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매일신문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지방시대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공직 칼럼] 작은 개선 작은 개혁
상태바
[공직 칼럼] 작은 개선 작은 개혁
  • 전국매일신문
  • 승인 2020.07.21 11: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강석 前 남양주 부시장

온 국민이 매일 쓰고 있는 전화 배터리 충전기에는 위아래가 있어서 충전을 할 때 맞는 방향인가를 잘 확인해야 했다. 그런데 최근에 전화기를 바꾸니 그런 불편이 사라지고 더불어서 충전이 빨라졌다. 아내와 다른 기계를 쓰다보니 충전시 호완이 안되고 스마트폰의 각종 기능을 다 알지 못하여 서투른 바도 있었다. 이제는 같은 기계를 쓰니 충전은 물론 운전중에 아내가 대신 전화를 걸어주거나 받는 것도 훨씬 수월해졌다. 앞뒤가 똑같은 번호로 대리운전을 광고하는데 이제는 충전기 짹도 앞뒤가 같게 되었다.

사실은 컴퓨터를 연결하면서 마우스, 키보드, 프린터를 원키로 연결하는 잭은 언제 나올까 기대하고 있다. 이 복잡한 컴퓨터의 배선을 하나로 묶어서 PC본체에 연결하고 나머지는 가지 친 선을 연결하면 효과적일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가정이나 사무실이나 깔끔한 PC의 뒷편에는 복잡한 전선이 겨울잠 자는 뱀가족처럼 바글거린다. 책상을 조금만 이동해도 이 전선들을 다시 배치하고 전선들은 밴드로 다시 묶어 주어야 한다.

고속도로 하이패스를 지나면서 IT의 저력을 느끼곤 한다. 그 짧은 시간에 필요한 정보를 감지한다. 우리나라 고속도로 톨게이트수가 대략 244개라고 한다. 국도나 지방도로 나가는 출구는 더 많을 것인데 사전 예약없이 불쑥 지나가도 내야 할 요금을 짧은 순간에 계산하고 돈을 빼간다. 그래서 농담으로 하이패스 私製(사제)기계를 만들어 자동차에 숨기고 부산을 다녀오고 목포를 왕복하고 강릉가서 회 한 접시 먹고오면서 힘들이지 않고 떼돈을 벌 것이란 생각도 해보았다. 하이패스 주인이 돈이 빠져나간 것을 모르게 980원씩만 빼먹자 농담을 했었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약국에서 주민등록번호 숫자와 요일을 매칭하여 마스크를 판매했다. 프로그램의 일부를 수정하여 전국망으로 관리하는 것을 보았다. 마스크 판매만큼이나 신기한 작업은 선거인명부 작성이다. 주민등록 전산화 이전에 대선, 총선, 지방선거를 치르기 위해서는 선관위보다 읍면동 공무원의 수고가 많았다. 선거인명부를 작성해야 하는데 100% 수작업이다. 선거전 법정기간안에 주민등록표를 하나 둘 꺼내어 초안을 쓰고 다시 공식 명부서식에 먹지 3장을 대고 써서 4부를 만들었다.

이제는 전산에 선거인명부 프로그램을 돌리면 원하는 부수만큼의 명부를 원본으로 출력하고 투표장에서는 본인 이름으로 1초안에 검색도 할 수 있게 되었다. 사전 선거기간에는 신분증을 들고 전국 어느 곳에서나 투표를 할 수 있다. 거주지 선거관리위원회를 인터넷으로 연결해서 후보자의 정당과 이름이 인쇄된 투표용지를 내준다. 동시에 주소가 적힌 봉투를 출력하여 준다. 주권행사를 IT스럽게 돕고 있다.

이 같은 우리 주변의 작은 개선과 미세한 개혁은 필요, 불필요에서 출발했다. 모자에 머리카락을 강제로 말아 넣고 조깅을 하던 여성들을 위해서 모자 뒷 편에 묶음머리를 내보내는 공간을 터주었다. 긴 머리를 찰랑거리며 운동을 하는 멋스러움이 추가되었다. 먼지를 흡입하는 청소기 흡입구 다음에 돌돌 돌아가는 습기를 머금은 천을 추가하여 1석2조의 청소혁명을 일으켰다. 남편의 설거지를 권장하는 큰손 고무장갑도 나왔다. 행정기관에서 공문서 하단에 기관의 주소, 연락처, 이메일, 기안자, 결재자를 명기한 것은 공직사회에서는 거의 혁명과도 같은 일이었다. 처음에는 민원서류에만 표기하다가 모든 문서로 확대되었다.

커피등 음료와 브라운 음식을 파는 매장에서 시작된 Drive Through는 코로나19 진단에 활용하면서 세계적 관심사가 되었다. 이제는 장보기에도 활용된다고 한다. 훗날에는 차에 앉은 채 의사의 진료를 받고 다음 창구에서 주사를 맞고 마지막에 약을 타는 날이 올 것만 같다. 우리의 작은 개선 노력, 작은 혁신적 생각이 큰 발견, 위대한 성과를 이룩할 수 있다. 

 

[전국매일신문 전문가 칼럼] 이강석 前 남양주 부시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