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매일신문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지방시대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독자투고] 선수 죽음 부른 체육계 폭력, 이번엔 뿌리 뽑아야
상태바
[독자투고] 선수 죽음 부른 체육계 폭력, 이번엔 뿌리 뽑아야
  • 전국매일신문
  • 승인 2020.07.22 14: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노청한 사회복지사

2018년 여자 컬링 팀, 지난해에는 쇼트트랙과 여자유도 종목에서 감독과 코치의 상습적 폭언과 폭력이 제기됐다. 그 때마다 체육계는 국민에게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으나 빈말이었음이 또 드러났다. 이번에는 트라이애슬론(철인3종) 국가대표를 지낸 선수가 감독·트레이너 등의 가혹행위를 견디다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2015년 고교시절부터 태극마크를 달았던 철인3종 유망주 고 최숙현 선수는 소속 팀 감독과 ‘팀 닥터’로 불린 운동처방사로부터 당한 폭행과 폭언을 견디다 못해 지난 2월부터 대한체육회, 철인3종협회, 경북체육회, 경주시청, 경주경찰서 등에  피해 신고를 했다. 그러나 실질적 도움을 준 기관은 단 한 곳도 없었다. 투신하기 하루 전에는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넣고 “그 사람들 죄를 밝혀 줘”라는 문자메시지를 남겼다.

문체부는 이번 사건에서 여실히 드러난 컨트롤타워로서의 자정능력을 상실한 대한체육회 등 체육계에 책임을 물어야 함은 물론 문체부가 직접 나서서 경기종목 전반에 만연한 성적지상주의에 따른 각종 인권 침해를 뿌리 뽑도록 스포츠의 참된 가치와 정의, 존중을 바로 세우기를 바란다.

다음은 우리 지도자 모두가 새겼으면 하는 어느 교육대학 교수의 퇴임사다.“여러분! 개 훈련소에서 개가 개를 훈련시키는 것을 본 사람은 없지요? 개는 개 이상의 존재인 사람이 훈련시켜야 하듯이, 역시 사람은 사람 이상의 존재가 있다면 그들이 훈련시키고 교육시켜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 어려운 일을 감히 우리가 한다고 나선 셈입니다. 우리가 훈련, 교육시키는 그들에게 적어도 ‘사람답게’ 대하는 것이 최우선입니다. 그래야만 실수가 줄어듭니다….”

대한체육회는 13일 창립 100주년을 기념해 개최할 ‘대한민국 체육 100년 기념식’ 대신 ‘스포츠 폭력 근절, 체육단체장 다짐 결의대회’로 바꾸었으나 이 역시도 취소했다. 폭력 장본인인 운동처방사는 구속되었다. 그만큼 이번 ‘최숙현 선수의 비극’은 엄중하다. 개혁과 쇄신에는 불감증과 망각증이 있는 ‘사람’보다는 여러 사람이 모여 촘촘히 잘 짠 ‘시스템’이 훨씬 믿음이 간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