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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 칼럼] 오솔길의 산삼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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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 칼럼] 오솔길의 산삼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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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6.16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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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석 前 남양주 부시장

신문 한구석이지만 잘 보이는 가십난에 작은 기사와 사진이 실리는데 그 내용은 좋은 꿈을 꾸고 산삼을 얻었다는 기사 입니다. 산삼은 귀한 것이어서 보통의 사람들 눈에 보이지 않고 특정하게 좋은 일을 한 사람의 눈에 보이게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지난밤 조상님의 꿈을 꾸고 산에 올라가 산삼을 만났다고도 하고 수년째 부모님 병을 치료하기 위해 약초를 찾아다니다가 산비탈에서 낭떠러지로 추락하기 직전에 마지막으로 잡은 풀뿌리가 산삼이었다는 전설속의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 많은 산삼 캔 이야기 중에 아주 오래전 어린 시절에 어느 잡지에서 본 산삼 이야기가 기억났습니다. 어떤 효자가 자주 다니던 오솔길에서 산삼 여러 뿌리를 캤다고 합니다. 이 오솔길은 산삼이 자라난 10년 넘는 세월 동안 참으로 많은 이들이 지나갔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날에서야 발견된 것입니다.

그동안 행인의 발길에 채이고 우마차 바퀴와 소와 말의 발굽에 밟혀서 뿌리와 줄기 부분이 빙빙 꼬이고 잘잘한 상처를 입은 상태로 긴 세월을 견디고 버티면서 자라난 산삼을 채취했다고 합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동안 수 많은 사람들이 그 길을 오고 갔고 이 산삼은 매년 봄에 다시 돋아나 잎을 펼치고 꽃을 피웠을 것인데 수 십년 동안 사람들의 눈을 피하고 있다가 그 효자에게 발견되었다는 것은 역시 신령스러운 삼삼이기에 가능한 스토리텔링이라 생각합니다.

이것은 마치 문명사회의 크고 작은 발명과도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일상의 작은 불편을 단순한 불편으로 느끼면 그것을 개선하지 못합니다. 진취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우리의 삶을 편안하게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늘 고민을 합니다. 특별한 발명과 새로운 발견은 아주 많은 사람들에게 오랫동안 편리함을 주게 됩니다. 공무원들이 쓰는 공문서에 기관의 주소, 담당자, 연락전화번호, 팩스번호를 기재하자는 아이디어가 이제는 E-Mail과 홈페이지까지 알려주어 모두에게 편리함을 주고 있습니다.

그 이전에 공문서를 보면 '중구청'이라고 기관명을 표시하는데 우리나라 도시 중에 중구청은 여러 곳이 있습니다. 획일적인 행정기관 표시도 문제가 있지만 직인을 들여다 보아야 인천시 중구인지 부산시 중구인지 확인이 가능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세종시 정부청사에는 고유번호가 있어서 민원인들이 쉽게 찾아갈 수 있습니다. 코로나19로 관심이 높은 보건복지부는 10동입니다. 국무총리실 기자실은 1동1층입니다.

또, 한옥을 짓기 위해 목재를 다듬을 때 한 사람은 어깨에 메고 다른 사람이 손질을 한 것이 1960년대에 흔히 볼 수 있었던 공사현장의 풍경이라고 합니다. 그 후 지혜로운 사람들은 A자형의 틀을 만들어 목재를 끼워 고정시킨 후 작업을 함으로써 능률적으로 일하게 되었습니다. 이외에도 생활 주변에 아이디어가 반짝이는 사례는 참으로 많이 있습니다. 외기둥 옷걸이는 바닥과 천장을 이용해 고정시킨 것이고 24국에 2424(이사이사)를 비롯해 4989(사구팔구), 5292(오리구이), 1472(일사처리) 등 전화번호와 업종을 연결시킨 튀는 아이디어도 많습니다.

변화와 혁신과 발전은 모든 것을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현재의 상황에서 발전시키고 개선하고 더 나은 처리방안을 고민해야 가능합니다. 수년간 그렇게 걸어 다니다가 누군가가 새로 낸 길을 지나면서 그제서야 지름길임을 깨닫는다면 많이 늦은 것입니다. 혹시 매일 아침저녁으로 출퇴근하는 우리 아파트의 4개 문중 이문이 가장 가깝고 효율적인 동선으로 연결되는 문인가에 대한 큰 고민도 해볼 만합니다. 혹시 이삿짐센터 차량이 생각없이 들어온 문으로 5년째 출퇴근하는 것은 아닌가 돌아보아야 합니다. 우리의 주변에는 개혁과 개선을 기다리는 불합리가 참으로 많을 것 같으니까요. 

 

[전국매일신문 전문가 칼럼] 이강석 前 남양주 부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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