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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이번에도 사과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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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이번에도 사과는 없었다
  • 호남취재본부/ 서길원기자
  • 승인 2020.04.27 1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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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동 특별한 이상없어...이순자 여사 동행
경찰 병력 500여명 법원주변 경계 강화
전두환 전 대통령이 27일 피고인으로 광주지방법원에 출석하고자 법원 청사로 이동하면서 기자들 질문을 받고 있다. 전씨는 5·18 민주화운동 당시 헬기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를 2017년 4월 출간한 회고록에서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27일 피고인으로 광주지방법원에 출석하고자 법원 청사로 이동하면서 기자들 질문을 받고 있다. 전씨는 5·18 민주화운동 당시 헬기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를 2017년 4월 출간한 회고록에서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전두환(89) 전 대통령이 지난해 3월 11일 피고인으로 광주지법에 출석한 지 1년여 만에 27일 광주지방법원에 도착했다.

전씨는 이날 오전 8시25분께 부인 이순자(83) 씨와 함께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을 출발해 낮 12시19분께 광주지법 법정동에 도착했다.

전씨는 승용차에서 내려 경호원이 내민 손을 잡고 건물 안으로 걸어갔으나 특별히 거동이 불편한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다.

이날 신뢰관계인 자격으로 동석하게 해달라고 신청한 부인 이순자 여사도 법정으로 함께 이동했다.

전씨는 “왜 책임지지 않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건물로 들어갔다.

취재진은 전씨에게 “이렇게나 많은 죄를 짓고도 왜 반성하지 않는가. 수많은 사람이 죽었는데 왜 책임지지 않는가”라고 물었으나 전씨는 고개를 돌리지 않고 경호원의 뒤를 따라 이동했다.

소복을 입은 오월 어머니집 회원들과 5·18 단체 관계자들, 일반 시민들은 전씨가 들어간 후에도 5·18 상징곡인 ‘님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며 “광주학살 책임지고 전두환은 사죄하라”고 구호를 외쳤다.

전씨는 법정동 2층 내부 증인지원실에서 도시락으로 점심식사를 한 뒤 대기하다 재판에 참석했다.

재판은 이날 오후 2시 광주지법 201호 형사대법정에서 형사8단독 김정훈 부장판사 심리로 열렸다.

한편 이날 경찰은 전씨가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을 출발한 오전 8시25분께부터 경찰 병력 500여 명을 동원해 법원 주변 경계를 강화했다.

5·18 단체 관계자들이 현장에 도착하기 전부터 경찰은 법원으로 출입하는 도로를 따라 일렬로 늘어서 경계선을 구축했다.

법원을 들어가려는 민원인 차량은 트렁크를 열어 위험한 물건이 없는지 확인 후 법원 경내로 들여보냈다.

5·18단체는 법원 정문과 후문 등에서 전씨의 엄중 처벌을 촉구하기 위해 모여들었다.

이들은 죄수복을 입은 전씨가 무릎을 꿇고 묶여있는 모습을 한 이른바 ‘전두환 치욕 동상’을 법원 정문 앞에 설치했다.

하얀 상복을 입고 온 5·18 유족들은 전씨의 동상을 때리며 그동안 쌓인 울분을 표출했다.

전씨가 법원에 출석하기 전부터 긴장감이 고조된 상황에서 보수 성향 인사들이 법원 앞에서 전씨를 옹호하거나 5·18을 폄훼하는 발언을 했다가 잠시 충돌이 일어나기도 했다.

보수 성향의 한 여성은 5·18단체가 ‘전씨 치욕 동상’을 설치한 것은 명예훼손과 모욕죄에 해당한다며 광주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하고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과정에서 항의하는 5·18단체 관계자들과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5·18단체 관계자들은 이 남성을 강제로 끌어내리려 했지만, 경찰의 제지로 큰 충돌 없이 상황이 마무리됐다.

 

[전국매일신문] 호남취재본부/ 서길원기자
sgw3131@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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