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매일신문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지방시대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문제열의 窓] 쌀값 비싸다는 말 좀 없었으면 한다
상태바
[문제열의 窓] 쌀값 비싸다는 말 좀 없었으면 한다
  • 전국매일신문
  • 승인 2020.07.19 09:54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문제열 국립한경대학교 연구교수

커피는 6~7세기경 에티오피아의 칼디(Kaldi)라는 목동이 발견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염소들이 커피나무의 빨간 열매를 먹고 흥분하는 것을 본 칼디는 자신도 이 열매를 먹었는데 기분이 좋아지고 잠이 깨는 것을 발견했다고 한다.

또 이슬람수도원장이 수도승에게 먹어보게 했는데 졸지 않고 열심히 기도를 올렸다고 한다. 이후 이슬람교도들 사이에 커피의 효용이 알려지면서 널리 퍼졌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커피 역사는 1890년대 전후로 알려져 있다. 1895년 을미사변으로 고종황제가 러시아 공사관에 머물러 있을 때 커피를 많이 마셨다고 전해진다. 이 무렵 서울 손탁호텔(Sontag Hotel. 孫鐸. 독일여성)에 최초의 커피하우스도 생겼다고 한다.

당시 커피가 한약을 달인 탕약과 비슷하고 서양에서 온 것이라 양탕국(洋湯麴)이라 불렀다. 1920년대부터는 명동과 충무로, 종로 등지에 커피점이 생겨나면서 소수의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그 뒤 8·15해방과 6·25전쟁을 거치면서 미군부대에서 나온 원두커피와 인스턴트커피가 퍼져 대중화에 이르렀다.

2019년 KB금융이 발표한 국내 ‘커피전문점 현황 및 시장여건 분석'에 따르면 2019년 7월 기준 국내 커피전문점은 약 7만1000곳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보면 경기도에 1만5000곳, 서울시 1만4000곳 등 41%가 경기·서울에 집중되어 있다. 전국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커피숍이 가장 많은 지역은 서울 강남구 1739곳, 경남 창원시 1420곳, 경기 수원시 1321곳, 경기 성남시 1278곳 순이다.

커피 프랜차이즈 중 가장 많은 매장을 운영하는 브랜드는 이디야 커피점(2399곳)이다. 다음이 스타벅스(1262곳), 투썸플레이스(1001곳), 요거프레소(705곳), 커피에 반하다(589곳), 빽다방(571개) 순이다. 커피가게는 2011~2017년까지 해매다 전년대비 8~10%대의 높은 창업 신장률을 보이고 있으나 폐업도 많다. 2018년 1만4000곳의 커피전문점이 창업했고, 전체 거피전문점 가운데 9000곳(13%)이 폐업했다.

우리나라 커피시장의 규모는 2018년 6조 8000억 원이다. 2023년에는 8조 6000억 원의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 가운데 스타벅스 코리아의 연간 매출액은 1조 5223억 원으로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상위 5개 가맹점 매출액을 합친 1조 3547억 원 보다 많다고 한다. 성인 1인당 연간 커피소비량은 2018년 353잔으로 매년 꾸준히 늘고 있다. 세계평균 130잔에 비하면 2.7배 이상 더 많고 미국 다음으로 두 번째다.

커피가격은 세계에서 우리나라 호텔이 최고로 높다. 서울 유명호텔의 가장 싼 커피는 아메리카노(Americano)인데 1잔 가격이 2만 원 내외고 가장 비싼 커피 루왁(Luwak)은 6만 원 정도 한다. 아무튼 일반적으로 성인 1인당 커피숍에서 4천 원짜리 커피를 연간 200잔을 마신다고 가정하면 1인당 1년에 80만 원을 커피 값으로 지출하는 셈이다. 실제로 대학생들도 책값 지출보다 커피 값 지출이 2배정도 많다고 한다.

이런 커피 한잔 값을 쌀로 환산하면 밥 20공기에 달한다. 쌀 80kg 한 가마에 20만원이다. 이 쌀로 밥을 하면 1000공기가 된다. 한 공기에 200원인 셈이다. 성인 1인당 80만 원의 커피 값이면 쌀 4가마를 구입할 수 있다. 1인당 1년에 60kg내외의 쌀을 먹는 국내 현실을 감안할 때 5년을 넘게 먹을 수 있는 식량 구입가격이다. 가끔 쌀값이 너무 올랐다, 비싸다는 소리를 주변에서 듣는 경우가 있다. 커피 얘기를 하다 보니 좀 억울해 진다. 이제 쌀값 비싸다는 말 좀 없었으면 좋겠다.

 

[전국매일신문 전문가 칼럼] 문제열 국립한경대학교 연구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이강석 2020-07-28 08:22:04
커피한잔과 공기밥 한그릇 이야기인데 과학적이고 논리적이고 감성적이며 체계적인 글입니다. 문제열 박사님의 정성과 내공이 느껴지는 멋진 글을 참으로 행복하게 읽었습니다. 그러고보니 저와 박사님은 서로서로 예뻐지고 날씬해졌다고 칭찬하는 커피점의 단골손님 소녀들과도 같습니다그려.

이강석 2020-07-28 08:30:39
오늘같이 비가오는 날에는 농사일에 바쁘신 할아버지 아버지의 모습이 떠오르곤 하는데, 요즘에는 우리 문제열 박사님의 농정에 대한 애정과 열정을 보면서 고향의 향수를 느끼게 됩니다. 늘 감사드립니다 문제열 교수님~~~~~~~~~~~!!!!!!!!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