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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열의 窓] 화훼산업 발전을 위한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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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열의 窓] 화훼산업 발전을 위한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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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5.31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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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열 국립한경대학교 연구교수

우리나라의 화훼는 1960대 후반까지 예술의 소재에 불과했다. 1969년 서울남대문시장에 꽃 시장을 열면서 산업으로 전환되는 계기를 맞았다. 1980년대 국민소득이 2천 달러를 넘어 화훼소비가 급격히 늘었다.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정부는 화훼산업을 국내외 경쟁력 있는 유망산업으로 지정하고 육성을 시작했다. 화훼단지를 조성하고 유리온실 등 시설현대화를 추진한 것이 이 때다.

그러던 화훼산업은 2005년 화훼생산액 1조 원을 정점으로 매년 하락을 거듭하며 2018년 5,385억 원으로 추락했다. 2005년 1만2,859농가(7,950ha)였던 화훼재배농가는 2018년 6,918농가(4,353ha)로 급감했고, 2005년 1인당 꽃 소비지출은 2만870원에서 2018년 1만1,888원으로 떨어졌다. 2010년 1억 300만 달러였던 수출액은 지난해 1,700만 달러로 약 6분의 1로 떨어졌다.

이와 같은 화훼산업의 붕괴는 FTA, 유류가 인상, 환율하락, 세계경기침체로 인한 수출 부진에서 시작됐다. 2016년 시행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한 법률(일명 김영란법)은 화훼산업을 더욱 어렵게 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입학과 졸업식 등 각종 행사 취소로 농가들은 그야말로 벼랑 끝에 서게 됐다.

화훼산업의 경쟁력은 선진국의 예에서 보듯 확고한 유통체인과 연구개발, 신기술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해외시장개척에 있다. 생활 속 꽃 소비문화 정착도 중요한 요소다. 네덜란드, 미국, 일본인의 꽃 사랑은 화훼강국의 면모를 보여 주고 있다. 침체의 늪에 있는 우리나라 화훼산업의 재도약을 위해 몇 가지 당면한 발전방안을 제안한다.

첫째, 코로나19 영향으로 급감한 화훼소비 활성화를 위해 ‘범정부 화훼소비촉진 운동’을 지속해야 한다. 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에 사무실 꽃 생활화를 위한 꽃 놓기, 화훼장식 등을 설치한다. 호텔, 예식장, 대형백화점, 기업 등에서 조화를 사용하지 않고 생화를 장식토록 권장한다. 최근 ‘화훼농가 돕기 릴레이’, ‘꽃 부케 챌린지’ 캠페인으로 착한 소비를 이끌고 있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

둘째, 소비자가 쉽게 꽃을 구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자. ‘범국민 화훼소비촉진 운동’도 하고 생산자와 대형 온라인몰, 홈쇼핑, 인터넷, 24시 편의점 등을 연계해 화훼를 연중 판매하도록 지원해야한다. 공기정화용 시설, 꽃 벽걸이 등 실내 인테리어까지 가능한 소비자 지향형 친환경 화훼문화도 조성해야한다.

셋째, 고품격 문화와 연계하는 플라워 가든과 꽃 카페 등을 확충해야한다. 요즘 동네 북 카페, 커피 카페가 유행인데 여기에 꽃 카페를 함께해 차도 마시고, 꽃 문화도 확산하도록 해야 한다. 학생을 대상으로 한 꽃 활용 체험교육과 사회배려층 등을 대상으로 한 원예치료 프로그램 도입·확대도 필요하다.

넷째, 코로나19로 어려움에 봉착한 농가에 시설이나 정책자금 등의 지원이 필요하다. 기존 대출농가에 대한 상환연기, 융자금의 경우 무이자내지 금리 인하, 출하 및 경영자금 지원은 물론 에너지절감시설, 시설현대화(스마트팜) 등을 지원해 수출농업으로 육성해야한다.

그동안 축적된 기술·정보·지식을 활용하면 우리 화훼산업도 고부가가치 첨단농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 문화수준이 향상되면 꽃 소비문화도 활성화되고 자연스럽게 화훼 소비시장도 활력을 찾을 것이다. 일본, 대만,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권 경제력 향상도 향후 우리 화훼수출시장 확대로 이어질 것이다. 범국민 화훼소비촉진 운동이 꽃 생활문화로 확산되고, 수출로 이어져 꽃과 함께 번영하는 대한민국이 되기를 소망한다.

 

[전국매일신문 전문가 칼럼] 문제열 국립한경대학교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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