적은 2배로 넘어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농업부국이 될 것이다. 우리의 농촌은 창의적 젊은이에게 가장 큰 기회의 땅이 될 수 있으며 국가의 미래성장 잠재력이 숨어있는 곳이다. 농업은 쇠퇴한 산업이 아니다. 농업은 국민경제의 발전을 좌우하는 열쇠이며, 대동맥과 역할을 한다. 새로운 가치를 창출시키는 기간산업(基幹産業)으로 도약시켜야 할 때이다.
[전국매일신문 전문가 칼럼] 문제열 국립한경대학교 연구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