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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언론매체, 북한 관련뉴스 오보 지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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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언론매체, 북한 관련뉴스 오보 지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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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5.24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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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외에서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에서부터 심지어 사망 설까지 다양하게 나돌았다.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나돌게 된 데는 외신들의 추측성 보도가 큰 몫을 한데다 국내 언론들까지 덩달아 인용보도에 앞장섰기 때문이다.

여기에 북한 관련정보에 정통할 것이라 신뢰했던 북한고위직을 지낸 일부 탈북출신의 국회의원 당선인들까지 한몫을 차지해 거의 사실로 확인되는 단계까지 나가게 됐다.

그런데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고 20일이 경과한 다음 모두 다 허무맹랑한 사실로 확인되고 말았다.

하지만 이 같은 보도를 한 언론매체 대부분은 지금까지 한마디 사과가 없는 것은 독자들에 대한 배려가 아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망 설, 또한 건강이상설은 지난 2일 김 위원장의 등장으로 종식됐다.

김 위원장이 지난달 15일 태양절행사에 모습을 보이지 않자 촉발된 건강이상설은 위중설에 사망 설까지 번져나갔다고 오마이뉴스가 보도했다.

오마이뉴스에 따르면 지난 4월 23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고 “현재 북한 내부에 특이 동향이 없음을 확인했다”라고 밝혔지만 그의 언급을 그대로 믿지 않고 논란은 그치지 않았다. 1980년대 김일성 사망 설부터 2020년 김정은 사망 설까지 ‘오보 북한관련 뉴스’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그 같은 원인은 북한의 폐쇄성 때문에 내부 취재원을 확보하기 어려운데다, 북한 정보에 접근하기 어렵다는 게 오보의 변명이 되고 있다고 봐야한다. 전문가들은 북한뉴스의 오보를 근절하기 위해서 ‘소식통발’ 뉴스경계와 ‘해외매체’ 인용삼가, 정부의 북한 관련정보 일정수준 공개 등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정은 위원장 건강 이상설 보도의 출처는 대부분 ‘소식통’에 따른 것이다.‘소식통’은 북한내부 소식통일 때도 있고, 미국관리 혹은 중국 내부 소식통인 경우도 있었다. 미국 CNN은 미국 관계자의 말을 근거로 삼았고, 블룸버그통신도 나름대로 관리의 말을 인용했다고 한다.

결국 입에서 ‘입’을 타고 전해진 소식인 셈인데, 문제는 ‘소식통’에 대한 신뢰도가 문제가 되고 있다. 언론매체들이 자주 인용하는 ‘소식통’은 매체의 주장대로 권력의 핵심일 수도 있지만, 그 반대일 수도 있다. ‘카더라’식의 이야기가 정체불명의 입을 통해 보도되는 경우도 있다. 2019년 5월 조선일보의 보도가 대표적이라 할 것이다.

이 신문은 당시 종이신문 1면에 ‘김영철은 노역형, 김혁철은 총살’이라는 제목으로 이들의 처형소식을 전했다. 이 기사의 근거는 ‘북한 소식통’이었다.“처형됐다”는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은 이후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함께 공개 행사에 참석하는 모습을 드러냈다. ?북한 관련뉴스는 북한의 폐쇄성 때문에 공개된 정보가 적은 편이다.

이 때문에 수치나 통계위주가 아닌 소식통을 근거로 한 뉴스가 상당하다. 2013년 KBS는 북한 관련기사 293건을 분석했는데, 주된 취재원을 명확히 밝힌 경우는 56%였다.

나머지 44%는 ‘대북 소식통’의 이야기를 기사화한 것으로 밝혀졌다. 최용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전략연구실장은 “북한을 가보거나 제대로 알기 어려우니 북한에 살다 온 탈북민 등 ‘입’에 기댄 정보가 나오기 쉽다”며 “그런데 탈북민 중에서 정보를 가공하는 경우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 건강이상설이 국내에 퍼지는 데에는 외국매체 보도가 큰 몫을 했다. 미국 CNN은 4월 20일 김 위원장이 수술 뒤 심각한 상황에 처해있다는 속보를 전했다. 미국 정부 당국자의 말을 인용한 보도했는데 연합뉴스를 비롯한 대부분의 국내 언론은 이를 그대로 받아 속보를 내보냈다.

이어 블룸버그통신이 김 위원장이 위독한 상태라고 보도하자, 이 역시 곧 바로 인용 보도됐다.  이들 매체가 보도한 내용의 사실관계를 확인·검증한 곳은 없었다. 김정은 건강이상설, 위중설, 수술설이 국내에 확산된 건 이른바 ‘외신 그대로 받아쓰기’를 통해서다. 전문가들은 “북한 뉴스에서 가장 정확히 많은 정보를 지닌 건 대한민국”이라고 강조했다. 

한때는 사람들이 “북한이 무엇을 하는지 관심이 없었지만, 지금은 핵무기 개발 때문에 전 세계가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핵무기를 갖춘 독재 국가이자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발전하고 있는 지역 중 하나인 동북아시아의 화약고라는 점에서 전 세계의 정책 결정자들은 물론이고, 나라 밖 소식에 관심이 많은 뉴스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여기에다 지구상에서 가장 고립된 국가라는 점이 언론매체와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한다. 정보당국이 보안상의 이유 때문에 대부분의 북한 정보를 폐쇄적으로 다룰 때, 확인되지 않는 정보가 첩보로 포장돼 유통되고 있다. 전문가집단 역시 이들 부처가 수집한 북한정보에 공식적으로 접근하기 어렵다.

북한관련 정보공유 시스템을 상호간 정보교류를 정례화하며, 기초수준의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언론매체들은 정부 당국자가 양질의 정보를 일정한 수준의 정보를 오픈해 공유하는 게 중요하다고 제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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