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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지 좁아진 윤석열…검언유착 수사 갈등 '자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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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지 좁아진 윤석열…검언유착 수사 갈등 '자충수'
  • 이신우기자
  • 승인 2020.07.18 13: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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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팀, 대검 지휘 없이 구속영장 청구…법원서 발부 이끌어
이동재 이어 한동훈 조사할 듯…24일 수사심의위도 관심

 

윤석열 검찰총장의 입지가 좁아지게 됐다.

권한이 없는 피의자의 진정을 받아들여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을 강행한 것이 윤 총장에게 '자충수'가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기자와 공범으로 지목된 윤 총장의 최측근 한동훈(47·사법연수원 27기) 검사장을 비호하기 위해서라는 의심을 샀고,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의 반발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을 불러오며 검찰 안팎에서 논란을 일으켰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언유착 의혹 수사는 초기부터 검찰 안팎에서 의견이 분분했다. 이철(55)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를 상대로 한 이 기자의 취재 행위를 강요미수죄로 보기 어렵다는 시각도 적지 않았다.

이 기자는 신라젠 의혹을 취재하면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리 의혹을 제보하지 않으면 가족에 대한 수사 등 형사상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며 이 전 대표를 협박한 혐의를 받았다.

수사팀은 이 기자가 여권 인사의 비리를 캐내기 위해 윤 총장의 최측근인 한 검사장과 협박을 공모했다고 의심한다. 이 전 대표의 대리인 지모(55) 씨 역시 일관되게 공모 관계라고 주장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강요미수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객관적으로 사람의 의사결정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의사실행의 자유를 방해할 정도 겁을 먹게 할 만한 해악의 고지'가 있어야 한다.

법원은 전날 이 기자의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강요미수 혐의와 관련해 협박을 의심할 만한 상당한 자료들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 기자는 지난 2월14일부터 3월10일까지 수감 중인 이 전 대표에게 다섯 차례 편지를 보내고, 지씨를 2~3월 세 차례 만나 유 이사장의 비리 제보를 받으려 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정진웅 부장검사)는 지난달 증거인멸 등을 이유로 이 기자의 구속영장을 청구하겠다고 대검에 보고했다. 하지만 대검은 강요미수로 보기 어렵다며 보완 수사를 지시했다.

대검과 수사팀 간 갈등 속에서 윤 총장은 이 기자 측 진정을 받아들여 전문자문단 소집을 결정했다. 이에 대해 수사팀이 특임검사 수준의 독립성을 요구하면서 양측 갈등은 확대됐다.

수사팀장인 정진웅 부장은 검찰 내부통신망 '이프로스'에 "치우침 없이 수사하고 있다"며 "다수의 중요 증거를 확보해 실체적 진실에 상당 부분 접근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박영진 대검 형사1과장은 ▲ 대검 부장회의에 의견 설명 ▲ 상세한 구속영장 범죄사실 제출 ▲ 전문자문단 절차 진행 등의 지휘 요청에 대해 수사팀이 제대로 응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이런 상황에서 추 장관은 전문자문단 절차 중단과 수사팀의 독립적인 수사를 보장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다. 이로 인해 법무부와 대검은 1주일 동안 파국적인 충돌을 빚었으며, 결국 윤 총장이 추 장관의 지시 내용을 사실상 수용하면서 사태는 일단락됐다.

이후 수사팀은 대검의 지휘를 받지 않은 채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기자에 대한 구속영장도 대검에 보고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청구했다.

이 기자의 신병을 확보한 수사팀은 이번 주말 이 기자를 추가 소환할 가능성이 높다. 오는 24일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전에 한 검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 기자와 한 검사장에 대한 검찰 수사의 계속 여부와 기소가 타당한지 외부 전문가가 판단하는 수사심의위는 권고적 효력만 있지만, 수사에 미치는 영향이 커 관심이 집중된다.

특히 법원이 이 기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언급했던 혐의사실을 뒷받침할 만한 상당한 자료들이 수사심의위에서 공개될 수도 있다.

수사심의위원들은 "실체적 진실 발견에 나아가, 언론과 검찰의 신뢰 회복을 위해서라도 이 기자에 대한 구속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법원의 영장 발부 사유도 참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매일신문] 이신우기자
leesw@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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