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화성호 일대, 람사르 습지로 지정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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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화성호 일대, 람사르 습지로 지정해야 하는 이유
  • 최승필 지방부국장
  • 승인 2020.07.26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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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 지방부국장

생물·지리학적 특징이 있거나 희귀 동식물의 서식지로서 보호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 ‘람사르 협약’에 의해 지정된 습지를 ‘람사르(Ramsar) 습지’라고 한다.

이란의 한 도시 람사르에서 1971년 열린 국제회의에서 희귀 동·식물의 서식지로서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를 보호하기 위한 ‘물새 서식지로서 중요한 습지보호에 관한 협약’을 체결했다.

우리나라도 1997년 이 협약에 가입한 뒤 독특한 생물·지리학적 특징이 있는 곳이나 희귀동·식물종의 서식지로서의 중요성을 가진 습지를 보호하기 위해 람사르 습지로 지정, 보호하고 있다.

람사르 습지 등록 대상에 대한 규정에 따르면 습지는 연안습지·내륙습지·인공습지로 나뉘며, 썰물 때 수심이 6m를 넘지 않는 바다지역 등도 등록 대상이 된다고 한다.

지난해까지 람사르협회에 등록된 우리나라 람사르 습지로, 대암산 용늪, 창녕 우포늪, 신안 장도 산지습지, 순천만·보성갯벌, 제주 물영아리오름 습지, 울주 무제치늪, 태안 두웅습지, 전남 무안갯벌, 제주 물장오리오름 습지,오대산 국립공원습지, 강화 매화마름군락지, 제주 한라산 1100고지 습지, 충남 서천갯벌, 전북 고창·부안갯벌, 제주 동백동산습지, 전북 고창 운곡습지, 전남 신안 증도갯벌, 서울 한강 밤섬, 인천 송도갯벌, 제주 숨은물뱅듸, 한반도습지, 순천 동천하구, 안산 대부도 갯벌 등 총 23곳이 있다.

이처럼 람사르 습지로서 중요한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는 경기 화성시 소재 ‘화성호’ 일대에 대한 람사르 습지 등록이 추진 중이다.

화성호 일대 습지는 저어새와 도요물떼새, 노랑부리백로, 노랑부리저어새, 알락꼬리마도요, 검은머리갈매기, 검은머리물떼새, 황새와 흑두루미, 개리, 큰고니 등 멸종위기종과 천연기념물을 포함한 44종의 조류와 9만7000여의 다양한 생명체가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다.

특히, 멸종위기종인 검은머리물떼새(100여 마리), 노랑부리백로(80여 마리), 멸종 위기 I급 청다리도요사촌 (1마리) 등은 전 세계에 2000마리도 남지 않은 희귀종이라고 한다.

이처럼 화성호 일대는 자연생태의 보존 가치가 매우 뛰어나 2018년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EAAFP)’에 등재된 가운데 현재 람사르 습지 지정을 목표로, 습지보호지역 지정이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화성시민들은 “소중한 습지를 보전하는 것은 우리의 책무”라며 “습지보호지역 지정과 더불어 사람과 자연이 공존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지역 발전과 습지보호지역을 중심으로 한 해양생태관광 활성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요즘 람사르 습지로서의 자연환경 조건을 완벽하게 갖춘, 철새들의 낙원인 화옹호 일대가 수원 전투비행장 이전 후보지로 거론되면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지난 2017년부터 수원시와 그 지역 국회의원에 의해 국방부가 수원 군 공항 예비이전 후보지로 화성 화옹지구를 선정했기 때문이다.

특히, 수원지역 국회의원인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 등이 주도한 군 공항 이전 후보지 지자체장에 대한 유치신청 권한 축소와 법정 기한 등을 명시한 ‘군 공항 이전 특별법 개정안’이 발의되면서 지역 갈등은 더욱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수차례에 걸쳐 화성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 70% 이상이 수원 전투비행장의 화옹지구로의 이전 반대에도 불구, 일부 정치인에 의한 일방적인 주장이 ‘람사르 습지 지정’이 물거품이 되지 않을까도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요즘 화성지역 시민들은 ‘수원 군 공항 화성이전·무안이전 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화성지역 국회의원과 시·도의원은 물론, 전남 무안군 지역 국회의원 및 시의회 등과 함께 ‘군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군 공항 이전부지 지자체와 주민들의 입장은 무시한 채 국방부를 앞세워 일방적으로 시한을 정해 이전을 밀어붙이려는 법 개정 시도를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개정안은 종전 부지 지자체의 재정적 의무를 국가와 이전부지 지자체에 떠넘기는 독소조항까지 담고 있는 이기주의적 법안이라고 성토하고 있다.

서철모 시장은 수원시가 추진 중인 수원 군 공항이전 사업에 대해 시대착오적인 군 공항 이전을 반드시 막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화성시민들의 자산인 서해안의 가치 보존을 위해 화성 습지의 람사르 습지 등록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지역 간 갈등과 반목이 아닌 상생과 협력으로, 근본적인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며 화성호는 2500만 수도권 시민들의 안식처로, 미래생태의 보고이자 농경지 100배, 숲 10배의 보존 가치가 있는 생명의 땅인 화성습지에 군 공항 이전은 절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해양수산부가 지난 2014년부터 1년간 전국 도요물떼새 서식지 30곳을 조사한 결과 화성호가 위치한 남양만에 연간 33종, 5만2000여 개체가 도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환경연합회 등 전문가들은 충남 유부도(34종, 12만6000여 개체)에 이어 전국에서 2번째로 높은 수치이며, 화성호에는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종 수십종이 서식하는 등 생물의 높은 다양성을 지녔다고 강조하고 있다.

인간의 탐욕과 과욕, 이기주의가 낳은 잘못된 판단은 중요한 자원인 자연생태계를 파괴하고, 멸종위기 및 법정 보호종을 고사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지구상의 생물 중 5분의 1에 해당하는 수많은 생물이 살아가는 생명의 공간 ‘습지’는 생태학적으로도 가치가 뛰어날 뿐 아니라 동식물 자원확보, 수자원확보, 수질정화, 에너지 자원 등의 이용 가치가 매우 높다. 화성호 일대를 ‘람사르 습지’로 지정해야 하는 이유다.

 

[전국매일신문] 최승필 지방부국장
choi_sp@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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