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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학이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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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학이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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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7.08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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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잠잠해지나 하면 ‘대학 교수가 여대생을 성추행했다’ 더 심하면 ‘교수가 성폭행을 했다’는 언론보도를 자주 접하게 된다.

또한 대학 업무 추진비를 사적 용도로 유용하다가 적발되어 망신을 사는 대학도 있다.

그뿐만 아니라 대학병원이 환자에 불필요한 각종검사까지 강요해 치료비를 과다하게 청구하는 대학병원까지 있다고 한다.

이에 교육부가 칼을 빼들고, 개교 이래 첫 종합감사를 연세대·홍익대부터 시작해 결과를 발표하기로 했다.

교육부가 지난해 주요 사립대학 종합감사 계획을 밝힌 후 처음으로 결과가 나오는데다 학생들의 등록금 반환요구가 거센 상황에서 발표되는 것이어서 이목이 쏠리고 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지난달 세종대의 종합감사 결과, 학교법인 임원이 업무 추진비 수천만 원을 개인용도로 사용하고, 퇴직자에 ‘황금열쇠’를 지급하는 등 각종 비리와 부조리가 드러나 학생들의 원성을 샀다.

교육부는 지난해 6월 학생 수 6000명 이상이면서 개교 이래 한 번도 교육부 종합감사를 받지 않은 고려대, 연세대, 서강대, 경희대 등 16개 사립대에 대해 내년까지 종합감사를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 학교가 그간 교육부 종합감사 망을 벗어난 것은 교육부 내 인력부족 등  으로 현실적인 한계 탓이었다. 그러나 툭하면 사학비리가 불거지고, 종합감사가 아닌 일부분야 감사에서 부정이 적발되더라도 관계자들이 솜방망이 처벌을 받아 사립대와 유착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이어지자 교육부가 칼을 빼 들었다.

교육부의 이번 종합감사는 연세대와 홍익대가 교육부 종합감사 타깃 1·2호다. 교육부는 지난해 7월 연세대, 작년 10월 홍익대에 대한 종합감사에 각각 착수하고 학교법인과 대학의 운영 전반을 들여다봤다.

아직 종합감사가 진행 중이거나 받을 예정인 다른 사립대에도 경고의 메시지가 될 수 있다. 연세대, 홍익대의 종합감사 결과가 더 주목되는 이유는 현재 대학생들의 등록금 반환 요구가 뜨겁기 때문이다.

종합감사 결과, 주요 비리가 적발될 경우, 대학 재정과 관련한 불신이 더욱 팽배해져 등록금 반환요구 목소리도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립대 부정은 과거 일이 아니라 현재에도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

세종대 종합감사 결과를 보면, 이 대학은 소모품비로 퇴직하는 교직원 9명에게 퇴직 위로금과 별도로 황금열쇠 순금 10돈(250만원 상당)씩을 지급했다. 교비회계에서 소모품비는 복사용지나 사무용품 구입, 간행물 구독료 등으로 쓰게 돼 있는데 퇴직자를 위한 황금열쇠를 사는 데 사용한 것이다.

아울러 성적이 기준에 미달한 학생에게도 성적우수 장학금을 지급했다. 세종대 법인임원은 업무 추진비로 경조사비를 지출하는 등 ‘눈먼 돈’ 관행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양대병원은 2012년부터 교수·전임강사 등 의료진의 진료수당 일부를 삭감한 뒤 이를 개인별 ‘매출’에 따른 ‘성과급’으로 활용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한양대병원은 실적이 좋은 교수는 원래 급여보다 많이 벌지만, 반대로 매출을 못 올리면 월급이 깎이는 셈이다. 의료진에 과잉진료를 유도하는 구조를 만든 것일 개연성이 있다.

다른 기관들보다 대학은 운영 투명성을 제고해야 한다. 사립대의 부정·비리를 일소할 수 있도록 종합감사 후 징계기준을 명확히 하고 사립대의 주요 정보공개도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

교육부는 사립대의 부정·비리를 일소할 수 있도록 종합감사 후 징계기준을 명확히 하고, 사립대의 주요 정보공개도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정부기관은 8·90년대와 달리 정보공개를 명확하게 하면서 점차 부정과 비리가 근절되고 있는데 가장 깨끗하고 투명해야 할 대학에서 추한 꼴이 계속되는 것은 있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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