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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날개 단 이재명 지사, 다음 행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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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날개 단 이재명 지사, 다음 행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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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7.19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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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여러분과 함께 흔들림 없이 나아가겠습니다” “돌아보면 감사한 일 뿐이었습니다. 지금 여기서 숨 쉬는 것조차 얼마나 감사한지 새삼 깨달았습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16일 오후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의 최종 판결이 나온 다음 자신의 심정을 솔직하게 토로한 것이다.

이재명 지사가 2년여 동안 재판 과정에서 피 말리는 심적 고통이 얼마나 컸는지를 송사에 휘 말지지 않은 일반 시민도 십분 이해하고도 남을 것이다.

이날 오후 대법원이 친형 강제 입원과 관련한 허위사실 공표혐의를 받은 이재명 지사에 대해 무죄 취지로 판결했다.

이로서 당선무효 위기에 놓였던 이 지사는 경기도지사직을 유지할 수 있는 날개가 꺾일 뻔했는데 대법원이 다시 달아줘 당당하게 날을 수 있게 됐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지사의 상고심에서 일부 유죄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수원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이 지사는 경기도 성남시장 재임시절인 2012년 6월 보건소장, 정신과 전문의 등에 친형을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키도록 지시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로 기소됐다.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열린 TV토론회에서 “친형을 강제입원 시키려고 한 적이 없다”는 취지의 허위 발언을 한 혐의도 받는다.  허위사실 공표혐의는 1심에서 무죄로 봤지만, 2심은 유죄로 보고 뼈아픈 당선무효형인 벌금 300만원을 선고를 받고 말았다. 공직선거법상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당선무효가 되고 5년 동안 피선거권까지 박탈된다.

이 지사는 TV토론회에서 상대 후보자가 “형님을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려고 하셨죠”라는 질문에 “그런 일 없다”며 모친 등 다른 가족들이 진단을 의뢰한 것이고, 자신이 “최종적으로 못 하게 했다”고 대답했다. 이재명 지사의 가족이 2012년 4월 이 지사의 형에 대한 조울증 치료를 의뢰하는 문서를 작성하고, 서명한 것은 재판 과정에서 사실로 확인됐다.

다만 이 지시가 형의 강제 입원의 절차 개시를 지시한 것도 재판 과정에서 사실로 밝혀지면서 이 지사의 토론회 발언이 불리한 사실을 숨긴 것이라는 지적이 이었다.

결국 재판의 쟁점은 이 지사가 강제입원 절차개시 지시 등 자신에 불리한 사실은 숨기고 유리한 사실만 말한 것이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하는 지였다. 재판부는 이 지사의 발언은 상대 후보자의 의혹 제기에 대한 답변·해명에 해당하며, 허위사실 공표죄에 해당하는 공표 행위가 아니라고 결론을 내렸다.

재판부는 “토론과정의 모든 정치적 표현에 대해 일률적으로 엄격한 법적 책임을 부과한다면, 활발한 토론을 하기 어렵다”며 “사후적으로 개별 발언을 분석하기보다는 당시의 토론상황과 전체 맥락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 나머지 혐의에 대해서는 원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로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두 쪽 날개를 다 잃을 뻔했던 여권의 유력한 잠룡으로 평가되는 이 지사가 당선무효 위기에서 탈출하면서 차기 대권지형이 변화를 맞게 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이 지사는 이미 4·15 총선 전 코로나19 사태 확산 방지와 재난지원금 이슈를 주도해, 여론의 호평을 받으면서 지지율이 2위로 올라선 상태였다. 지지율 선두를 지켜온 이낙연 의원과 여권 내 양강구도를 형성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 지사는 “맡겨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그 다음에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는 주권자, 대한민국의 주인인 국민께서 정하실 것”이라며 “역할에 대해 연연하지 않고 제 일만 충실하게 하도록 하겠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그는 “공정하고 올바른 판단을 내려주신 대법원에 감사드다”면서 “거짓이 진실을 이길 수 없다는 믿음, 정의에 대한 믿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해주셨다”고 대법원 재판부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재명 지사는 지금껏 주변에 붙어 다니며, 자신을 괴롭혔던 것들을 모두 털어 버렸으니 경기지사 재선에 도전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지방선거 당시 박원순 서울시장과의 의리상 경합을 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서울시장 선거에도 나올 수 있게 됐다. 더 나아가서는 차기 대권후보 2위 서열까지 올라와 대권에도 도전장을 내는 데도 손색 함이 없을 것으로 보여 진다.

이재명 지사는 험준하고도 높은 산을 넘었지만 ‘아웃사이더’로 공직사회에 뛰어든 처지여서 앞으로도 모함이 기다리고 있을 것으로 예견돼 부디 언행과 처신에 더욱더 신경을 써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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