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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 칼럼] 코로나19가 바꾼 우리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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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 칼럼] 코로나19가 바꾼 우리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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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6.08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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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석 전남 순천시장

2020년, 지구촌에 사는 인류의 삶은 송두리째 바뀌었다. 정치도, 경제도, 문화도, 스포츠도 다 영향을 받고 있다. 바뀐 데에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고 부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대체로 긍정적인 측면이 더 많다.

정치의 측면에서는 위기 상황에 대처하는 지도자의 자질이 대비되면서 직접민주주의의 영역이 확대되리라는 기대감이 크다. 경제의 측면에서는 세계화의 부정적인 측면이 최소화되면서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내수시장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문화의 영역에서는 어떠한가. 스포츠의 영역이나 교육의 영역은 어떠한가. 모두 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걸맞게 사이버 문화, 사이버 스포츠, 사이버 교육이 강조되고 있다. 그러니 사이버 문화예술회관, 사이버 경기장, 사이버 교실이 개발되고 상용화되리라 전망한다.

삶의 전반적인 영역 역시 마찬가지이다. 코로나19로 모든 게 위축된 것 같지만 실은 빠름을 추구하던 삶을 되돌아보게 만든 잇점도 있다. 지나온 삶을 되돌아보면서 모두가 잊고 살았던 느림의 여유를 생각하게 한다.

생태계의 영역은 어떠한가. 인류가 불편해지자 다른 동식물이 편해진 느낌이다. 정복주의적 관점에서 자연을 개조하였던 인류가 이제는 공존의 가치를 떠올리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면서도 공동체적 가치는 더욱 강화되고, 생태계 평화가 궁극의 가치임을 다시금 인식하게 되었다. 물질적으로는 비록 부족하였을지라도 매미 울음소리 들으며 와상에 누워 평범한 일상을 즐겼던 옛날이 정신적으로는 더 풍요로웠다.

TV를 치움으로써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가족과의 대화이다. 냉장고를 치움으로써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이웃 간의 정이다. 기계를 치움으로써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기계를 사용함으로써 잊고 살았던 가치이다.

코로나19로 인하여 우리는 뒤를 돌아보면서 지나온 삶을 곱씹어보게 된다. 빠름을 좋은 것으로 느림을 나쁜 것으로, 편리함을 좋은 것으로 불편함을 나쁜 것으로 생각하며 살았던 우리에게 코로나19는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빠름과 편리함을 아 우리는 각자의 인생을 skip하며 살아온 것은 아닌지 돌아보아야 한다. 재미있는 장면만 보기 위해 동영상을 skip하는 것처럼 우리 인생에서 달콤한 장면만 보려 해서는 안 된다.

지나온 삶을 돌이켜보면 달콤했던 순간도 있지만 쓰라렸던 순간, 아찔했던 순간이 얼마나 많은가. 행복했던 순간도 많았겠지만 막다른 낭떠러지에 몰린 것 같았던 순간 또한 얼마나 많았던가.

삶의 동영상을 skip하는 것은 앞으로는 가능하지만 뒤로는 불가능하다. 편리함과 빠름을 좇아 자신의 삶의 동영상을 skip하다 보면 인생이 금세 끝나버린다.

코로나19로 지구촌의 모든 것이 멈춰버린 상태에서 우리는 우리의 삶의 동영상을 되돌려볼 수 있었다. 그러다 보니 평소에는 볼 수 없었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하였다. 눈에 보이는 가까운 미래의 확실한 위험보다 보이지 않는 먼 미래의 불확실한 위험이 더 치명적이라는 사실을 코로나19가 알려주고 있다.

 

[전국매일신문 전문가 칼럼] 허석 전남 순천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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