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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민주유공자, 독재시대 국민울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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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민주유공자, 독재시대 국민울타리”
  • 이신우기자
  • 승인 2020.06.11 09: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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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남영동 대공분실서 진행
민주주의 발전 유공 정부포상 신설
文대통령 “이름 자체로 민주주의”
이한열 열사 모친 등 19명에 친수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민주인권기념관에서 열린 6·10 민주항쟁 기념식에서 고(故) 이한열 열사 모친 배은심 여사에게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여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민주인권기념관에서 열린 6·10 민주항쟁 기념식에서 고(故) 이한열 열사 모친 배은심 여사에게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여하고 있다.

제33주년 6·10 민주화 항쟁 기념식이 10일 오전 10시 용산구 남영동 민주인권기념관에서 개최됐다.

‘꽃이 피었다’를 주제로 한 올해 기념식은 지난해에 이어 옛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진행됐다.

기념식에는 정·관계 주요 인사와 민주화운동 인사 및 후손, 민주화운동 단체 관계자 등 70여 명이 참석했다. 지난해에는 400여 명이 모였으나 올해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행사 규모를 대폭 줄였다.

기념식은 민주화운동의 역사와 연대·협력 정신을 조명한 영상으로 시작해 민주화 운동가 후손들의 애국가 제창, 지선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의 묵념사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경과보고에는 6·10 민주항쟁의 역사와 의미를 되새기고 한국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한 이들에게 감사와 경의를 표하는 메시지를 담았다. 낭독은 영화 ‘남영동 1985’에서 고(故) 김근태 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역을 맡은 배우 박원상이 맡았다.

고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인 배은심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유가협) 명예회장은 ‘33번째 6월 10일에 보내는 편지’를 낭독했다.

그는 기념식에서 낭독한 ‘서른 세 번째 6월 10일에 보내는 편지’를 통해 “다시는 우리 역사에서 민주주의를 위해 삶을 희생하고 그로 인해 고통받는 가족들이 생기지 않는 나라가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배은심 여사는 아들 이한열 열사가 1987년 6월 9일 군사정권 항거 시위 도중 경찰의 최루탄에 맞아 숨진 이후 민주화운동에 헌신해왔다.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유가협)에 참여해 민주화운동 희생자를 위한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활동을 펼쳤다. 1998∼1999년에는 유가협 회장을 맡아 422일간 국회 앞 천막 농성 끝에 민주화운동보상법과 의문사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 제정을 끌어냈다.

배 여사는 1970년 근로기준법 준수를 촉구하며 분신한 전태일 열사의 모친 고 이소선 전 유가협 회장, 1987년 경찰 고문으로 숨져 6·10 민주항쟁의 도화선이 된 박종철 열사의 부친 고 박정기 전 유가협 이사장 등 함께 활동한 동료들도 기렸다.

이소선 전 회장과 박정기 전 이사장에게도 이날 국민훈장 모란장이 추서됐다.

그는 “30년 가까이 늘 함께 다니며 싸우던 우리 유가협 식구들인데 이소선 어머니는 전태일 옆에 가 계시고 종철이 아버지도 아들하고 같이 있어서 나 혼자 이렇게 훈장을 받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때만 해도 농성장이나 파업 현장 등 유가협 회원들이 싸우러 갈 곳이 많았다”면서 “우린 핏줄보다 더 가까웠다”고 돌아봤다.

배 명예회장은 아들 이한열 열사가 1987년 6월 9일 군사정권 항거 시위 도중 경찰의 최루탄에 맞아 숨진 이후 민주화운동에 헌신해왔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한 민주화·인권 운동가 19명에게 훈·포장과 표창을 친수했다.

정부는 이번에 ‘민주주의 발전 유공’ 부문을 신설해 처음으로 민주화 운동가들에게 대대적으로 훈장을 수여했다. 이전까지는 고 조아라 여사, 고 정진동 목사, 고 김승훈 신부 등 민주화 운동에 기여한 인물 8명이 개별적으로 사후 추서 등의 형태로 훈장을 받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기념사에서 “오늘 우리의 민주주의가 이만큼 오기까지 많은 헌신과 희생이 있었다”며 “한분 한분, 훈포장 하나로 결코 다 말할 수 없는 훌륭한 분들”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우선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는 외침과 함께 몸을 불사른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이자 노동자 권익 개선에 헌신해온 고(故) 이소선 여사를 가장 먼저 입에 올렸다.

문 대통령은 “전태일 열사를 가슴에 담고 노동자의 권익을 위해 평생을 다하셨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반독재 민주화운동으로 인생을 바친 고 박형규 목사님, 인권변호사의 상징이었던 고 조영래 변호사님, 시대의 양심 고 지학순 주교님”이라고 언급했다.

5·18 민주화운동의 산증인인 고 조비오(철현) 신부, 박종철 열사의 아버지로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회장으로 활동한 고 박정기 회장, 언론 민주화를 위해 투쟁한 고 성유보 기자도 거론했다.

문 대통령은 “시대와 함께 고뇌한 지식인 고 김진균 교수님, 유신독재에 항거한 고 김찬국 상지대 총장님, 농민의 친구 고 권종대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님, 민주·인권 변화의 태동을 알린 고 황인철 변호사님”이라며 민주유공자에 대한 소개를 이어갔다.

이어 “아직도 민주주의의 현장에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며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의 이름도 호명했다.

문 대통령은 인혁당 사건을 폭로했고 이번에 국민포장을 받은 조지 오글 목사와 고 제임스 시노트 신부도 불렀다.

문 대통령은 “실로 이름 그 자체로 대한민국 민주주의이며 엄혹했던 독재시대 국민의 울타리가 되어주셨던 분들”이라며 “저는 거리와 광장에서 이분들과 동행할 수 있었던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존경과 감사를 표했다.

 

[전국매일신문] 이신우기자
leesw@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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