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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의 돋보기] 한국 김치의 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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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의 돋보기] 한국 김치의 위력
  • 최승필 지방부국장
  • 승인 2020.07.19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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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 지방부국장

지난해 12월 중국 우한에서 최초로 발생한 뒤 전 세계를 뒤덮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신규 확진자 수가 또 다시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다.

세계보건기구(WHO)가 18일(현지시간) 발표한 일일 상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전 세계에서 보고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12만9848명으로, 전날 23만7743명을 넘어 최다 기록을 세웠다.

신규 확진자는 미국과 브라질,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가장 큰 증가세를 보인 가운데 사망자는 7360명으로 집계돼 지난 5월 10일 이후 하루 증가 폭으로는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상황에서 발효과학을 통한 완벽한 건강식품으로 불리는 한국 김치가 또 다시 해외로부터 바이러스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치는 무와 배추, 오이, 열무, 갓, 부추, 미나리 등의 다양한 채소를 소금에 절인 후 고추와 파, 마늘, 생강, 젓갈 등의 양념을 섞어 저온에서 발효시켜 먹는 음식으로, 한국인의 식탁에서는 빠질 수 없는 대표적인 음식 중 하나다.

먼 과거에는 채소가 보존이 어려운 식품 중 하나로,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채소를 소금에 절이게 되면서 오래 보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소금 뿐 아니라 장이나 초, 향신료 등과 함께 절인 식품이 김치의 시작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고려 중엽의 문장가인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에 ‘장을 담근 무는 여름철에 먹기 좋고, 소금에 절인 순무는 겨울 내내 반찬 된다’는 내용이 있다고 한다. 이후 절인 채소에 고추와 생강, 미나리, 부추 등 다양한 양념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한국인만의 대표적인 음식인 김치가 만들어졌고, 물김치라는 새로운 형태의 김치도 등장하게 됐다. 임진왜란 이후에는 고추가 도입되면서부터 소금을 줄이고, 감칠맛을 더해주는 해산물 젓갈류를 첨가해 김치 맛을 더하게 됐다.

이처럼 김치는 식물성 재료와 동물성 재료가 적절히 혼합된 한국만의 독특한 채소 발효음식으로 발달하게 됐다고 한다. 김치는 재료마다 고유의 영양성분이 있어 그 자체만으로도 우수한 영양학적 가치 뿐 아니라 ‘발효’라는 특별한 과정을 거치면서 새로운 영양소를 만들어 내 보다 완벽한 김치로 태어났다. 소금으로 배추를 절이면서 1차 발효가 일어나고, 갖은 양념이 더해지면서 2차로 식물성 재료와 동물성 재료가 섞여 발효되면서 다양한 영양소는 물론 풍부한 맛을 낸다. 김치는 특히, 발효 과정을 통해 카로틴, 식이섬유, 페놀성 화합물 등 많은 생리활성 물질이 생성되고, 비타민과 무기질 함량이 높아 항산화, 항암, 고혈압, 당뇨병 등 성인병 예방에도 효능이 좋은 식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로, 마늘과 생강, 고춧가루, 파 등 다양한 양념이 들어간 김치를 적당히 익힌 뒤 위암세포(MKN45)에 가했더니 발효시키지 않은 김치보다 암세포 성장 억제 효과가 4∼10% 높았다 연구결과가 나왔다. 양념의 종류별로 암세포 성장 억제율은 고춧가루, 마늘 등의 순서로 나타났고, 김치가 위암, 대장암, 간암, 폐암, 방광암 등 다양한 암의 억제에 유익한 것은 김치 속에 항암성분인 인돌-3-카비놀, 아이소사이오시아네이트, 알릴 설파이드, 캡사이신 등이 들어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김치는 또, 아토피 피부, 스트레스 감소, 다이어트, 소화와 이뇨 작용, 뇌졸중 및 빈혈 등에도 효능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이처럼 영양학적으로 다양한 가치가 있는 우리 고유의 김치가 신종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큰 위협을 받고 있는 세계인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는 지난 2001년 국제식품으로 공인한 우리나라 전통 음식인 김치(Kimchi)에 대해 미국의 건강전문지인 ‘헬스(Health)’가 ‘세계 5대 건강식품’ 중 하나로 선정했다.

특히, 최근 아시아에서는 한국, 유럽에서는 독일이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유난히 적은 비결은 ‘발효된 배추 요리’를 주식으로 먹는 것이라는 주장이 프랑스에서 나왔다. 프랑스 몽펠리어대 폐의학과 장부스케 명예교수가 이끈 연구진이 코로나19 사망자 수와 국가별 식생활 차이의 상관관계를 연구했다고 영국 매체 더선이 지난 13일 보도했다고 한다.

연구진은 배추가 코로나19 예방에 도움이 된다며 발효한 배추에는 사람 세포막에 있는 효소인 ACE2(앤지오텐신전환 효소2)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ACE2와 결합해 세포에 침투하는 것으로, 한국의 ‘김치’는 ACE2를 억제하는 천연 억제제로, 코로나19 바이러스 극복의 비결이라는 주장이다.

연구진은 한국의 코로나19 확진자 대비 사망자 수는 7월16일 기준 2.14%로, 절인 배추(김치)를 주식으로 먹지 않은 이탈리아(14.37%)와 스페인(9.33%), 영국(15.43%) 등에 비해 훨씬 낮다는 조사 결과를 제시했다. 연구진은 이와 관련, “이전까지 코로나바이러스 확산과 국가별 식생활 차이의 상관관계는 거의 주목하지 않았다”며 “식단을 바꾸는 건 코로나와의 싸움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김치는 앞서 지난 2002~2003년 사스(SARS)가 유행할 당시에도 주목받기도 했다.

당시 연구진과 CNN 뉴스 등 해외서는 ‘김치’가 어떤 음식보다도 인체의 면역 기능을 높여준다며 김치에 함유된 마늘은 세균에 강하고, 고추의 매운맛은 인체에 자극을 일으켜 면역성을 높여주는 등 젖산과 초산이 함께 들어있는 세계에서 보기 드문 음식이라고 했다. 전 세계가 신종 바이러스 확산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만의 특별한 음식 ‘김치’가 바이러스 형성을 억제한다는 연구결과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 ‘김치의 위력’을 전 세계에 전파할 수 있는 보다 체계적인 연구는 물론, 일상생활에서의 방역 시스템 강화가 반드시 병행돼야 할 것이다.

 

[전국매일신문] 최승필 지방부국장
choi_sp@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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