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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재난지원금,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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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재난지원금,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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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5.31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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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얼어붙은 지역경제와 서민경제를 살리기 위해 정부는 긴급 재난지원금이란 명목으로 정부 곳간을 열었다.

그 동안 코로나19로 인해 소상공인과 소규모 자영업자들의 휴·폐업이 줄을 잇는데다 일부 영세기업의 도산우려 상황에까지 몰리기도 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4월 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인한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과감하고 적극적인 재정투입 의지를 천명했다.

국가 부채가 사상 처음으로 1750조원에 육박하는 등 실질적 나라살림의 적자 규모가 역대최대를 기록했으나 현시점에서의 경제정책의 방점은 돈을 풀어 경기침체를 막는데 둬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정부는 전 국민에게 긴급재난지원금을 그 지역에서만 사용할 수 있도록 지역화폐나 선불카드로 지급했다. 행정안전부는 5월 중순까지 긴급재난지원금 수령가구는 2010만 가구에 지급액은 총 12조6798억 원으로 잠정 집계했다.

지급 대상 2171만가구 가운데 92.6%가 지원금을 받은 것이다.  이 처럼 대다수 국민들이 수령하면서 소비진작에는 상당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고 한국경제가 보도했다. 한국경제에 따르면 생필품 구입 등이 늘면서 식음료, 유통업체들의 매출 호조로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문제점들이 부각되고 있다. 음식점, 숙박, 여행업 등 코로나로 타격을 입은 업종은 지원금 수혜가 거의 없는 반면, 비교적 충격이 덜한 곳이 특수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소매, 유통 분야에 혜택이 집중되는 모양새다.

대기업 제품, 대형마트 등에 대한 사용을 막다보니 경쟁관계에 있는 외국계 기업들이 수혜를 입는 곳도 적잖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긴급재난지원금 덕에 특수를 누리고 있는 곳은 편의점 업계다.

재난지원금이 백화점, 대형마트 등 대형 유통채널에서 쓸 수 없다보니, 사용이 편리하고 접근성이 좋은 편의점 장보기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고가상품과 생필품 수요를 중심으로 매출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븐일레븐이 재난지원금 사용이 시작된 5일간 매출을 분석한 결과, 남성용 면도기 및 남성 화장품매출은 40% 넘게 늘었고, 와인과 양주 등도 12~17% 판매가 증가했다.

아이스크림은 나뚜루 하겐다즈 등 고가에 속하는 제품의 매출이 20% 넘게 뛰었다. 같은 기간 다른 편의점인 이마트24에서는 자녀관련 생필품 및 양주, 이어폰·에어팟 케이스 등의 매출이 큰 폭 신장했다.

어린이 음료가 71.5%로 가장 높은 판매 증가율을 나타냈으며, 기저귀(54.1%), 완구(24.7%), 아기물티슈(18.3%) 등의 순이었다.  GS25와 CU편의점에선 헤어, 바디세정 용품, 스포츠 용품이 100~200% 폭증했고, 과일과 채소, 식재료 매출도 14∼16% 늘었다. GS25 측은 “1인 가족 위주로 정육, 신선식품 등의 편의점 장보기가 늘어나고 있다”며 “완구류 등 높은 가격의 소비가 늘어났다”고 전했다.

소비자들이 그동안 미뤘던 제품을 구입하거나 서비스를 받으려는 수요도 늘고 있다. 미용실, 네일 아트숍, 안경점, 세차장, 사진관 등이 대표적이다.  성형외과·피부과 업계도 때 아닌 특수를 맞았다. 재난지원금은 병원 매출규모에 관계없이 소규모 의원 및 종합·대학병원에서 쓸 수 있다. 건강보험 비급여 진료인 탈모시술이나 미용성형 비용결제도 가능하다.

병원의 마케팅까지 더해져 성형수술, 미용시술 등을 받으려는 수요가 몰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일부 업종에만 소비가 몰리면서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처에 대한 논란이 없지는 않다. 동일한 업종이라도 외국기업 매장은 쓸 수 있는데 국내 기업매장에선 사용이 불가한 점은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다.

예를 들어 롯데하이마트에서 국산 전자제품을 구매하는 건 안 되지만, 애플매장에서 수입품을 구입하는 건 되는 식이다. 여기에 대형마트에 납품하는 중소기업들이 재난지원금 혜택을 받지 못하는 반면 고급식당을 이용하고, 골프점에서 골프채를 사는 것은 가능한 점도 문제다.

글로벌 가구 브랜드 이케아가 대형마트 규제에서 빠진 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가구협회는 “이케아에서 재난지원금을 사용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긴급 성명까지 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기존에 돈을 벌던 곳만 더 배불리게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코로나19 사태에 직격탄을 맞은 여행업, 영화관, 공연관련 업종들도 재난지원금 수혜는 남의 얘기다.

세계 주요국의 도시봉쇄로 인해 이동에 제한을 받는데다, 불특정 다수가 모이는 장소에 대한 방문을 여전히 꺼리고 있어서다.  코로나19 사태로 꽁꽁 얼어붙었던 소비심리가 일단 지표상 5월에 다소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5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4월보다 6.8포인트(p) 오른 77.6으로 집계됐다.

아무래도 쓸 수 있는 가처분 소득이 늘어난 것이므로, 분명한 경제적 효과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동안 구입하지 못했던 상품들을 구매하면서 내수진작에 기여하게 되므로 정부도 이러한 재난지원금 등을 지원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위축된 내수를 살리고, 이는 곧 기업 경기를 살리는데 있어서도 분명한 도움이 되고 있다고 봐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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