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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시, 산단 대기업에 사회공헌 압박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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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시, 산단 대기업에 사회공헌 압박 논란
  • 여수/ 윤정오기자
  • 승인 2020.05.17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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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여수시가 코로나19 발생에 따른 쇼크로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수국가산단 입주 대기업들에게 사회공헌사업을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여수시와 여수산단 입주기업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달 23일 여수산단공동발전협의회(이하 공발협) 회의에서 ‘여수산단 사회공헌 사업 추진을 위한 범시민 추진위원회 및 행정지원 TF팀 구성안’을 제안했다.

여수시는 제안서에서 “대기오염물질 측정값 조작 발생으로 지역 기업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고 지역과의 상생 발전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기업의 사회공헌사업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고 시민적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는 기구가 필요하다”며 TF팀 구성 배경을 설명했다.

범시민 추진위는 시민·사회단체, 산단업체, 언론, 예술, 관광 분야 등 25명 안팎으로 구성하고, 여수시는 산업지원과, 시민공감담당관, 공보담당관, 총무과, 기획예산과, 투자박람회과 등 6개 과 9명 이내로 행정지원 TF팀을 꾸려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로드맵도 제시됐는데, 기업 사회공헌 사업의 바람직한 방향을 주제로 한 전문가 초청 토론회, 시민 여론조사, 사회적 분위기 조성과 대기업 총수 면담 등을 추진하고, 사업내용과 규모, 입지 등을 결정해 올해 말까지 관련 사업을 추진한다는 내용이다.

권오봉 여수시장이 당연직 회장을 맡고 있는 공발협은 지난 2000년 설립돼 지역과 산단의 상생협력방안, 산단의 지역사랑 운동 전개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 온 단체다.

그러나 현재 여수산단 입주 대기업들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매출이 급감하고 사상 처음으로 적자 실적을 내는 등 경영 환경이 매우 열악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GS칼텍스는 지난 1분기 실적 발표에서 1조가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LG화학도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을 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8%가 줄었다.

다른 여수산단 석유화학 기업들도 코로나발 내수 부진, 수출길 차단 등의 영향으로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수백억원씩 적자를 면치 못했다.

더욱이 다가오는 2분기 전망은 더 부정적이라는게 여수산단 입주기업들의 공통된 견해다.  

이런 와중에 여수시 주도의 사회공헌 사업 범시민 추지위원회 TF팀 구성은 산단 입주 대기업들로서는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A 기업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지역사회 공헌 사업은 한 푼도 깍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며 “이 와중에 관 주도의 사회공헌사업 압박이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B 기업 관계자는 “기업과 지역사회가 상생하고 함께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고용 창출과 유지가 기업의 가장 큰 사회공헌”이라며 “수백, 수천억원씩 적자를 내는 어려운 상황에서는 오히려 지역사회가 기업을 응원해줄 수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여수시가 코로나19발 쇼크로 경영 위기에 처한 여수산단 입주 대기업들에게 사회공헌 사업을 압박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역사회에서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전국매일신문] 여수/ 윤정오기자
sss29969928@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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