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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한 더이상의 선을 넘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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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한 더이상의 선을 넘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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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6.17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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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화해의 상징이자 판문점 선언의 대표적인 성과인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북한에 의해 16일 오후 파괴됐다.

최근 북한은 탈북단체가 휴전선 접경지에서 날려 보내는 대북전단에 남한이 잘 살고 있는 것과 북한이 독재 국가인 것을 부각시키는 바람에 북한에서 항의군중 집회가 열렸다.
 
북한 매체들에 따르면 북한 군중들은 ‘역적무리들을 송두리째 불태워 버리자’는 구호가 담긴 피켓들을 들고 항의 집회까지 열었다.
 
이에 앞서 북한은 대북전단 문제를 내세워 남북한 간 모든 통신 연락선을 끊어버리고, 남측을 규탄하는 전 방위 여론 몰이를 지속했다.

북한 주민들도 보는 노동신문은 ‘온 나라가 분노의 불길로 활활 타 번지는 때’, ‘어디를 가나 폭발 직전의 긴박한 공기’ 등의 표현을 통해 남측을 적대시하는 분위기가 북한 사회 전반을 뒤덮고 있음을 드러냈다.
 
항의 집회를 촉발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지난 4일자 담화를 최고 지도자 교시처럼 떠받드는 모습도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

‘조선의 오늘’은 남한 당국의 남북협력 사업 추진을 ‘얼빠진 자들의 부질없는 몸부림’이라면서 ‘(남조선 당국의)친미사대와 동족대결 책동으로 북남관계는 날이 갈수록 개선이 아니라, 파국의 낭떠러지로 굴러 떨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삐라 살포로 인해 남북 간의 상황이 크게 꼬이자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게 됐다.
 
문 대통령은 지난 15일 북한을 향해 “반목과 오해가 평화와 공존을 위한 노력을 가로 막아서는 안 된다”며 “대화의 창을 닫지 말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통일전망대에서 열린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기념식 영상 축사에서 “소통과 협력으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면서 “장벽이 있어도 대화와 지혜를 모아 뛰어넘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판문점 선언에서 남북은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전단 살포 등 모든 적대행위를 중단하기로 했다”며 “평화를 바라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준수해야 하는 합의다. 국민도 마음을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의 의지만으로 마음껏 달려갈 상황이 아니다. 더디더라도 국제사회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남북이 자주적으로 할 수 있는 사업도 분명히 있다”며 북한의 자제를 촉구했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대화 요구에 불구하고 북한은 16일 오후 2시 49분쯤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시키고 말았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청사를 폭파한 북한을 향해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대화의 손길을 저버리고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북한의 행위를 더는 묵과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로 읽힌다.
 
문 대통령은 4·27 판문점선언과 9·19 평양공동선언을 ‘엄숙한 약속’, ‘흔들려서는 안 될 확고한 원칙’이라고 표현했다.

어떠한 상황이 와도 요구를 관철하고자 무력시위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대남비방 및 위협을 이어온 북한이지만, 문 대통령은 대화와 소통으로 응수했다.

‘저자세’라는 일각의 비판을 감수하고라도 남북 대화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북한은 만 하루 만에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없애 버렸다.
 
판문점 선언의 결실이자 남북대화를 상징하는 이곳을 파괴하는 행위를 원칙론자인 문 대통령으로서는 용인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최근 일부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남한 당국의 대응을 문제 삼아 비판 수위를 높이고, 청와대 핫라인을 포함한 남북 연락채널을 차단한 데 따른 것이다.
 
대북전단 살포로 남북관계가 2018년 한반도 평화무드 이전상황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고 할 수 있다.
 
탈북단체들의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정부 차원의 단속을 더욱 강화해 이런 일로 북한으로부터 지탄을 받는 행위는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자칫 잘못하면 우발적 군사 충돌 같은 겉잡을 없는 충돌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북한은 17일에도 금강산 관광지구와 개성공단, 비무장지대내 감시초소에 군부대를 재 주둔시키고 서해상 군사훈련도 부활시키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2000년대 남북평화와 협력을 상징하던 개성과 금강산이 다시 첨예한 군사 대결의 장으로 후퇴하게 됐다.

또한 9·19 군사합의를 파기한 것으로 한반도의 긴장상태가 더욱 고조되고 있다. 북한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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