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지방의회 의장 정당한 권한 흔들림 없이 행사해야”
상태바
[칼럼] “지방의회 의장 정당한 권한 흔들림 없이 행사해야”
  • 박희경 지방부국장
  • 승인 2020.05.19 14: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회에서나 있을법한 여·야간의 충돌이 지방의회인 경상북도의회에서 벌어졌다고 한다. 회의질서 유지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지난 12일 경북도의회 본회의장에서는 임미애 의원의 신상발언으로 민주당과 통합당 의원들 간 신경전이 일면서 양측이 거세게 충돌했다. 마치 국회서나 있을 법한 모습들이 방송을 통해 시.도민 들에게 그대로 전파됐다.

두 정당이 마치 중앙당으로부터 특별지시를 받는 것처럼 상당히 당파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무엇이 도민을 위한 일이고, 무엇 때문에 본인들이 경북도의회 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는지를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두 가지가 쟁점인 듯하다. 하나는 특정 도의원의 5분 자유발언을 도지사 방어를 위해 의장이 의도적으로 방해하였다는 것과 다른 하나는 해당 의원의 신상발언 도중 의장이 주의와 함께 마이크를 끄고 정회를 선언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민주주의 탄압이라는 주장과 정상적인 절차에 의한 회의 진행이라는 주장의 충돌이다.

다시 말해 신상발언을 요청해놓고 단상에서는 그와 전혀 관계없는 발언을 한 것이 회의규칙과 지방자치법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냐 하는 것이다.

이같은 논란이 일자 장경식 의장은 일단 유감표명과 함께 사과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일련의 행동은 관련 법규에 의한 지극히 정상적인 조치였다고 강조했다.

임미애 의원의 5분 발언 요청은 12일 본회의가 있기 하루 전인 11일 있었다. 회의규칙에 따르면 5분 발언은 본회의가 열리기 전 1시간 전까지 발언취지 등을 밝히고 의장에게 신청할 수 있다.

다만, 발언자 수와 순서에 있어 의장은 운영위원장과 협의해 발언 횟수가 적은 의원을 우선 하도록 하고 있다. 임 의원은 이미 1주일 전 5분 발언을 한 바가 있고, 당일에도 다른 의원들이 5분 발언을 추가적으로 신청함에 따라 순위에서 밀렸다

이에 장 의장은 5분 발언 대신 신상발언을 임시 허용했으나, 임 의원은 8분여 동안이나 시간을 사용했을 뿐 아니라, 발언 요청 당시 제시했던 출자출연기관장 인사 문제와 본인의 신상에 관한 발언보다는 산불 관련한 발언 등 신상발언이라고 할 수 없는 내용이 대다수여서 제지를 당한 것이다.

회의규칙상 의원의 발언은 의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또한 그 발언은 발언하기로 한 의제와 다른 것을 다루거나 허가받은 발언의 성질에 반하면 안 된다. 이를 위반한다고 인정될 때 의장은 의원에 대하여 주의를 주고 발언을 금지시킬 수 있다. 따라서 이날 장 의장이 취한 행동은 지극히 절차에 따라 진행됐다고 볼 수 있다.

실제. 지방자치법 제82조엔 회의질서유지를 위해 회의규칙에 위배되는 발언이나 행위를 통해 회의장 질서를 어지럽히면 의장은 경고, 제지하거나 발언의 취소를 명할 수 있고, 이럴 경우 필요하면 퇴장까지 시킬 수 있으며 회의를 중지하거나 산회까지 선포할 수 있다.

임 의원이 일신상 문제를 설명하거나 해명하는 신상발언을 요청해놓고 단상에서는 그와 전혀 관계없는 발언을 한 것은 회의규칙과 지방자치법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다.

의원이 직무를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발언의 자유가 당연히 보장되어야 한다. 그러나 발언이 허가되었다 하여 무엇이든지 마음대로 발언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발언의 목적과 성질에 따라서 일정한 제한이 있음도 잊어서는 안된다.

그것이 도민에 대한 의원의 책임이자 의회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기본 사항이다.

의장은 당연히 의정활동이 원활하게 수행 될 수 있도록 하는 무한책무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의정활동이 도민의 대표기관으로서 지켜져야 할 규정과 상식에 위배되는 일탈이 있으면 의장은 정당소속과 상관없이 의장에게 주어진 정당한 권한을 흔들림 없이 행사해야 한다.

 

[전국매일신문] 박희경 지방부국장
barkhg@jeonmae.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